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부정 청탁 있었나? 첫 공판 개시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부정 청탁 있었나? 첫 공판 개시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1.12.03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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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이면을 보다] 선흘리 제주동물테마파크2.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부정 청탁 혐의 첫 공판
사업자-선흘2리 마을 전 이장, 모두 혐의 부인 중
"사업 찬성 대가로 부정 청탁 있었나" 진실 여부는?

<미디어제주>는 [기획특집: 이면을 보다] 시리즈 기사로, 선흘리에서 추진 중인 난개발 사업에 관련, 여러 이야기를 다뤄보려 한다.

선흘리 일대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개발 사업. 그 이면에는 많은 문제가 숨어 있다. 난개발 문제, 주민 간 갈등을 유발하는 자는 누구인가, 정황상 명백하지만 아무도 처벌받지 않는 인권 유린의 행태 등.

이번 기사는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반대’ 입장으로 의결된 주민투표를 무시한 채, 사업자 측과 임의로 ‘상생협약’을 체결한 선흘2리 전 이장 정모씨와 사업자인 ㈜제주동물테마파크 서경선 대표. 두 피고인에 대한 첫 공판 내용을 소개한다.

*기사를 읽기 전,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의 추진 과정에 대해 궁금하다면? 아래 기사를 참고하세요.

2021.12.3.일자 기사: 제주동물테마파크, 뭐가 문제야? "추진 과정, 한눈에 보기"

대명 제주동물테마파크 조감도. 제주도는 사파리 조성 등 내용을 담은 해당 사업변경계획 신청서를 불허했다. 다만 사업기간은 내년 말까지 연장되어, 원안대로 추진은 가능한 상황이다.
대명 제주동물테마파크 조감도.
올해 3월, 제주도 개발사업심의회는 사파리 조성 등 내용을 담은 해당 사업변경계획 신청서를 불허했다.
다만 사업기간은 내년 말까지 연장되어, 원안(전통목축체험 테마파크)대로 사업 추진은 가능한 상황이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자 측과 선흘2리 전 이장 사이 부정한 청탁이 오갔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서, 두 피고인이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2021년 12월 3일 제주지방법원 형사2단독(류지원 판사)이 진행한 1차 공판에서 ㈜제주동물테마파크 서경선 대표와 선흘2리 전 이장 정모씨가 피고인으로 재판장에 섰다.

이날 두 피고인은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이와 관련, 피고인 서씨는 배임증재 혐의를 받는다. 정씨에게 사업에 대한 ‘찬성’의 대가로 1800만원을 세 차례 걸쳐 나눠 전달하고, 정씨가 선임한 변호사비 총 950만원을 두 번에 걸쳐 대납했다는 혐의다. 총 액수로는 2750만원 상당이다.

여기서 말하는 ‘변호사비’란, 마을 주민이 제기한 2건의 소송(명예훼손, 이장직무 가처분)에 대한 변호사 선임 비용이다. 당시 사건을 맡은 것은 고영권 정무부지사로, 고씨가 변호사 시절 수임한 것으로 알려진다. 고씨는 현재 배임수재방조, 배임증재방조 의혹으로 '선흘2리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로부터 고발을 당한 상태다.

피고인 정씨는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됐다.

2019년 4월 9일 선흘2리 마을 주민 109명은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이하 ‘사업’)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한 바 있다. 결과는 반대 84표, 찬성 17표, 무효 8표. 이에 선흘2리 마을은 ‘사업 반대’로 입장을 모아 결의한다. 당시 이장은 정씨였다.

해당 결의에 따라 선흘2리 마을회는 정씨를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이하 ‘반대대책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선임한다. 이에 정씨는 개발사업 반대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하지만 다음달, 마을에는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정씨가 ‘사업 찬성’ 쪽으로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다.

소문은 사실로 드러난다. 정씨가 같은 해 6월 말, 마을총회 자리에서 '반대대책위원장직을 그만두고, 이장 직 또한 내려놓겠다'는 발표를 한 것.

