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우려에 수요 준 일본 수산물, 국내산으로 둔갑?
후쿠시마 원전 우려에 수요 준 일본 수산물, 국내산으로 둔갑?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4.0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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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자치경찰단, 수입산 수산물 불법 유통 적발
"일본산 활어, 남해안 국내양식과 비슷해" 악용
일본서 처리 안된 수산물 대량 수입 ... 도내 117개 업체서 소비
일본산 수산물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제주에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는 경남 통영시 모 업체 내부. /사진=제주도 자치경찰단
일본산 수산물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제주에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는 경남 통영시 모 업체 내부. /사진=제주도 자치경찰단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수요가 대폭 줄어든 일본산 수산물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제주도내에 유통시킨 이들이 적발됐다.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일본산 참돔 등 수입 수산물을 은밀하게 국내산으로 둔갑시킨 후 도내 도․소매업체로 불법 유통한 수산물 유통업자 10명을 ‘원산지표시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적발했다고 6일 밝혔다.

자치경찰단에 따르면 경남 통영시 수산물 활어 유통업체 대표 A씨(41)가 가족들과 함께 3개의 도·소매업체를 설립 및 운영해 오면서 이번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물품 유통이력 관리에 관한 고시’에 따르면 수입 수산물의 경우는 최종 소매업체를 제외한 모든 유통과정에서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 유통이력을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A씨는 자신과 가족 소유의 업체 중 한 곳을 유통과정 신고가 필요없는 최종 소매업체로 등록, 이를 통해 일본산 수산물을 몰래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제주도내 유통업체에 유통시켰다.

A씨는 특히 일본산 활어가 남해안에서 양식하는 국내산 활어와 비슷해보인다 점을 악용, 도내 수산물 유통업체 9명과 “국내산 가격으로 맞춰 주면서 국내산으로 팔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해 주겠다. 단속시기에는 일본산 활어와 비슷한 국내 양식장에서 납품받은 활어라고 얘기하면 된다”는 식으로 모의하면서 공모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공모한 9명 중 한명인 B씨는 A씨와의 공모와는 별도로 지난해 3월말부터 약 한달간 수산물품질관리원에 유통이력 신고하고 납품한 일본산 참돔 567kg 상당을 국내산인 것처럼 속여 도내 수산물 도·소매업체 14곳에 유통·판매한 혐의도 있다.

이들 10명이 도내 수산물 도·소매 업체 117곳에 이와 같은 방식으로 유통시킨 수입산 활어는 모두 3만5482kg 분량으로 전해졌다. 판매가만 5억2800여만원 상당이다.

이들은 일본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특수를 노리면서 과잉 생산된 활어 등 수산물이 올림픽 개최연기와 무관중 경기 진행 등으로 처리가 안되자 이를 대량 수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사고 및 이에 따른 오염수 방류 결정 등으로 일본 수산물을 꺼리는 정서가 국내에 널리 퍼지고 이에 따라 일본 수산물의 소비가 위축되자 수입산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불법 유통 및 판매를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자치경찰단 관계자는 “이번 범행에 도내에서 피해를 입은 수산물 도․소매업체는 관광객과 도민들이 즐겨 찾는 대형횟집과 마트, 수산시장, 대형호텔 등”이라며 “수많은 소비자들이 수입산 활어를 국내산 활어로 알고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범죄의 중대성과 광역성, 유통 물량, 먹거리 안전성 등 사안의 중대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A씨를 비롯한 관련자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6명은 범죄혐의 시인, 가담 정도, 유통물량 등에 따라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유통이 이뤄진 일본산 참돔에 대해 수산물 수입업체에서 4마리의 시료를 채취해 방사능 측정 검사를 한 결과 ‘미검출’ 결과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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