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16:06 (수)
농업농촌 그 존재의 가치
농업농촌 그 존재의 가치
  • 문익순
  • 승인 2007.10.3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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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문익순 제주특별자치도 농업정책 담당
인류의 역사는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근대1960년대는 농경시대가 끝자락을 드리우며 산업화, 도시화로 전이되던 시대였다. 경제개발의 과실(果實)을 쟁취하기 위한 이촌향도(離寸向都) 현상은 전국의 도시화를 급속히 진전시켰다.

젊은이들이 도시에의 부푼 꿈을 안고 농촌을 떠나던 시절, 도시인구집중의 시발점이었다. 그 후 40여년이 흐른 지금, 젊은이들이 떠나버린 휑한 농촌에는 연로한 노인들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늑하고 포근하던 영원한 마음의 고향 농촌은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꿈을 잊은 삭막함으로 가득하다.

1990년대 세계무역기구(WTO)체제의 출범은 보호무역 장벽이 사라지는 지구촌시대의 개막이었다. 식량자급률이 낮은 우리나라의 농수산물은 FTA 협상이 진행되면서 수입자율화로 쌀을 제외한 거의 모든 품목이 개방단계에 이르렀다. 모든 산업은 무한경쟁 체제에서 오직 국제경쟁력을 강화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산업은 경제기능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고, 채산성 없는 산업은 사양산업이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농업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국제경쟁력은 규모의 경제실현과 생산기반 확충 그리고 과학영농과 구조개선을 통한 경영혁신을 통해서 확보된다 할 것이다. 오밀조밀한 인구에 협소한 경지면적, 우리의 전통농업은 선진국에 비해 대단히 열세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경쟁력 향상을 위한 연구, 노력을 잠시라도 늦출 수는 없는 것이 오늘날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이다.

그래서 개방화시대에 전통농업이 살아남기 위한 국제정세에 상응하는 새로운 농업패러다임이 요구된다. 그것은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재인식하는 일이며, 지속가능한 환경친화형 농업을 육성하는 일이다. 그리고 농업의 고부가가치를 실현하는 일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어느 것 하나 여의치 않다.

농업은 인류가 생성되면서부터 오늘날까지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져 상호작용을 하며 존재한다. 농업은 식량식료품을 생산, 공급하는 생명산업의 역할, 자원의 재생과 재활용 기능 외에도 시대문화의 전통유지와 같은 공익적 기능을 내포하고 있다.
 정보화 시대의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이농행렬을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도시인구집중에 따라 도시에 투자하는 비용은 엄청나다. 이에 비하면 농업농촌 지원투자비는 상대적으로 매우 낮다.

거시적인 국민경제 손익차원에서도 농업에 대한 정책지원과 투자는 더 경제적인 것이다. 계속 감소하는 농업인구와 전체 경제의 비중에서 미미한 역할에 머물고 있는 농업에 왜 예산을 투자하며 농업을 살려야 하는가. 그 답은 바로 농업의 다양한 비교역적 기능, 다시 말해 그 공익적 기능에 존재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문익순 제주특별자치도 농업정책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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