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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학살의 주범 박진경을 역사의 감옥에 가두다”
“제주4.3 학살의 주범 박진경을 역사의 감옥에 가두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2.03.1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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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16개 시민단체, 지난 10일 ‘단죄’ 의미 담은 조형물 설치
4.3 당시 민간인 학살의 주범 박진경 대령의 추도비에 역사적 단죄 의미를 담은 조형물이 설치됐다. /사진=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4.3 당시 민간인 학살의 주범 박진경 대령의 추도비에 역사적 단죄 의미를 담은 조형물이 설치됐다. /사진=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4.3 당시 민간인 학살의 주범으로 꼽히는 박진경 대령의 추도비에 단죄의 의미를 담은 조형물이 설치됐다.

4.3 관련 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지난 10일 오후 제주시 한울공원 인근 도로변에 있는 박진경 추도비에 감옥 형태의 조형물을 설치한 것이다.

조형물을 설치한 단체들은 박진경에 대해 “왜왕에게 충성을 맹서한 일본군 소위 출신에다 미군정의 지시로 제주 4·3 학살을 집행했던 자”라며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고자 추모비를 철창에 가둔다”고 밝혔다.

조형물의 제목을 ‘역사의 감옥에 가두다’로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단체들은 “역사의 죄인을 추모하는 것은 그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이번 조형물 설치를 통해 박진경을 단죄하고, 불의로 굴절된 역사를 청산고자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4.3 발발 초기 무장대와 평화협상에 나섰던 김익렬 연대장의 후임으로 부임한 박진경 대령은 일본군 출신으로, 당시 무고한 민간인 학살을 주도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폭도와 민간인의 구분이 애매하다는 이유를 들어 중산간 지역 주민들을 10대 어린이와 부녀자, 노인들까지 모두 체포하기도 했다.

특히 ‘제주도민 30만을 모두 희생시켜도 무방하다’고 발언하는 등 4.3 당시 민간인 학살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결국 부임 한 달 만에 대령 진급 축하연을 마치고 숙소에서 잠을 자던 중 부하들에게 암살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도내 4.3 관련 단체를 비롯해 제주도의회에서도 박진경 추도비를 철거해야 한다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됐고, 결국 제주시 충혼묘지에 있었던 박진경 추도비는 최근 제주국립호국원이 개원하면서 한울공원 인근 도로변으로 옮겨졌다.

한편 이번 조형물 설치에는 제주민예총, 제주주민자치연대, 제주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노동자역사한내제주위원회, 제주다크투어, 제주통일청년회, 제주4·3연구소, 제주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 제주여민회, 무명천진아영할머니삶터보존회, 제주참여환경연대, 서귀포시민연대, 제주문화예술공동체, 노무현재단 제주위원회, 민주노총 제주본부,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등 도내 16개 단체가 함께했다.

4.3 당시 민간인 학살의 주범 박진경 대령의 추도비에 역사적 단죄 의미를 담은 조형물이 설치됐다. /사진=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4.3 당시 민간인 학살의 주범 박진경 대령의 추도비에 역사적 단죄 의미를 담은 조형물이 설치됐다. /사진=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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