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3:40 (금)
무릎퇴행성관절염 위험 높이는 “반월상연골판 손상”
무릎퇴행성관절염 위험 높이는 “반월상연골판 손상”
  • 김성찬
  • 승인 2022.08.04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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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찬의 무릎클리닉]<5>

50대 자영업자 A씨는 계단을 오르거나, 동네 뒷산을 걸을 때 무릎이 불편하다며 병원을 찾았습니다. 검사 결과, 퇴행성관절염 초기였습니다. 30대부터 꾸준히 몸 관리를 해오며 건강에 자신이 있던 A씨는 결과를 좀처럼 믿지 못했습니다. 문진을 해 보니, 몇 년 전 배드민턴 클럽에서 무릎을 다친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걷는 데 지장이 없고 통증이 크지 않다고 생각해 물리치료 한 두 번으로 넘어갔던 “반월상연골판 손상”, 이 부상이 퇴행성관절염의 시작이 된 것입니다.

최근 국민생활체육 조사에 따르면 생활체육 참여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50대였습니다. 또한 운동 중 부상을 입어 병원 진료를 받은 경험도 이 연령대에서 높게 나타났는데요. 중장년층은 물론 레저를 즐기는 청년층 역시, 퇴행성관절염의 위험을 높이는 반월상연골판 손상을 주의해야 합니다.

반월상연골판이란 대퇴골(넓적다리뼈)과 경골(정강이뼈) 사이에 위치한 초승달 모양의 연골입니다. 무릎 내외 측에 하나씩 있고, 하중 분산, 충격 흡수, 관절의 안정, 관절 연골 보호 및 윤활기능 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그 쓰임새가 다양한 만큼이나 부상의 위험이 높은 부위이기도 합니다.

나이가 비교적 젊다면 무릎에 회전하는 힘이 가해져 관절이 비틀리는 등 스포츠로 인한 외상이 많고, 중년 이상이라면 일종의 퇴행성 변화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퇴행성 변화는 여성에게 더욱 흔히 발생하며, 일상 속에서 무릎에 누적된 부하와 스트레스가 원인입니다. 이처럼 반월상 연골판 손상은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고, 한 번 손상을 입으면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우므로 부상으로 인한 통증 발생 초기 적절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반월상 연골판이 찢어지면 무릎 안쪽에서 ‘퍽’하며 뭔가 터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걷는 데는 큰 지장이 없어, 대부분 파열이 발생한 후에도 계속 움직이게 됩니다. 부상 정도에 따라 2~3일 후부터 무릎이 뻣뻣해지고, 점차 부어 오르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 외에 ▲ 무릎이 구부려지지도 펴지지도 않는 관절 잠김, ▲ 갑자기 무릎에 힘이 빠지는 관절 불안정증, ▲ 무릎 관절의 운동 범위 감소 등의 증상이 있습니다. 증상이 모두 한 번에 오는 것은 아니고, 연골이 파열된 위치, 정도, 모양 등에 의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증상이 매우 다양하므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합니다. 정형외과에 내원하면 먼저 증상, 병력 확인, 신체검사 등의 문진을 진행합니다. ‘맥머레이 검사’를 하기도 하는데, 연골판이 위치하는 관절면을 따라 누르며 동통 여부를 확인해 파열이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의료진 판단에 따라 MRI 등 영상 검사를 실시하기도 합니다.

검사를 통해 반월상연골판의 파열 정도, 위치와 범위 등을 파악하고, 증상 정도, 증상의 특징과 지속 기간, 과거 치료 경험 및 경과 등을 고려해 치료 방법을 결정합니다. 앞서 말했듯, 한 번 손상을 입은 연골은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워 통증 발생 초기에 적극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월상연골판 파열의 치료 방법으로는 보존적 치료 또는 수술적 치료가 있는데요. 보존적 치료는 파열이 작고 비교적 바깥쪽 가장자리에 위치하며, 증상이 지속적이지 않고 무릎이 안정적일 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안정을 취하면서 1~2주간 압박붕대, 부목, 석고붕대로 무릎을 보호하고, 통증과 부종을 줄이기 위해 소염제 등을 사용하게 됩니다.

수술적 치료로는 관절내시경 수술이 있습니다. 환부에 1cm 미만의 작은 절개를 내고 내시경을 넣어 반월상 연골의 손상 부위를 직접 보면서 치료하는 수술 방법입니다. 손상된 연골 조직을 아예 제거하느냐, 연골 조직들을 봉합하느냐에 따라 절제술과 봉합술로 나뉘며, 정형외과 전문의의 판단에 따라 알맞은 수술 방법을 선택하게 됩니다.

무릎 연골에 입은 부상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 연골이 계속 손상을 입어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고, 수술까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평소 무릎 부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하고 무릎 부상을 입었을 때는 적극적으로 치료하기 바랍니다. 또한, 적정 체중 유지, 나이와 근력에 맞지 않는 무리한 운동 삼가기, 무릎에 좋지 않은 자세 피하기 등을 실천해서 무릎 건강을 세심하게 관리하기 바랍니다.


 

김성찬의 무릎클리닉

김성찬 칼럼니스트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제주대학교병원 인턴 및 레지던트 수련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슬관절 임상강사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스포츠의학 임상강사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임상 자문의
現 한국병원 관절척추센터 정형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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