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제주도 오름 기본계획' 잘 될까? ... 2016년 계획 절반 '미추진'
'제주도 오름 기본계획' 잘 될까? ... 2016년 계획 절반 '미추진'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4.11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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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오름 기본계획] ②2016년 수립 종합계획 성과는?
오름 도립공원 지정 및 탐방예약제 등 계획만 수립, 추진은 제로(0)
오름 관련 데이터베이스 구축도 못해 ... 인력 및 예산 부족

제주도가 가지고 있는 대표적 자연환경 자산인 오름의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 탐방객 증가와 그 외 많은 요인들이 제주 오름에 악영향을 끼치며 훼손 정도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오름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제주도 오름 기본계획'을 지난 3월 내놨다. <미디어제주>는 이 '제주도 오름 기본계획'을 내용을 세밀하게 살펴보며 그 내용을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제주시 구좌읍 동검은이오름에서 바라본 제주 동쪽 오름 군락.
제주시 구좌읍 동검은이오름에서 바라본 제주 동쪽 오름 군락.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5년 동안 제주도내 오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제주도 오름 기본계획’이 지난달 확정됐다. 제주도는 향후 이 기본계획에 따라 제주도내 368개로 집계되고 있는 오름을 관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 계획에 따라 오름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고 있다. 이보다 앞서 2016년 나왔던 오름 종합계획에서도 추진되지 못한 과제들이 상당 부분 존재하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올해 나온 '제주도 오름 기본계획'에 앞서 계획 수립을 위한 '제주 환경자산(오름) 보전관리계획'수립 학술용역을 통해 2016년 오름종합계획의 추진사항 등을 점검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2016년 계획에서 제시된 17개 과제 중 9개의 과제가 추진되지 못하거나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면서 유야무야 됐다.

2016년 계획이 과제 중 추진되지 못한 과제에는 우선 ‘오름 자연공원 조성’이 있다.

이는 오름을 보다 명확한 법적 근거 위에서 적극적으로 보전 및 관리하기 위해 자연공원법에 의한 도립공원 등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방안이다. 오름 도립공원 대상지역으로 ‘동부 오름 군락지’와 ‘서부 오름 군락지’ 등이 제시됐다.

이 안은 문재인 대통령의 제주공약 사항이었던 ‘제주 국립공원’ 확대 지정 계획에 따라 국립공원 안에 오름들이 포함된다는 판단 하에 추진 되지 않았다. 사실상 오름 도립공원안을 포함하는 확대방안이었다.

하지만 이 확대방안 자체가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 국립공원 학대 지정 계획은 환경부에서 용역을 거치면서 한라산국립공원의 면적을 늘리고 오름과 곶자왈 등 328.7㎢에 달하는 면적을 새로운 지역을 국립공원에 포함시켜 610㎢ 면적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것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주민들이 재산권 침해 등의 이유로 반발하면서 사유지가 대부분 제외되는 등 수년에 걸쳐 지정 면적이 줄어들었다. 현재는 288.5㎢의 면적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안이 추진 중이다. 이 안에서 사유지 등이 제외되면서 일부 오름들 역시 계획안에서 빠지게 됐다.

남은 288.5㎢ 마저도 현재 이렇다할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사실상 추진이 되지 못하고 있다.

2018년 제주국립공원 확대 지정 추진사업 보고회에서 제시된 제주국립공원 지정(안). 현재는 이보다 국립공원 면적이 절반 이상 줄어든 288.5㎢의 계획이 나와 있지만 사실상 진행이 멈춰 있는 상황이다.
2018년 제주국립공원 확대 지정 추진사업 보고회에서 제시된 제주국립공원 지정(안). 현재는 이보다 국립공원 면적이 절반 이상 줄어든 288.5㎢의 계획이 나와 있지만 사실상 진행이 멈춰 있는 상황이다.

2016년 계획의 과제 중 오름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관리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오름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및 활용’ 과제도 추진되지 못했다. 오름 DB 구축은  오름과 관련한 각종 정책마련을 위해 필수적으로 필요한 요소지만 현행 인력과 예산으로는 구축 및 운영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추진되지 못했다.

오름 탐방을 위한 사전 예약제를 말하는 ‘오름탐방총량제’ 과제 역시 2016년 계획에 포함돼 있었으나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

이를 위해 개별 오름의 탐방객 수 파악 및 탐방객 답압에 의한 모니터링이 필요했으나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이뤄지지 못했다. 자연휴식년에 들어간 일부 오름 등에 대해서만 모니터링이 이뤄질 뿐이었다.

오름 탐방 사전예약제를 위해 ‘오름탐방자율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일정기간 운영한 후 이를 활용할 것도 과제로 제시됐지만 이 시스템 역시 구축만 됐을 뿐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오름 사전 예약제 역시 계획만 나왔을 뿐 특별한 내용 없이 묻히고 말았다.

제주 서쪽 문도지 오름에서 바라본 풍경.
제주 서쪽 문도지 오름에서 바라본 풍경.

‘오름 가치 제고를 위한 연구’ 역시 수행되지 못했다. 도내 오름의 지형지질 및 생태계, 역사문화환경 등의 가치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를 위한 과제였으나 2016년 계획 수립 이후 특별한 내용 없이 유야무야됐다.

‘사유지 오름 관리’ 과제 역시 추진되지 못했다. 사유지 오름을 체계적으로 보전 및 관리하기 위한 각종 지원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 외에 ‘오름 명칭 체계화’ 과제나 ‘오름 자연공원 마을 지정’ 과제, 생태계 서비스 평가 및 관리’ 과제 등이 추진되지 못했다.

‘생태체험관광 프로그램 개발’ 과제 같은 경우는 추진이 됐으나 활성화가 되지 못하는 등 부족한 모습들이 확인되기도 했다.

수행된 과제들은 오름을 활용한 지역발전과 주민참여, 홍보 및 교육, 각종 이벤트 진행 등이었다. 결론적으로 오름을 체계적으로 관리 보전하기 위한 핵심적인 과제들이 수행되지 못한 꼴이었다. 

이렇듯 2016년 나온 종합계획에서 제시된 과제 중 절반이 추진되지 못하거나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올해 나온 5개년 계획 역시 우려가 꼬리표처럼 따라붙을 수 밖에 없다. 

특히 현재도 제주도와 행정시 등에 오름을 관리하기 위한 전담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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