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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의사결정 참여 제도적 장치? 제주 아동 56.3% “몰라요”
아동 의사결정 참여 제도적 장치? 제주 아동 56.3% “몰라요”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2.06.28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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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아동친화도시] ② 제주지역 아동 실태조사 결과 살펴보니…
아동 삶의 질 전국 9위, 아동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감 전국 6위

제주도가 오는 2023년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목표로 기본계획을 수립, 지난 2021년부터 단계별 시행계획을 연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0년 6월 도 차원에서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추진하기로 하고 유니세프와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5개년 기본계획 수립과 함께 연차적으로 시행계획을 세워 2년째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에 지금까지 진행과정을 돌아보고 향후 과제를 중심으로 아동친화도시 조성 사업을 진단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제주지역 아동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는지조차 모른다는 응답이 절반을 훨씬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지역 아동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는지조차 모른다는 응답이 절반을 훨씬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도가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추진하게 된 것은 최근 도내 아동인구 변동 추이와 함께 제주지역 아동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그렇다면 제주의 아동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삶의 질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지난해 7월 제주도가 발표한 ‘아동친화도시 조성 기본계획’에 따르면 도내 인구 증가율은 최근 10년간(2010~2019년) 연평균 1.78%로, 2012년부터 가파른 성장률을 보이다가 2018년부터 감소세로 전환됐다.

저출산 영향으로 아동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전체 인구에서 아동인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22.7%에서 2020년 17.2%로 5.5%포인트 줄어들었다.

이에 아동인구 감소가 보육, 교육 뿐만 아니라 고용, 주거, 복지, 산업 등 제주사회 전반에 걸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아동친화도시 조성을 본격 추진하게 된 것이다.

도 기본계획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제주 아동의 삶의 질 지수는 100.4로 전국 9위, 아동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감은 105.6으로 전국 6위로 나타난 바 있다. 서울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가 조사한 ‘2020년 한국 아동의 삶의 질 지수’(세이브더칠드런) 조사 결과다.

아동‧청소년의 정책 참여 현황도 청소년기본법에 의해 설치된 청소년참여위원회 1개가 구성돼 20명이 참여하고 있는 게 고작이다.

도내 중고등학생 비만율이 17.7%(2020년 기준)로 전국(12.1%)보다 5.6%포인트나 높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실제로 도내 중고생 비만율은 2010년 6.9%에서 10년여 만에 10.8%포인트나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학대 사건(판정 건수)은 2010년 126건에서 2019년 645건으로 5배로 늘어났고, 아동학대 발견율도 5.49%(2019년 기준)로 전국 3.81%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서관, 놀이터, 공원, 문화공간 등 여가시설 이용 편의성도 모두 전국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난 2020년 제주도가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추진하면서 조사를 실시한 ‘제주특별자치도 아동실태 및 아동친화도 조사’ 결과에서도 도내 아동들의 양육 및 생활 실태, 놀이‧여가 실태가 열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초중고생 절망감의 원인으로는 학업 스트레스가 49.1%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아동들이 가장 부족하다고 인식하는 시설은 도서관과 문화시설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네에 갈 수 있는 도서관이 없다는 아동 응답이 14.5%, 문화시설이 전혀 없다는 응답도 15.6%에 달했다.

이와 함께 아동의 17.3%가 지역사회 의사결정에 참여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56.3%는 자신들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특히 안전과 보호 실태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10명 중 1명이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특히 사이버 성범죄에 대해서는 10명 중 3명이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에서도 조직폭력배, 언어폭력과 성적 폭력 및 학대, 유괴나 납치, 약물, 사이버 성범죄 등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에 대해 아동의 10%가 불안감을 느끼고 있고 사이버 성범죄 피해에 대한 불안감은 34.2%로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등학생의 경우 자해를 생각해 본 비율이 8.4%, 실제로 행한 비율은 5.4%였고 일상의 삶에서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할까봐 걱정하거나(8.8%), 혼자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에 대 큰 불안을 느낀다는 답변도 7.7%나 됐다.

가로등이 어두워 야간에 혼자 걷는 데 상당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는 답변도 21.6%, 밤에 길을 걷거나 공원과 놀이터를 이용하는 것에 상당한 불안을 느낀다는 답변도 20.5%에 달했다.

이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주도는 아동친화도시 조성 기본계획의 추진 방향을 유엔 아동권리협약의 기본정신을 실천하고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아동의 권리가 보편화되는 도시를 구축하기 위해 아동권리 보호 및 증진을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정책사업을 추진하는 데 초점을 맞춰놓고 있다.

아동이 권리의 주체로서 제주지역 관련 정책이나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민단체와 보육 및 교육시설, 기업, 공공기관 등과도 협업을 통해 ‘아동과 도민이 함께 참여하는 아동친화도시’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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