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상징인 무등산을 모두 누리게 하자” 논의 한창
“광주 상징인 무등산을 모두 누리게 하자” 논의 한창
  • 김형훈 기자
  • 승인 2021.12.05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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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지역을 말하다] <6> 광주 지역 건축가와의 만남

사람이 살아가는 일상은 건축이라는 틀에서 이뤄진다. 우리는 그런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뿐이지, 건축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시대를 만들어낸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건축은 그 시대의 결정(結晶)이다고 외친 건 건축과 인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임을 말한다. 시대의 결정을 탐구하려고 그동안 숱한 건축 기획을 하며, 건축가들을 만나곤 했다. 기억 나는 건축가들과의 만남을 들라면 <나는 제주건축가다>를 꼽겠다. <나는 제주건축가다>는 제주의 젊은 건축인들이 이야기하는 제주를 담았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제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건축가들의 목소리를 담았으나, 다른 지역 건축가들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는 점이다. 마침 기회가 왔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한국예총 제주도연합회(회장 김선영)와 한국건축가협회 제주건축가회(회장 문석준)가 공동 주관하는 ‘2021 6대 광역시+제주 건축교류전1211일부터 16까지 제주에서 열린다. 제주도가 아닌, 6대 광역시의 건축은 어떤 모습일까. 지역의 특성을 살펴보고, 각 지역의 건축가도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편집자 주]

 

[인터뷰] 건축사사무소 '사람' 신영은 대표

광주 지역 건축가들 건축투어와 건축학교에 열정

“12월 교류전에 임하는 제주 건축가 열의에 놀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누군가는 남이 나를 모를 때 편하다는 생각을 하고, 누군가는 그렇지 않다. 건축사사무소 사람의 신영은 대표는 후자에 속한다. 서울의 ‘익명성’보다는 그가 활동하던 곳에서의 ‘익숙함’이 더 좋았다. 지금 광주 지역에서 건축가로서 활동을 하는 이유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니 그에게, 건축의 지역성을 더 묻고 싶어진다. 그가 생각하는 지역성은 뭘까.

“실은 광주에서는 지역성이라는 말을 거의 안 하더라고요. 주변에 물어보면 좁은 나라에서 지역성이 필요하느냐는 분도 있어요. 그래도 광주의 지역성을 생각해보면 이곳만이 지닌 풍토라고 해야 하나, 풍광, 환경, 자연스럽게 그 도시에서 보이는 실루엣, 그런 게 있잖아요. 하나의 랜드마크처럼 튀는 것보다는 저층이면서 색채나 규모가 조화되는, 이렇게 정리를 해보고 싶어요.”

건축사사무소 사람의 신영은 대표. 그는 광주 지역 건축계에서 무등산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미디어제주
건축사사무소 사람의 신영은 대표. 그는 광주 지역 건축계에서 무등산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미디어제주

지역의 색깔? 정하는 건 쉽지 않다. 어찌 보면 극히 주관적인 판단이 내려지기도 한다. 광주의 색깔은 뭘까? 광주라는 도시 하나만 보지 말고, 좀 더 넓혀 보면 관련된 이미지가 떠오른다. 주변에서 많이 나오는 황토가 있고, 광주에서 조금만 가면 마주하는 대나무도 있다. 이런 색감과 재료로 만든 건축물로 그는 ‘첨단배드민턴경기장’과 ‘어반레시피’를 꼽았다. 첨단배드민턴경기장은 황토의 색감이 있고, 어반레시피는 대나무를 소재로 한 풍경이 내부에 있다.

신영은 건축가는 그가 참여하는 건축을 통해 배운다. 그러면서 지역을 생각하곤 한다. 그가 내민 키워드는 ‘무등산’이었다.

“광주는 무등산이 중요해요. 예전엔 어디서든 무등산이 다 보였어요. 여기(자신의 사무실을 말한다)서도 얼마 전까지는 무등산이 보였는데, 1년 전에 아파트가 생겼어요. 30층 이상 아파트가 계속 생기고 있고, 이젠 무등산을 좀 보여주게 하자, 이런 논의들이 일어나고 있어요.”

제주도가 한라산이라면, 광주는 무등산이다. 광주 지역의 상징인 무등산을 모두 누리게 만들자는 논의가 한창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거기엔 건축가들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함은 물론이다.

