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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동물테마파크, 뭐가 문제야? "추진 과정, 한눈에 보기"
제주동물테마파크, 뭐가 문제야? "추진 과정, 한눈에 보기"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1.12.03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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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이면을 보다] 선흘리 제주동물테마파크1.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개요 총정리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반대’ 입장으로 의결된 주민투표를 무시한 채, 사업자 측과 임의로 ‘상생협약’을 체결한 선흘2리 전 이장 정모씨가 배임수재 혐의로 오늘(3일) 재판장에 선다. 그와 함께 사업자인 ㈜제주동물테마파크 서경선 대표는 배임증재 혐의로 재판을 받는다.

<미디어제주>는 [기획특집: 이면을 보다] 시리즈 기사로, 이번 재판과 함께 선흘리에서 추진 중인 난개발 사업의 이면들을 다뤄보려 한다.

특히 정모씨와 서 대표가 받는 혐의를 단순 ‘개인의 배임 행위’ 관점으로만 바라볼 경우. 사건의 이면에 담긴 문제들을 살피기 어려울 테다. 이 사건 이면에는 마을 주민들의 주민자치를 위협한 ‘인권 유린’의 행태가 있었음을 알아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선흘리 일대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개발사업들. 그 이면을 하나씩 살피기에 앞서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의 개요부터 정리해본다.

 

2004.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최초 추진

2008년 준공 예정인 <제주동물테마파크> 조감도.
2008년 준공 예정이었던 최초의 <제주동물테마파크> 조감도.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의 시초는 2004년, 탐라사료를 모기업으로 한 JAF가 추진한 사업이다. 당시 JAF는 개발사업 시행 예정자로 지정받은 이후, ‘제주동물테마파크’로 회사명을 변경한 바 있다.

당시 사업의 핵심은 제주 흑돼지, 조랑말 등 제주의 토종 동물을 중심으로 한 ‘전통목축체험 테마파크’를 숙박시설과 함께 조성하는 것에 있었다. 제주 말 산업 육성을 위해 재활승마장, 동물치료센터 등 내용이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사업지는 현재와 동일한 조천읍 선흘2리 소재 약 58만1000㎡(17만 8000여평) 규모이며, 700억여원을 들여 2008년까지 조성할 예정이었다.

 

 

2005.7.13. 투자진흥지구로 지정, 사업에 박차

제주도는 제주동물테마파크를 ‘제주투자진흥지구’로 지정 고시한다. 당시 제주도가 밝힌 바로는 투자계획 금액이 561억원, 제2종 종합휴양업으로 계획되어 있었다.

여기서 투자진흥지구란, 제주국제자유도시법에 따라 제주도가 특정 지역에 지정하는 민간 투자 활성화 정책이다.

지구로 지정 받은 뒤 500만 달러 이상 투자한 기업은 취득세, 등록세, 개발부담금, 관세 등을 모두 면제받을 수 있다. 법인세도 3년간 전액 면제, 이후로는 반액 면제. 재산세는 10년 동안 면제다.

제주투자진흥지구 정책 덕에, 국내외 민간 사업자는 제주에서 세금 걱정 없이 마음껏 대규모 개발사업을 시행할 수 있게 된다.

 

 

2007~2011. 개발 승인 후, 자금난… 사업 난항 시작

2007년부터 2011년까지는 제주도가 개발사업을 승인하고, 공유지를 24만㎡ 매각하는 과정이 벌어진 시점이다.

특히 2007년엔 사업예정지인 선흘2리 마을이 세계자연유산마을로 지정됐는데도, 마을 자원 보전 계획을 세우기도 전에 개발 기공식이 이뤄졌다.

다만, 이후 사업자의 자금난으로 인해 공사는 중지되며, 한 차례 사업자가 바뀐다. 대국해저관광이 약 24억원에 제주동물테마파크 법인을 인수한 것.

하지만 법인 인수 이후, 여전히 사업은 지지부진. 결국 제주도는 2015년 투자진흥지구 해제 통보를 한다. 사업에 난항이 시작된 시점이다. 

자세한 추진 과정은 아래 개요를 참고하자.


2007.01.24. 최초로 개발사업 승인

2007.5. 당시 북제주군, 공유지 24만㎡ 사업자 측에 매각

2007.6.27. 거문오름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
선흘1,2리 등 제주도내 7개 마을 또한 세계자연유산마을로 지정

2007.12.20. 개발사업 기공식 진행

2010.08.16. 숙박시설(휴양콘도미니엄) 착공.

2010.09.15. 교육연구시설(장애인연수원 1동) 준공.

2010.10.재활승마프로그램 운영(장애인 18명 채용)

2011.01.24. 공사중지 통보 (동절기 공사 곤란, 자체공사비 조달 한계로 외부자본유치 문제)

2011.3. 대국해저관광, 최대주주인 탐라사료로부터 24억여원에 제주동물테마파크 법인 인수. 누적된 부채도 함께 인수함. 이후 새로운 사업자(대국해저관광)은 장기간 투자를 하지 않으며 사업이 지지부진.

2015.2.25. 제주도, 투자진흥지구 해제 결정 통보함. (공사 중지 및 지정기준 업종 미충족 사유)


 

 

2016.10.14. 대명레저산업, 제주동물테마파크 법인 인수

대명 제주동물테마파크 조감도.
대명 제주동물테마파크 조감도.

대국해저관광은 법인을 인수한 이후, 실질적인 사업 추진을 거의 하지 못한다. 가장 큰 이유는 자금난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5월 29일 기준 전체 공정율 34%에서 공사 진행이 멈춘 후. 대국해저관광은 2016년, 당시 대명레저산업(현 대명소노그룹)에 제주동물테마파크 법인을 매각한다. 당시 매각액은 약 210억원.

독특한 점은 사업자인 서경선 대표가 대명 측 故 서홍송 선대 회장의 장녀임에도 불구, 대명 측은 “사업시행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다는 것.

2016년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을 인수한 것은 대명 측임에도, 현재 대명 측은 해당 사업이 대명과 관련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대명 측은 제주동물테마파크 임직원이 대명 측 사명을 명함에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투자금을 회수하려 하는 등 사업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상태다.

 

2017~현재. 선흘2리 전 이장 정모씨 배임 혐의 등 논란 가시화

제주동물테마파크 문제는 단순 '찬반 의견에 따른 마을 주민 간 갈등' 문제가 아니다.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을 함께 들여다봐야 문제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다.

2017년 5월 12일, 사업자는 사업의 변경 내용을 담은 ‘개발사업시행 변경승인 신청서’를 제주도에 제출한다.

사업 내용과 규모는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제주의 전통 목축 중심 테마파크에서, 사파리 중심의 야생동물 관람 시설로 방향이 달라졌다.

규모는 1670억원 상당. 호텔 76실, 글램핑 60동, 사자(30마리)와 호랑이(10~20마리) 등 야생동물 500여마리 이상 사파리 시설로 계획되어 있었다. 사파리는 개인 소유 차량을 이용해 투어, 관람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2021년 3월 제주도 개발사업심의회는 사업자 측이 신청한 '개발사업시행 변경승인 신청서'에 불허 결정을 내린다.

이에 해당 사업은 당초 계획인 '전통목축체험 테마파크'에서 계획이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한편, 2017년 이후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 배후에 '부정 청탁 및 금품수수 범죄'가 있다는 소문이 들리기 시작한다. 사업자 측과 선흘2리 전 이장 정모씨가 결탁해 배임증재, 배임수재 등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다.

해당 내용은 12월 3일 진행되는 정모씨·서 대표 관련 공판 내용과 함께, 추가 기사로 후술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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