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공천’ 비판 딛고 당선 … “정치인은 정의와 법 간극을 줄여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시 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다섯 번째 도전한 부상일 후보(국민의힘)와 치열한 접전 끝에 국회 입성에 성공한 김한규 당선인(더불어민주당‧49).
그의 정치 경력은 4년에 불과하다. 경쟁자인 3선 의원 출신의 무소속 김우남 후보와 다섯 번째 도전한 부상일 후보에 비하면 정치 초년생이나 마찬가지다.
국내 최고의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자문변호사, 하버드 로스쿨 석사 과정 수료, 뉴욕주 변호사 자격 취득 등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는 그는 주로 기업들의 인수합병이나 준법 경영 등 자문 역할을 해왔다.
이같은 화려한 스펙 덕분에 일찌감치 보수정당으로 두 차례나 영입 제안이 있었지만, 그는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고사했다고 한다.
김 당선인은 “입당 기자회견문을 쓰다가 한 페이지도 채우지 못하고 포기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아무리 자기 합리화를 해도 보수정당에서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어렸을 때부터 꿈꿔온 정치 입문을 결심한 그는 2018년 더불어민주당에 온라인 입당으로 자진 입당, 정치인으로서 첫 발을 내딛게 됐다. 민주당에서는 입당 권유도 없었지만, 기득권과 불의에 맞서 싸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며 정치에 대한 꿈을 키웠던 그에게 답은 민주당 뿐이었던 것이다.
입당 후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와 이해찬 당 대표 캠프에서 일하다가 2018년 11월부터 민주당 부대변인 역할을 맡았다.
화려한 스펙과 달리 그의 정치 이력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2년 전 21대 총선 당시 부천시 병 지역구에 공천 신청을 했지만 현역 의원이 여성의원 단수 공천을 받아 경선도 치러보지 못하고 컷오프됐고, 민주당에서 전략적으로 청년 후보를 내세우기로 한 서울 강남구 병에 출마 기회를 잡았지만 미래통합당 유경준 후보에 밀려 낙선한 바 있다.
낙선 후에도 지상파와 종편 등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히 자신을 알리던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마지막 정무비서관으로 발탁돼 국정 경험을 쌓았고, 고향인 제주에서 ‘전략공천’이라는 비판을 이겨내고 이제 자신이 꿈꿔왔던 정치를 펼치려 하고 있다.
2020년 자신의 저서에서 “내가 추구하는 정의에 반하는 법이 존재하기 때문에 단순히 실정법을 준수하는 것만으로 정의를 구현했다고 할 수는 없다”고 밝힌 그는 “정의로운 법을 만들어 ‘법의 준수가 곧 정의 실현’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찌감치 국회의원으로서 자신의 지향점을 정해놓고 있었던 셈이다.
정치인이라면 ‘정의와 법의 간극을 줄이는 역할을 해내야 한다’고 역설했던 김한규 당선인. 그가 앞으로 입법기관인 국회에서 어떤 정치 이력을 쌓아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