지역에 많이 나는 대나무를 내부 소재로 활용한 어반레시피. 작은 소재가 건축의 방향성을 읽게 만들 수도 있다. 미디어제주
지역에 많이 나는 대나무를 내부 소재로 활용한 어반레시피. 작은 소재가 해당 건축이 지양하는 방향성을 읽게 만들 수도 있다. ⓒ미디어제주

“건축가회에서 그런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 실행은 되고 있지 않아요. 그래도 계속 진행은 하고 있답니다. 양림동도 많이 알려져 있는데, 실은 건축인들이 작업을 했어요. 예전 같으면 다 밀어내고 아파트를 지었을텐데, 보존을 하자면서 건축인들이 작업을 하게 됐죠. 전남도청을 남기는 거랄지, 오래된 건축물을 철거를 하도록 돼 있었지만 남기면서 아시아문화전당이 됐어요.”

광주 양림동은 근대역사문화마을로 유명하다. 그렇게 만든 근원에 건축가들이 있다니 반갑다. 광주 건축가들은 아시아문화전당이 생길 때 기존 건축물의 기억을 보존하는데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그는 전했다.

“영화 ‘건축학개론’을 보면 제주도에서 집을 지을 때 기억을 남기는 게 있짆아요. 건축가들은 그 땅의 성격을 존중하려고 하고, 가급적 주변 문화와 역사를 건축물에 담으려고 하잖아요.”

기억. 그렇다. 우리는 기억을 먹고 살고, 그 기억을 가슴에 남긴다. 남은 기억을 되살리려고 기억이 있는 장소를 찾곤 한다. 인간이라는 우리가 그렇다. 건축가들은 그런 기억을 만들고 지키는 이들이다. 건축가 신영은은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내는 ‘광주폴리’ 작가로도 참여했고, 양림동의 옛 기억을 지키는 소환해내는 일에도 참여한다. 그 일은 바로 ‘양림동 건축투어’다.

“광주 지역 건축가들은 양림동 건축투어에 가이드로 나서고 있어요.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진행을 하지 못하지만 주중에 시간을 내 참여를 했죠. 양림동 건축투어에 참여하는 건축가들은 10명 정도 됩니다. 아울러 토요 건축학교도 열곤 해요.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토요일 오후 3~4시간 수업을 해왔죠. 봄 학기, 여름학기, 가을학기로 나눠서요. 다른 지역도 하긴 하는데 광주가 가장 열심히 했더라고요.”

건축가들은 현장을 찾는 이들이다. 물론 설계현장을 찾아야 하지만 그에 못지 않고 건축문화를 확산시키는 일에도 참여한다고 그는 말한다. 그는 건축가들이 기능적인 일만 할 수도 있지만, 자신들의 역량강화를 위해서, 혹은 시민들의 문화의식 고취를 위해서 봉사활동에 나서는 일이 필요함을 누누이 강조했다. 신영은 건축가는 12월 11일부터 제주에서 열릴 ‘6대 광역시+제주 교류전’에 대한 관심도 드러냈다.

“건축 교류전은 지역 건축인들의 큰 축제죠. 그런 행사를 통해 지역 건축인들의 역량이 강화되고, 대한민국에 있는 건축인들이 서로 교류도 하게 되잖아요. 억지로 행사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을 테지만 나중에 보면 기억이 되고 추억이 되듯이, 준비를 할 때는 힘이 들지만 어쨌든 결과물로 남게 되잖아요. 건축 교류전은 건축가 스스로에게도 도움이나 성과가 되는 것 같아요.”

그는 광주에서도 관련 교류전을 이끈 경험이 있다. 올해 12월 열리는 교류전은 우선 제주 건축가들의 열의에 놀랐단다. 형식적으로 행사를 진행하지 않고, ‘액티비티하게’ 추진하는 데 놀랐다고 한다.

“올해는 진짜 지역 교류가 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주도에서 다양하게 행사를 추진하는데 정말 놀랐어요.”

제주건축가회는 이번 행사를 위해 전국 6대 광역시를 돌면서 지역 건축가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 모습에 놀라움을 전했다. 진정한 지역 건축 교류의 의미는 바로 그런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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