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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도 해상풍력발전, 해양생태계 피해 등 환경문제는?”
“추자도 해상풍력발전, 해양생태계 피해 등 환경문제는?”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2.10.06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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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환경운동연합 성명 “철새 등 조류, 고래 등 해양포유류 피해 우려”
“사업허가권 문제보다 해양포유류‧조류 피해 관련 명확한 조사 선행돼야”
추자도대첵위가 밝힌 '추자도해상풍력발전사업'에 따른 발전기 예상배치도.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추자도대첵위가 밝힌 '추자도해상풍력발전사업'에 따른 발전기 예상배치도.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추자도 동쪽과 서쪽 해역에 추진 중인 대규모 해상풍력발전사업 인허가 주체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환경운동연합이 해양생태계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6일 관련 성명을 내고 “추자도 주민들간 갈등이 커지는 등 다양한 주체들간 논란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정작 환경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거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에 “사업 과정에 환경적인 문제가 없는지, 특히 생물에 대해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것인지 여부에 대한 전문가 자문 결과 철새 등의 조류 피해와 해양포유류 중 고래류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우선 조류 피해의 경우 추자도가 봄과 가을 이동 철새들의 중간기착지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추자도의 산림지역은 여름철 번식을 위해 찾아오는 여름 철새와 1년 내내 터를 잡고 살아가는 텃새들의 중요한 번식지로 이용되고 있고, 바다와 맞닿아 있는 포구나 해안은 겨울철 갈매기류와 가마우지류의 중요한 쉼터가 되고 있다.

또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며 추자도에는 210종의 새가 기록돼 있고 이 중 철새는 여름철새 35종, 겨울철새 55종 등 90종에 이르는 철새가 추자도를 거쳐 계절에 따라 남북으로 이동하거나 추자도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들 철새 중에는 법종보호종도 다수 확인되는데 황조롱이, 붉은배새매, 호사도요, 두견이, 소쩍새, 솔부엉이 등 7종의 천연기념물이 확인됐고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인 철새도 새호리기, 매, 물수리, 벌매, 솔개, 조롱이, 새매, 참매, 큰말똥가리, 알락꼬리마도요, 흑비둘기, 팔색조, 섬개개비, 검은머리촉새, 무당새 등 14종이 확인되고 있다.

여기에다 추자도 인근 사수도의 경우 여름철새인 흑비둘기의 서식지여서 추자도 양쪽을 둘러싸는 형태로 대규모 풍력발전기가 들어설 경우 흑비둘기 서식에 상당한 방해를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철새들은 중간에 쉬어갈 수 있는 지역이 굉장히 제한돼 있다”면서 “이런 중간기착지는 오랜 기간 진화의 시간 속에서 이동경로가 형성된 것으로, 갑자기 대규모 풍력발전단지가 개발돼 중간기착지를 이용하지 못하게 됐을 때 철새들의 이동에 상당히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국내 사례에서도 풍력발전기가 위치한 곳에서는 철새가 회피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들어 “추자도를 중간기착지로 삼는 상당수의 철새들의 이동에 큰 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클 것”이라는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해양포유류, 특히 고래류의 피해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추자도는 쿠로시오 해류에서 파생한 제주 난류가 통과하는 지역으로 이주 과정에서 남쪽과 북쪽을 오가는 다양한 고래류가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수역이다. 특히 남해안과 제주도 사이의 추자도를 비롯한 해역은 황금어장이 형성될 만큼 해양생태계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해양포유류 출현과 서식 가능성이 큰 곳으로 예측되고 있는 지역임에도 지금까지 해당 수역에 대해서는 어떠한 조사도 이뤄진 바 없어 이에 대한 면밀한 조사의 필요성이 줄곧 제기돼 왔다.

해당 수역의 경우 국제적인 보호종인 대형 고래류가 통과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들기도 했다. 남해안에서 이미 향고래, 꼬마향고래, 범고래, 긴수염고래, 브라이드고래 등의 좌초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이를 종합해보면 제주 난류가 흐르는 추자도 권역이 다양한 고래의 주요 이동통로로서 역할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추자도에서는 육안으로 상괭이가 상시 목격되는 등 상괭이의 서식지로서의 역할도 확인해야 하는 상황인데, 이에 대한 명확한 조사가 전제되지 않고 대규모 해상풍력발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그 자체로 상당한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에 “추자도에서 대규모 해상풍력발전사업을 진행할 경우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잖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정부와 제주도에 당장 사업허가권의 문제를 떠나 해당 수역의 해양포유류와 조류 피해에 대한 명확한 조사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환경운동연합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피할 수 없는 당면한 과제”라면서도 “다만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탄소흡수원으로써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는 생태계와 생물종다양성에 상당한 부하를 동반하는 것이라면 재검토돼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추자도 인근 해역에서는 ㈜추진과 ㈜에퀴노르사우스코리아후풍 등 업체가 각각 추자도 동쪽과 서쪽 해역에 1.5GW(1500MW)씩 총 3GW급(3000M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사업을 계획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업 추진과 관련해 전기사업허가의 주체를 누구로 할 것인지 논란이 불거진 것은 물론, 송전 선로가 지나가게 될 전남 진도군까지 사업 논의에서 제외된 것에 반발하고 나서면서 문제가 커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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