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가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위한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구성된다. 다음달 부터 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관련 용역 수행을 위한 예산이 이번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되는 등 행정체제개편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7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도는 다음달 초까지 행정체제개편위원회를 15명 규모로 구성, 오영훈 제주도지사의 공약 중 하나인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부활과 관련해 논의에 들어간다.

제주에서는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기존 제주시와 서귀포시, 북제주군, 남제주군 등 4개의 기초자치단체가 폐지, 그 후 제주시와 서귀포시 등 2개 행정시로 개편됐다. 그 과정에서 기초의회 등이 사라지며 자치권이 상실되고 법인격도 사라졌다. 행정시장은 도지사가 임명하는 체제로 바뀌었다.

하지만 그 후 풀뿌리 민주주의가 악화됐다는 지적에 더해 도지사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이른바 ‘제왕적 도지사’ 비판이 나왔다. 특히 제주시와 서귀포시 시장의 자리가 ‘선거공신’에게 돌아간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민주주의의 실종’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지속적으로 기초자치단체 부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민선 5기 우근민 도정 시절 행정체제개편 시도가 이뤄졌다.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구성되고 2013년 시장직선제 및 기초의회 미구성을 대안으로 추진했다. 하지만 제주도의회에서 여기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추진은 유야무야됐다.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이 들어선 뒤에도 제주도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구성, 2017년 6월 4개의 행정시와 의회가 없는 행정시장 직선제, 행정시장의 정당공천 배제 내용을 담은 권고안을 도에 제출됐다. 이 권고안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2019년 정부에 제출이 됐지만 국무총리실 산하 제주지원위원회와 행정안전부에서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이와 같이 지난 도정에서 두 차례 추진이 무산됐던 행정체제개편이 민선 8기 오영훈 제주도정에서 다시 추진되면서 세 번째 행정체제개편위원회가 꾸려지게 됐다.

이번 행개위 구성과 더불어 행정체제개편과 관련된 연구용역도 추진된다. 제주도는 이 용역과 관련된 예산안 15억원을 올해 1차 추경안에 반영, 오는 11일 제주도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용역은 일반적인 용역과 달리 공론조사와 공청회 및 주민참여단의 운영 등도 병행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연구용역 과정에서 전문가들의 의견만으로 안을 도출하면 금방 만들어낼 수 있지만 그렇게하기보다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300명 규모로 주민참여단을 구성, 행정체제개편에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려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용역에 비해 15억원이라는 상당한 규모의 예산이 책정된 것도 공론조사 및 주민참여단 운영 등에 따른 것이다.

15억원 중 일반 연구용역에는 3~4억원 정도가 들어가고 주민참여단 운영에 6~7억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 외에 공청회와 공론조사 등에도 어느 정도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도는 제1차 추경안이 제주도의회를 통과하면 8월 말에서 9월 초 용역을 맡을 용역진 공고에 나설 예정이다. 용역은 내년 12월까지 이뤄지고 그 이후에 제주형 기초단체에 대한 구상안을 만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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