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03:47 (금)
수도권에서 나온 '김포공항 통폐합' 공약, 제주 선거판 이슈로
수도권에서 나온 '김포공항 통폐합' 공약, 제주 선거판 이슈로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5.28 1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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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송영길, 김포공항 통폐합 공약 내놔
허향진 연일 비판 목소리 "제주경제 다 죽일 것"
민주당 제주도당도 반대 의견 분명히 해
사진은 제주국제공항 전경.
사진은 제주국제공항 전경.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수도권에서 공약이 제주도 지방선거판을 흔들고 있다. 인천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제주 선거판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계양구을 국회의원 후보는 지난 26일 한 방송토론회에서 김포공항의 이전을 언급했다. 김포공항을 이전하고 김포공항이 있는 강서지역을 개발하면 강서구와 붙어 있는 계양구가 강남과 붙어 있는 분당처럼 발전의 기회를 누릴 것이라는 구상이었다.

이어 다음날인 지난 27일에는 송영길 민주당 제주시장 후보와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김포공항을 인천공항과 통합면서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을 추진하겠다”며 김포공항의 통폐합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내용이 알려지자 당장 제주도에서 반발이 나왔다. 허향진 국민의힘 제주도지사 후보는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후보의 공약에 대해 “제주도와 제주도민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공약”이라며 “제주 경제를 다 죽인다는 것이다. 제주도민과 함께 경약을 금치 못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허 후보는 “국내 항공노선 가운데 가장 분비는 노선이 제주~서울 노선”이라며 “이는 사실상 제주공항의 국내선 기능을 없애겠다는 말이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허 후보는 이어 “이와 같은 발언은 지난 1월에도 나왔었다”며 “국내 항공노선과 공항을 모두 폐지하고 고속철도를 깔겠다는 내용이었다. 제주와 육지를 연결하는 고속철도가 생기면 제주 관광산업은 고사하게 된다. 국내 항공노선과 공항 폐지에 반대하고 제주 해저터널 건설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허향진 국민의힘 제주도지사 후보가 28일 제주시 마리나호텔 사거리 유세현장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의 '김포공항 통폐합' 공약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허향진 국민의힘 제주도지사 후보 캠프.
허향진 국민의힘 제주도지사 후보가 28일 제주시 마리나호텔 사거리 유세현장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의 '김포공항 통폐합' 공약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허향진 국민의힘 제주도지사 후보 캠프.

허 후보는 유세현장에서도 이와 같은 입장을 강조했다. 허 후보는 28일 제주시 마리나호텔 사거리에서 가진 유세를 통해 “김포공항을 없애겠다는 것은 제주도민의 경제는 아랑곳하지 않는 오만한 발상”이라며 “청주, 원주 등을 거쳐 제주로 와야하는데 비용 뿐만 아니라 시간도 엄청들 것”이라고 말했다.

허 후보는 또 “이재명 후보는 김포공항을 이전해야 하는 이유로 자신이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한 ‘인천 계양을'의 발전을 위해서라고 밝혔다”며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위해 제주도민의 불편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당 제주도당에서도 이재명 후보의 공약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는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재명 후보의 ‘김포공항 통폐합 공약’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내놨다. 오 후보는 “제주의 미래와 제주도민의 자주권은 민주당 송영길 후보와 이재명 후보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제주의 미래를 도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기본원칙은 불변의 진리다. 도민 자기결정권이 빛을 발할 때 진정한 도민주권 시대, 도민 대통합 시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와 송재호 민주당 제주도당위원장, 위성곤 국회의원(서귀포시) 등 3명이 28일 오영훈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재명 인천 계양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의 '김포공항 통폐합 공약'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캠프.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와 송재호 민주당 제주도당위원장, 위성곤 국회의원(서귀포시) 등 3명이 28일 오영훈 후보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재명 인천 계양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의 '김포공항 통폐합 공약'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캠프.

송재호 민주당 제주도당위원장 역시 이재명 후보의 공약에 대해 “대선 당시 당차원의 검토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시기상조에 더해 공론화 역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돼 폐기된 사안”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위성곤 국회의원 역시 “김포공항 이전을 반대한다”며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제주지역 국회의원과 한 번도 논의된 바 없었다. 민주당 중앙당에서도 논의된 바 없다. 민주당의 공식의견도, 제주도당의 공식의견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위 의원은 또 “민주당 서울지역 국회의원 대부분과 제주지역 국회의원 모두가 반대하고 있는 사항”이라며 “민주당 당론으로 확정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어 국민의힘 허향진 후보를 향해 이재명 후보의 공약과 관련해 “악의적인 선동을 하고 있다”며 “도민을 갈라치기하면서 갈등만 유발하는 행위는 중단해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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