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40주년 이벤트, 2년을 준비했어요, '영매·주홍 동락전'
결혼 40주년 이벤트, 2년을 준비했어요, '영매·주홍 동락전'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2.03.18 07: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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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9~24, ‘영매·주홍 동락전(永梅·周弘 同樂展)’
제주도 문예회관 제1전시실, 결혼 40주년 특별전
40년 세월을 넘어 '고치글라'... "서예로 일심동체"
(왼쪽부터)심연 좌영매, 포일 하주홍 작가.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결혼기념일, 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를까. 아마 케이크와 정성스런 손편지, 선물 등을 떠올리는 이가 많을 테다.

그런데 여기, 결혼기념일 이벤트로 ‘부부동반 전시회’를 기획한 부부가 있다. 심연 좌영매, 포일 하주홍 작가. 두 사람이다.

이들 부부는 올해 결혼 40주년을 맞았다. 더불어 포일 하주홍 작가는 올해 70세 생일을 맞게 됐다.

“개인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했어요, 다만 용기 내기가 쉽지 않았는데. 하주홍 작가 덕분에 이렇게 전시를 개최하게 됐습니다.” /심연 좌영매 작가

“저야 말로 아내에게 늘 고맙습니다. 아내가 없었다면, 이번 전시도 없었을 거예요. 아내는 저보다 서예 경력이 훨씬 오래됐기 때문에,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포일 하주홍 작가

영매·주홍 동락전에 전시될 작품, '고치글라'. 제주 방언으로 "같이 가자"라는 의미를 지닌다.
영매·주홍 동락전에 전시될 작품, '고치글라'. 제주 방언으로 "같이 가자"라는 의미를 지닌다.

부부가 정성스레 준비한 전시는 ‘영매·주홍 동락전(永梅·周弘 同樂展)’. 3월 19일부터 24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제1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전시는 두 사람이 함께 공유하는 취미, ‘서예’ 작품으로 꾸며진다.

좌 작가의 서예 경력은 40여년. 반면, 하 작가의 경력은 10여년이다. 제민일보, 미디어제주 등 언론사에서 수십 여년 기자 생활로 늘 바쁘던 하 작가의 은퇴 후, 두 부부는 취미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아내가 저와 결혼하기 전부터 수십 여년 꾸준히 서예 공부를 하는 것을 보고, 저도 늘 갈증은 있었는데요. 일이 바빠 포기하고 있다가, 퇴직 후 비로소 함께 즐길 수 있게 됐습니다.” /포일 하주홍 작가

“남편은 기자 시절, 밤늦게 퇴근하고 와서 제 먹을 갈아주곤 했어요. 먹을 가는 게 꽤나 노동을 필요로 하는 일이거든요. 남편은 제가 힘들까봐 손수 먹을 갈아줬죠. 그리고 지금은 제 옆에서 함께 붓을 들고 작품을 만들고 있는데, 부부가 취미를 함께 공유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심연 좌영매 작가

‘서예’라는 취미를 함께 공유하는 시간 동안은 더없이 행복하다는 부부. 물론, 의견 충돌이 있을 때도 있다.

“각자의 취향이 다른 거니까요. 저는 획을 이렇게 흘렸으면 하는데, 남편은 다른 방식으로 흘려 쓰길 원하고… 그럴 땐 서로 의견을 존중해주고 있습니다. 부부는 일심동체라지만, 작가로서 상대의 가치관은 존중하고, 믿어줘야죠.” /심연 좌영매 작가

좌 작가는 40여년 동안 서예를 연마했음에도 스스로 “부끄럽다” 말한다. 서예는 배워도, 배워도, 더 배울 것이 많아 보이는 일종의 ‘자기수련’과도 같다면서.

“도자기 만드는 도공들이 자기 작품을 계속 깨잖아요. 비전문가 눈에는 멋져 보여도 자신의 생각대로 작품이 나오지 않으면 가차없이 도자기를 깨 버리죠. 서예도 같은 흡사한 면이 있는듯 합니다. 내가 생각한 선질(선의 느낌)이 나오지 않으면, 다시 쓰고 싶어져요.” /포일 하주홍 작가

획 하나만 잘못 그어져도 작품 전체를 다시 그려야 하는 ‘서예’라는 예술. 수 미터 거대한 작품에서 실수라도 나오면, 작품을 다시 완성하는 데 수 개월이 더 걸리기도 한다.

“이번 전시의 기획부터 준비까지, 2년여 기간이 걸렸어요. 서예, 라고 하면 작업 시간이 그림에 비해 짧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더러 계신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서예는 붓질 하나하나, 그대로의 모 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예술이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공이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편입니다.” /심연 좌영매 작가

“어쩌면 가장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이 드러나는 예술장르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의 실력이 작품 속에 온전히 다 드러나 있죠. 게다가 서예에는 삶과 철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어떤 글자를, 어떤 형태로 그릴 지 고민하는 시간이 상당하죠.” /포일 하주홍 작가

하 작가는 여느 예술장르와 마찬가지로, 서예 또한 정답이 없어 더 어렵다 말했다. 아는 만큼 더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바로 ‘서예’라는 것이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 선을 그어야 하므로. 서예를 취미로 즐긴다는 것은, 끈기를 필요로 한다.

(왼쪽부터)심연 좌영매, 포일 하주홍 작가.

2년여 기간 끈기로, 집념으로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말한 두 부부. 이들에게 전시를 좀더 흥미롭게 감상할 ‘꿀팁’이 없을까 물었다.

“서예를 다소 고루한 취미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런 분들은 저희 전시에 오셔서 작품 한편에 있는 소개글을 먼저 읽어 보시고, 그 다음 작품을 살펴보세요. 글의 의미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필체에는 무엇이 있나 고민해서 한 획, 한 획에 정성을 담았습니다. 함께라서 즐거웠던 우리 부부의 40년 세월. 여러분도 함께 느끼고, 즐기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심연 좌영매 작가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같은 취미를 공유하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결혼 40주년을 이렇게 아름다운 방식으로 축하할 수 있어 기쁩니다. 내 아내, 나와 함께 해주어 고맙습니다.” /포일 하주홍 작가

한편, 좌 작가가 회장으로 있는 서예모임 ‘동심묵연회’는 현재 신규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 나이, 성별 관계없이 서예에 관심이 있는 사람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으며, 초심자라면 기존 회원들의 도움을 받아 함께 동락(同樂)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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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0 11:52:26
기자님 사진을 올리지말든가
애견사진을 자기 기사에 올리는것이 맞는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