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수도권에서 나온 ‘김포공항 통폐합 공약’ 이슈가 연일 제주도내 선거판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연일 이 공약을 두고 제주에서 공방전을 이어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이 가운데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는 중앙당에 김포공항 통폐합 공약을 철회시켜줄 것을 공식 요구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이 공약을 두고 “제주도민을 갈라치기 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 후보는 29일 오후 4시30분 제주시청 앞 어울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도권에서 나온 김포공항 이전 문제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지방선거 및 도민 주권을 말살하려는 정쟁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김포공한 논란과 관련해 저의 입장을 다시 명확하게 밝히는게 적절하다고 판단돼 이 자리에 섰다”며 먼저 허향진 국민의힘 제주도지사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해체에 대해 언급했다.

허향진 후보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선거대책위원회를 해체함과 동시에 김포공항 통폐합 공약과 관련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운영에 들어간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오 후보는 이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제주에 내려와 지위를 막론하고 김포공항 문제에 대해 적극 대처하라고 지시하자 허 후보가 선대위를 해제하고 비대위를 발표했다”며 “제주도지사 후보가 선거를 포기하고 중앙정치 대변인을 자처한 것으로 최악의 정치 행태”라고 맹비난을 했다.

이어 “도민은 안중에 없고 중앙만 바라보는 도민 무시의 정치”라며 “허 후보는 선대위 해체가 아니라 후보에서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오 후보는 또 김포공항 통폐합과 관련해서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며 “김포공항을 통폐합하고 이전하려면 국토부의 공항개발계획에 포함돼야 한다. 하지만 2025년까지 공항개발 종합계획에는 이게 포함돼지 않았다. 이 계획이 수정보완하려면 최소 1년이 걸리지만 이것도 윤석열 정부에서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정부에서 이에 대해 확고한 의지가 있다면 논의는 가능하지만 저도 그렇게 안되길 바란다”며 이번 사항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오 후보는 또 김포공항~제주공항 노선이 한국공항공사 입장에서는 최대 이윤을 남기는 노선이라 한국공항공사에서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에서 이미 김포공항 일대를 도시재생뉴딜사업으로 선정하고 3조원 가까운 돈을 투입할 예정이라는 점 등을 김포공항 통폐합 및 이전이 불가능한 이유로 꼽았다.

이외에도 김포공항의 통폐합과 같은 중요한 국책사업의 경우 현 정부와 여당에서 결정을 해야할 사항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여당에서 김포공항 통폐합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 끝날 일”이라며 “그런데도 선거를 3일 앞두고 이에 대해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드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당장 비대위를 해체하고 정책과 공약으로 도민들의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오 후보는 이외에도 민주당 중앙당에 김포공항 통폐합 공약 철회를 요청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는 점도 밝혔다. 오 후보는 “김포공항의 통폐합은 수도권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제주와의 숙의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철회될 수 있도록 중앙당의 조치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허향진 후보는 김포공항 통폐합 공약 논란에 더욱 힘을 실을 예정이다. 지난 27일부터 연일 김포공항 통폐합 공약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온 허 후보는 29일에도 서귀포시 일대 유세현장에서 김포공항 통폐합 공약을 두고 ‘제주완박(제주완전박살)’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면 강도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허 후보는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민주당과 제주도민의 싸움”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발목 잡기만 하는 민주당을 심판해달라”고 덧붙였다.

허 후보는 30일에도 오전 11시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이에 대한 기자회견을 예고한 상황이다. 기자회견 후에는 바로 비행기에 올라 서울로 올라간다. 이어 오후 김포공항에서 다시 한 번 김포공항 통폐합 공약 관련 기자회견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될 경우 사실상 이날 선거운동은 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제주도지사 후보가 선거를 3일 앞둔 상태에서 선거운동을 접고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한 사례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보기 드문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계양구을 국회의원 후보는 지난 26일 한 방송토론회에서 김포공항의 이전을 언급했다. 김포공항을 이전하고 김포공항이 있는 강서지역을 개발하면 강서구와 붙어 있는 계양구가 강남과 붙어 있는 분당처럼 발전의 기회를 누릴 것이라는 구상이었다.

이어 다음날인 지난 27일에는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김포공항을 인천공항과 통합면서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을 추진하겠다”며 김포공항의 통폐합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에 대해서 제주정치권에서 연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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