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7:37 (목)
제주도의회서 "4.3 희생자, 성역화되고 있다" 의원 발언, 논란
제주도의회서 "4.3 희생자, 성역화되고 있다" 의원 발언, 논란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7.14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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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엽, 상생·통합 언급하며 "4.3희생자, 왜 국가 피해자만 강조?"
국가폭력 강조 영상 두고 "이분법적 시각"
상생과 통합 강조하려는 의도, 논란 소지 다분
제주도의회 이정엽 의원. /사진=제주도의회.
제주도의회 이정엽 의원. /사진=제주도의회.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의회에서 제주4.3희생자를 두고 ‘성역화되고 있다’는 언급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14일 제407회 임시회 중 제2차 회의를 갖고 제주 4.3평화재단 등을 상대로 올해 주요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정엽 의원(국민의힘, 대륜동)은 4.3평화재단의 올해 주요 업무 중 하나인 4.3트라우마 치유사업에 대해 질의했다.

이 사업은 4.3 등 국가폭력으로 트라우마 피해를 겪은 희생자와 유족, 강정마을 주민 등의 정신적·신체적 치유를 통한 삶의 질 향상 도모 및 공동체 회복을 지원하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4.3희생자 중에는 꼭 국가에 의한 피해자만 있는 것인가?”라고 물으며 “4.3 무장세력 혹은 폭도에 의한 피해도 많이 있다. 그런데 왜 트라우마 치유 사업과 관련해 국가 피해를 받은 사람만이 희생자의 전부인 것 처럼 묘사를 하는가”라고 물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4.3희생자가 어떤 성역화처럼 되어가고 있다”며 “지난 6월에 어떤 희생자 기념 행사에 초대를 받아 갔었는데, 거기서 영상을 봤다. 영상에서는 경찰 트럭이 경찰을 데리고 와서 민간인을 사살하는 부분을 한 번도 아니고 거의 전반에 걸쳐서 보여줬다. 이제 국가에서도 인정을 해서 보상이 나오고 있는데, 이 시점에서 보다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가야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 외에도 4.3에서의 국가폭력을 강조한 영상이 “이분법적인 시각”이라며 “이런 시각으로는 상생과 통합이 힘들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영상물은 메시지 전달이 빠르고 사람의 생각과 언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고를 상생과 통합으로 가야한다"는 설명이다. 

이 의원의 지적 의도는 특정 용어나 일부 콘텐츠의 사용이 4.3이 상징하는 상생과 화합을 방해할 수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4.3희생자가 성역화되고 있다”고 지적한 부분은 계속 진전되고 있는 4.3희생자에 대한 대우가 과도하다는 말로도 들릴 수 있어 논란의 소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4.3에 대한 국가폭력을 강조한 영상을 두고 “이분법적인 시각”이라고 말한 부분 역시 자칫 민간인을 학살한 공권력을 옹호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4.3평화재단 측은 이에 대해 “영상 등에 대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부분으로 이해하겠다”며 “4.3과 관련된 영상물이 제작되는 부분에서 재단이 도와줄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하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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