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를 찾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김포공항 이전 공약과 관련, 자당 후보가 낸 공약에 대해서는 “취지를 이해한다”면서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는 “말이 안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허향진 국민의힘 제주도지사 후보 등은 31일 오전 10시30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이재명 인천 계양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낸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이 대표와 허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과 관련해 “말도 안되는 공약을 옹호하기 위해 이 후보가 궤변을 일삼고 있다”며 “김포공항을 폐항한 이후에도 제주관광수요가 변함없을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수요공급의 원리를 모르는 무식한 발상”이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아집이 섞인 주장을 거두고 도민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이 국면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 후보는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의 보고서에서도 김포공항이 없어질 경우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수조원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나와 있다”며 “피해 대부분은 지방으로 귀결되는 것으로 나왔다. 결국 제주관광산업을 말살하고 제주도민 생명을 지키지 못하는, 생존권을 위협하는 그런 무지막지한 공약”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이준석 대표는 자당 후보가 낸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 대해서는 두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 양천구청장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이기재 후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자신의 5대 공약에 ‘김포공항 이전’을 명시했다. ‘공항소음피해지역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면서 ‘김포공항 이전 지속 추진’을 제안했다.

이기재 후보가 약속한 ‘김포공항 이전’ 공약 역시 현재의 김포공항을 인천으로 이전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신월동의 경우는 공항소음 민원 때문에 그런 공약이 나온 것으로 이에 대해서는 이해가 된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후보는 부동산 개발 취지로 폐항을 하겠다는 것을 말이 안되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기재 후보 역시 자신의 공약을 언급하면서 개발을 강조했다. 특히 지난 18일 뉴스핌과의 인터뷰 과정에서 “공항소음피해로 인해 재건축·재개발의 사업자들이 의욕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지를 않는다”며 “공항소음피해 문제를 푸는 것이 신월동 발전의 키다. 김포공항 이전과 서남권의 개발 문제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주장을 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기재 후보의 공약에 소음피해가 들어갔다고는 해도 결국 '개발'을 강조하고 있는 모양새라, 이 대표가 같은 공약에 대해서 자당 후보의 공약을 두둔하면서 상대당 후보의 공약은 비판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 꼴이다.

민주당 제주도당 역시 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31일 오전 성명을 내고 “국민의힘이 김포공항 이전 문재를 정쟁으로 몰고가는 것은 ‘대국민 정치쇼’이자 ‘대도민 사기극’”이라며 “김포공항 이전 추진을 핵심공약으로 발표한 이기재 후보는 원희룡 국토부장관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고 원 장관이 지사 시절 임명한 첫 제주도 서울본부장이다. 원 장관의 최측근”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어 “이 후보는 이준석 대표와도 막연한 사이로 파악되고 있다”며 “이 대표가 이기재 후보의 핵심공약을 모르고 있을 리가 만무하다. 이 대표와 허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 문제를 오로지 정쟁으로 몰고 간 것으로 지역 갈라치기와 도민 분열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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