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스포라' 주제, 소수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남녀 갈등, 세대 갈등, 여야 갈등… 그야말로 ‘갈등’의 시대다. 이 갈등은 어느새 ‘혐오’의 모습을 띠곤 한다.
“서로 미워하지 말고, 우리 함께 사랑해요”라는 문구에 이의를 제기할 이는 없을 테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여전히 누군가를 탓하고, 미워하고, 혐오하고 있는가.
포도뮤지엄의 두 번째 기획전,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 전시에서 이 난제를 고민해볼 수 있다.
포도뮤지엄은 7월 5일부터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라는 이름의 전시를 개최한다. 전시의 주제는 ‘디아스포라’.
‘디아스포라’란, 고전 그리스어로 ‘파종’을 의미한다. 오늘날엔 “타의에 의해 삶의 터전을 벗어나 다른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시리아, 예멘 난민 모두 디아스포라에 해당된다.
어느 날 갑자기 살던 도시에서 쫓겨나 생활 양식도, 언어도 다른 타국에서 살아야 하는 사람들. 타국에서 ‘난민’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는 순간, 이들은 ‘혐오’를 마주한다. 난민을 받아들이면 범죄가 증가할 것이라는 둥 실체 없는 두려움은 사회 저변에 깔려 있다.
포도뮤지엄의 이번 전시는 이 같은 사회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지적한다.
지금도 세계 어딘가에서 여전히 발생하는 난민들, 이들이 겪는 아픔, 나아가 자의로 고국을 벗어나 살아가는 세계인의 이야기까지, 전시에 모두 담겼다.
참여 작가는 이배경, 리나 칼라트, 알프레도&이자벨 아퀼리잔, 강동주, 정연두, 요코 오노, 우고 론디노네 등이다. 미디어아트, 설치, 회화, 영상, 조각 등 작가 저마다의 방식으로 디아스포라에 사랑을 전하고 있다.
전시 관람을 앞둔 관람객을 위해 하나 팁을 전하자면, 이 전시는 조용히 사색하며 관람했을 때 더 빛을 발한다. 온몸을 압도하는 대형 미디어아트, 감성을 건드리는 애니메이션 등은 천천히 시간을 두고 감상하는 편이 좋다.
대한민국 이 땅에서 사는 대한민국 국민, 우리는 ‘디아스포라’의 아픔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창조주의 관점에서 봤을 때, 지구상의 모든 인간은 ‘디아스포라’일 지 모른다.
아침에 일어나 회사로 출근하길 간절히 바라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어쩔 수 없이, 먹고 살아야 하니 일터로 향하며, 늘 쫓기듯 사는 것이 현대인의 일상이다.
그런 현대인에게 이번 전시가 말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으로”, 내 삶을 사랑하고, 살아가야 한다고. 서로 다른 정체성으로 구분되기 이전에, 우리 인간은 모두 하나의 별에 함께 사는 자그마한 생명에 불과하다고.
전시는 내년(2023년) 7월 3일까지 진행된다. 전시관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추석과 설 연휴를 제외한 화요일만 휴관한다. 관람료는 일반 성인 1만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 4000원이며, 11번가 및 네이버 등에서 예매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