이후 2019년 7월 26일, 정씨는 주민도 모르게 사업자 측과 ‘지역상생방안 실현을 위한 상호협약’을 체결한다. 이 과정에서 정씨는 '반대대책위원장직은 내려놓지만, 이장직은 유지한다'며 스스로의 결정을 번복하기도 한다. 

여기서 ‘지역상생방안 실현을 위한 상호협약’이란,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선흘2리 마을회가 돕겠다는 내용의 협약서다. 당시 협약서에는 “제주동물테마파크는 선흘2리의 발전을 위하여 발전기금 7억원을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2020년 1월 정씨를 상대로 '이장 직무 정지 가처분' 소송을 진행한다. 그리고 같은 해(2020년) 9월 1일 정씨는 자진해 이장직에서 물러난다.

이와 관련, 3일 공판 자리에서 서경선 대표 측 변호인은 “공소 사실을 부인한다”며 “어떤 청탁도 한 적이 없다”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정씨 측에 현금 1800만원 상당을 전달한 사실에 대해 서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움 겪은 정씨에게 빌려준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950만원 변호사비 대납 건에 대해선 “상생협약 체결 차원에서 제공한 것”이라며 당시 정씨가 “(사업자 측에)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 그러므로 청탁할 이유도 없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주요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선흘2리 전 이장 정씨는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자인 서경선 대표 측으로부터 1800만원을 3회 걸쳐 지급받고, 변호사비 950만원을 대납 받은 사실이 있다.

-정씨는 부정한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으로 배임수재 혐의를 받는다.

-㈜제주동물테마파크 서경선 대표는 사업 ‘찬성’에 대한 대가로 선흘2리 전 이장 정씨에게 금품 1800만원을 전달했다는 배임증재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사업자 측에 유리한 내용(사업 찬성)의 마을-사업자 간 상생협약서에 동의했다. 정씨는 당시 이장 자격으로 협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이는 주민투표로 결의된 ‘사업 반대’ 의견을 무시하는 처사여서 논란이 되고 있다.

-12/3 첫 공판에서 정씨와 서씨 두 피고인은 모두 각자의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서씨 측은 '정씨의 생활이 어려워 돈을 빌려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두 피고인이 모두 무죄를 주장하며, 검찰이 확보한 ‘증거(계좌 내역)’와 '정황상 드러난 배임혐의(금품 수수한 뒤 상생협약서 체결)'를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에 시선이 몰릴 전망이다.

검찰 측 공소 사실에 따르면, 정씨는 자신과 아들의 계좌로 총 1800만원을 사업자로부터 수수했다. 정씨의 변호사 수임료 950만원을 사업자가 대납한 사실도 계좌로 이뤄져 증거가 명백한 상황.

검찰 측이 내놓은 금품수수 혐의에 대한 증거들, 그리고 피고인 측의 무죄 주장 사이. 재판은 어떤 방향으로 흐르게 될까. 그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 공판은 1월 19일 오후 4시. 피고인 정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12월 3일 오전 10시, 제주지방법원 정문 앞 선흘2리 주민들이 '서경선 대표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편, 이날 공판이 시작되기 전 오전 10시 제주지방법원 정문 앞에서는 선흘2리 마을 주민들이 '사업 반대'와 '서경선 대표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선흘2리 마을회'와 '선흘2리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대책위원회' 소속 주민들은 "불법을 동원해 민주주의를 파탄내고, 마을 갈등을 조장한 서경선 대표를 법정 최고형으로 엄벌하라"고 주장한다.

또 이날 주민들은 "서경선 대표가 정 전 이장의 변호사 선임료를 불법으로 대납했는데, 당시 그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가 바로 지금의 고영권 제주도 정부부지사"라는 사실을 강조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이 사업은 개발사업자 대표가 마을주민이 반대하는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기 위해, 마을 이장을 금품으로 매수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법률분쟁을 현직 도지사 측근에게 맡기고, 그 비용까지 대납한 총체적 불법 비리 사건이며 제주도 난개발의 민낯"이라며 "서경선 대표를 법정 구속"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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