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오름관리 기본계획 ... 인력.예산부족에 오름관리 구멍
늦어지는 오름관리 기본계획 ... 인력.예산부족에 오름관리 구멍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3.11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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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계획 수립, 당초 일정보다 2개월 가량 늦어져
고질적 인력 부족에 오름관리 구멍도 ... 불법행위 파악도 힘들어
제주시 구좌읍 동검은이오름에서 바라본 제주 동쪽 오름 군락.
제주시 구좌읍 동검은이오름에서 바라본 제주 동쪽 오름 군락.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내 오름훼손이 가속화되면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오름을 보존하기 위한 오름 보전 및 관리에 관한 기본계획 최종안이 늦어지고 있다. 당초 1월 중에 기본계획 최종안이 나올 예정이었으나 2개월 가까이 미뤄지면서 이달 중에나 최종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제주도에 따르면 오름과 관련된 제주도의 5개년 법정계획인 오름 보전 및 관리에 관한 기본계획 최종안이 이달 중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본계획을 위한 오름 보전관리 수립 학술연구용역 최종 보고서는 지난해 12월에 나온 바 있다. 기본 계획은 이 최종보고서를 바탕으로 마련됐다.

도에 따르면 도는 오름 보전 및 활용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2016년 ‘제주도 오름종합계획’을 마련했다. 이번 학술연구용역을 담당한 제주대 측은 “제주의 오름 보전 및 관리에 대한 여건은 2016년 오름종합계획을 수립할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2016년 제기됐던 약점과 위협 요인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고 훼손된 오름이 5년 전보다 증가했다. 훼손 정도도 더욱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오름과 관련된 약점으로 ▲집중탐방에 따른 답압으로 인한 훼손 취약 ▲오름과 연계한 오름 주변지역 관리의 한계 ▲지가 상승에 따른 공유화 및 공적관리의 한계 ▲인력과 예산 부족 등이 꼽혔다.

이외에 인구 및 관광객 증가에 따른 개발압력 증대와 기후변화, 탐방 수요 증가 등이 오름에 대한 위협으로 분석됐다.

이번 기본계획에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오름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오름보전관리정보센터 설치하는 내용과 장기적인 오름 모니터링의 실시, 오름탐방 총량제 및 사전예약제 실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계획이 원할하게 수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많은 탐방객들이 몰리면서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는 제주시 금악리 금오름.
많은 탐방객들이 몰리면서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는 제주시 금악리 금오름.

가장 큰 이유로는 행정에서 오름을 관리하는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 있다.

이번 기본계획의 경우도 당초 지난 1월에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2개월이 지난 3월 중순까지도 기본계획의 최종안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기본계획의 최종안이 나오기 전에 기본계획안의 각종 내용을 검토하는 과정을 제주도내 소수의 오름 담당 공무원이 전담하다보니 시간이 너무 오래걸린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오탈자 및 각종 수치 등에 대한 추가적인 검토가 이뤄지면서 이 과정만 2개월 가량 이어졌다. 이로 인해 기본계획 최종본이 나오는 것 자체가 지속적으로 미뤄졌다.

제주도 관계자는 “검토 과정이 다 마무리되면 제주도 환경정책위원회에서 기본계획안에 대한 심의가 이뤄질 것”이라며 “이 심의까지 모두 마무리되면 3월 중으로는 기본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절대적인 인력부족은 오름에 대한 보전 및 관리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많은 탐방객들이 몰리면서 훼손이 이뤄진 제주시 구좌읍 용눈이오름.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많은 탐방객들이 몰리면서 훼손이 이뤄진 제주시 구좌읍 용눈이오름.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도 등에 따르면 행정적인 차원에서 오름과 관련된 업무를 맡아보는 인원은 도에서 2~3명에 불과하다. 행정시로 넘어가도 일부 오름 관리 인력들이 있지만 오름 내 시설물을 관리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라산국립공원 내 오름 및 세계유산본부에서 관리하는 오름들에 대해서는 보다 많은 담당 인력이 투입돼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체계적인 관리를 받고 있는 오름을 제외하더라도 불과 2~3명의 담당 인력이 제주도내 360여개의 오름을 관리해야 한다. 인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보니 오름에 대한 관리가 미흡해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2016년 나온 오름종합계획에서도 이번 기본게획에 제시될 예정인 오름보전관리정보센터의 설치나 오름탐방 총량제 및 사전예약제 등이 제시된 바 있다. 하지만 오름을 관리하기 위한 인력 및 예산 부족에 더해 관련 기반이 마련되지 않아 아직까지도 이와 관련해 눈에 띄는 진전이 없는 상태다.

오름에 대한 모니터링 역시 인력 및 예산 부족이 이어지면서 이미 훼손이 이뤄진 오름을 대상으로만 중점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 때문에 이미 훼손된 오름에 대해서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관리가 이뤄지고 있고 오름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들은 미흡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주도내 수많은 오름들에서 불법행위 및 훼손행위가 발생하더라도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제주시 당산봉에서도 오름 소유주가 행정이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서 제주시 측에서는 “그 동안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오름 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각종 훼손 사례에 대해 모두 파악하기 힘들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 외에 일부 백패커들 사이에서는 “오름이나 숲속 등지에서 백패킹이나 캠핑을 하면서 취사행위를 하는 사례가 상당히 많을 것”이라고 증언하기도 했지만 행정에서는 “인력 부족 등으로 그런 사례를 일일이 다 파악하기 힘들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결국 기본계획이 나오더라도 인력 및 예산의 충분한 확보 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겉만 번지르르한 계획만 내놓는 샘이 되고 마는 것이다. 더욱이 날이갈수록 오름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이에 대한 더욱 적극적인 행정당국의 대처가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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