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8 18:58 (목)
매일 땅 속으로 새는 물만 생수병 1억개, 그런데도 지하수 펑펑?
매일 땅 속으로 새는 물만 생수병 1억개, 그런데도 지하수 펑펑?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7.22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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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 상수도 누수율, 매년 40% 이상
하루에만 2억3500L 물 땅 속으로 사라져
지하수 사용량, 일부 지역서 지속가능량 넘어서
사진=제주시
사진=제주시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내 상수도 누수율이 매년 40% 이상을 기록하면서 하루에만 2억3500만L의 땅 속으로 사라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 일부 지역에서 지하수 월 사용량이 지속가능량을 넘어서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1일 오후 제주연구원 3층 대강당에서 제주형 통합 물 관리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도민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발표된 통합 물 관리 기본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에서는 낮은 유수율 문제로 매일 23만5000㎥의 누수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리터(L)로 환산하면 2억3500만L다. 2L 삼다수병 기준으로 매일 1억1750만 병을 채울 수 있는 물이 땅 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내에서 1인당 하루 수돗물 사용량이 2020년 기준 321L임을 감안했을 때 제주도민 73만2000명이 사용할 수 있는 물이 새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하루에만 제주도민 69만명이 모두 사용하고도 남을 물에 사리지고 있다.

환경부가 매년 발표하고 있는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제주의 유수율은 2020년 기준 48.8%로 전국 최저, 누수율은 41.3%로 전국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유수율 전국 평균은 85.7%, 누수율 전국 평균은 10.4%다. 제주의 경우 유수율은 전국 평균보다 40% 가까이 떨어지고, 누수율은 4배 이상 높다.

문제는 제주도가 유수율을 높이고 누수율을 줄이기 위해 매년 엄청난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기본계획에 따르면 제주도는 2025년 유수율 85%를 목표로 매년 4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5년간 유수율 제고 사업에도 1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하지만 제주도내 유수율은 2015년 44.5% 수준에서 5년 동안 4.3% 오르는 데 그쳤다. 2015년 당시 누수율은 41.7%였다. 5년 동안 0.4% 줄었다. 제자리 걸음을 한 셈이다.

제주연구원은 제주도내 유수율과 누수율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취수원이 제주도내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점과 관리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주요 이유로 지적하고 있다. 특히 관리인력의 경우는 서울시의 6%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내 물과 관련된 문제점들은 이 점 말고도 다양하다. 우선 제주도내 일부 지역에서 지하수 취수허가량이 지속가능량보다 더욱 많다는 점이 있다. 특히 대정읍과 애월읍에서는 지하수의 허가량만이 아니라 월 사용량 역시 지속가능량을 초과하고 있다. 특히 애월읍에서는 지속가능량보다 2배 이상 많은 양의 지하수가 사용되고 있다. 지하수 고갈 염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더군다나 하루에만 2억L이상의 물이 새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가능량보다 더 많은 지하수를 뽑아 쓰는 실정이다. 제주에서 이용되는 전체 수자원 중 96.3%가 지하수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우려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자료=제주특별자치도.
자료=제주특별자치도.

수질오염에 대한 염려도 있다. 이번 기본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하수처리시설과 가축분뇨배출시설, 유류 시설 등 오염배출시설이 제주도 전역에 분포해 있다. 아울러 화학비료 사용량의 증가와 중산간에 집중된 액비 살포 등으로 지하수 함양량이 높은 중산간 지역까지 오염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제주도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5대 핵심전략, 22개 추진과제를 설정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5대 핵심 전략은 ▲지속가능한 물관리 체계 구축 ▲청정한 물환경 보전·관리 강화 ▲기후대비 물안전 확보 ▲새로운 물가치 창출·확산 ▲제주형 수자원 조사·연구 체계 구축 등이다.

이를 통해 물 공급 및 이용체계를 현대화하고 통합물관리 거버넌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오염물질 배출원의 관리와 가뭄에 대비한 안정적인 물공급 체계도 구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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