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10:04 (토)
"비자림로, 희귀식물 보고 ... 도로확장, 생태가치 파괴할 것"
"비자림로, 희귀식물 보고 ... 도로확장, 생태가치 파괴할 것"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1.21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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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로 시민모임, 3년에 걸친 식물조사결과 발표
"멸종위기 및 희귀식물 17종 확인 ... 한국 특산식물도 12종"
"도로 확장에 따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
비자림로 공사 완공 후 전체 구간 도로의 가상 조감도.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비자림로 공사 완공 후 전체 구간 도로의 가상 조감도. /사진=제주특별자치도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환경영향평가 부실 논란 등으로 공사가 중단된 비자림로 일대에 수많은 희귀식물과 멸종위험이 높은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제주도가 올해 비자림로 공사를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와중에 나온 결과라 더욱 많은 이목이 모아진다.

제주도내 시민단체인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들’은 3년에 걸친 비자림로 일대 식물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모두 7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한국양치식물연구회가 조사를 담당하고 김종원 전 계명대 식물사회학과 교수가 자문 및 감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자림로 시민모임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식물들은 모두 120과 353속 531종 등이다.

비자림로 시민모임은 이를 토대로 “2015년 보고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서는 모두 88과 220속 242종 등의 식물이 보고됐다”고 꼬집었다. 이번 조사결과 더욱 많은 식물들이 확인된 점을 보여주며 2015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가 엉터리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들은 당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 오류도 존재했음을 지적했다. ‘산세풀’과 ‘참나도히초미’, ‘구상나무’ 등이 이번 조사결과 조사구간에서 찾아볼 수 없었지만 환경영향평가에서는 조사구간에 있는 것으로 나왔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이에 대해 “신뢰를 담보로 하는 2015년의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합리적 의심을 낳게 하는 불가역적인 학술적 오류”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외에도 이번 조사를 통해 비자림로 공사구간에 멸종위기 식물은 물론 각종 희귀식물들도 자라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자림로 공사구간에서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식물인 ‘으름난초’ 이외에도 멸종위기에 처해있거나 희귀한 식물이 모두 17종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비자림로 공사 2구간에는 세계자연보전연맹 및 국립생물자원관의 기준에 따라 적색목록으로 분류되거나 희귀식물에 해당하는 식물이 모두 7종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그 외 비자림로 공사구간을 흐르는 천미천 일대에서 으름난초와 붓순나무 등 5종이, 공사 3구간에서는 금새우난초 등 9종이 확인된 것으로 나왔다.

비자림로 시민모임은 이에 대해 “이들 식물종은 서식처가 제한되거나 훼손될 우려가 크다”며 “반드시 보호돼야 하는 그룹”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국제생물다양성협약의 당사국으로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가 그 서식처 보호를 위한 실행방안을 즉각 수립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또 천미천 구간에서 ‘제주조릿대’와 ‘제주상사화’등 전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한국 특산식물 12종이 확인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특산생물종의 서식처 파괴와 그에 따른 멸종은 전세계에서 유일한 생물종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외에도 “천미천 일대의 식물상과 삼나무 조림지의 양치식물 등이 그 주변의 생물 다양성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천미천 주변의 도로 확장은 하천의 물리적인 변화를 초례할 뿐 아니라 생태적인 가치를 훼손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도로가 확장돼 차량 통행이 많아지면 주변환경에 미칠 영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며 "식물상의 변화는 곤충과 파충류, 포유류, 조류 증 다른 생물에게도 큰 피해를 줄 것이다. 장기적으론 주민들에게도 막대한 피해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논란이 되고 있는 비자림로 확장공사는 2018년 8월 착공했다. 하지만 주변 삼나무숲 벌채로 인한 경관 훼손 및 환경 파괴 문제가 지적되면서 3년째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제주도는 현재 비자림로 확장공사의 사업기간을 2024년 12월까지 연장한 상태다. 이달 마무리를 목표로 보완설계에도 들어갔으며 공사재개를 위한 영산강유역환경청과의 협의에도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 올해 비자림로 공사에 10억원을 반영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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