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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발전, 신도시 개발보다 인접 생활권과 통합이 바람직”
“지역 발전, 신도시 개발보다 인접 생활권과 통합이 바람직”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1.11.18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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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 서울시립대 교수, ‘제120차 제주 경제와 관광 포럼’ 강연
“대도시 중심 아닌 지방과 함께 성장하는 발전모델 구상해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지방소멸 위기가 제주에서도 현실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신도시를 개발하는 것보다 기존 생활권을 인접지역과 연계, 더 큰 생활권으로 통합시키는 방법이 바람직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정석 서울시립대 교수는 제120차 제주 경제와 관광 포럼에서 ‘로컬에서 더 행복한 사람들’을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지방도시들의 발전 과제에 대해 이같은 화두를 던졌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행정 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제120차 제주 경제와 관광 포럼에 강사로 초빙된 정석 서울시립대 교수가 ‘로컬에서 더 행복한 사람들’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상공회의소
제120차 제주 경제와 관광 포럼에 강사로 초빙된 정석 서울시립대 교수가 ‘로컬에서 더 행복한 사람들’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상공회의소

정석 교수의 강연 내용은 포럼을 주최한 제주상공회의소 홈페이지를 통해 18일 공개됐다.

강연에서 정 교수는 우리나라보다 먼저 지역 단위 개발 관련 제도를 도입한 일본의 사례와 연구년을 맞아 자신이 한 달살이를 진행했던 경남 하동과 전북 전주, 전남 목포 등의 실생활을 예로 들어 지역 발전의 방향성에 대해 설명했다.

정 교수는 우선 “과거 1960~90년대까지 대한민국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대도시·대기업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발전모델인 ‘성장 거점 개발’을 통해 발전했다” 며 오늘날의 지방소멸 위기가 도래한 원인에 대한 진단을 내렸다.

이어 그는 “오늘날과 같이 특정 대도시에 인구가 집중되는 현상은 장기적 관점으로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금은 단순 개발시대에서 재생시대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에, 대도시(수도권) 중심이 아닌 지방(비수도권)과 함께 성장하는 발전 모델을 구상해야 한다” 고 역설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지방소멸 위기를 경험해 지방도시 개발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일본의 지역개발 사례를 몇 가지 예로 들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 도시 청년들의 지방 이동을 금전적으로 지원하고, 도시 주민들에게 주민세의 일부를 자신의 고향이나 특정 지방에 기부하는 고향 납세제도 등으로 지방의 부족한 재정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한 그는 “우리나라도 이러한 일본의 사례를 교훈 삼아, 우리나라에 맞는 정책을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일본의 지방발전 모델과 유사한 정책을 도입한 경상북도의 ‘도시 청년 시골파견제’를 예로 들면서 “2년간 지방정부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은 청년들은 그 지역에 정착해 취업·창업 등 지역 주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청년 인구의 정착이 그 지역의 장기적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만큼, 제주도 역시 이주민의 경제적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그는 순천, 목포의 원도심 재개발 성공사례를 들어 “도시재생사업은 지역의 특색을 살리고 지역민들의 공감을 얻어 참여를 유도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며 지역 발전은 행정만의 역할뿐만 아니라 그 지역을 살아가는 주민들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최근 지역 단위에서 추진되고 있는 발전 계획이 특정 지역에 신도시를 개발하는 ‘메가시티 구축’이 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 “이런 메가시티보다는 인접 지역과 연계해서 기존 생활권을 하나로 묶어 더 큰 생활권으로 통합시키는 것이 지역 발전에 더 바람직하다” 며 가시적인 효과에 치중된 도시 개발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정 교수는 “도시(수도권)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모두 지방(비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50~60대의 은퇴 연령대 도시인들에게 일주일 또는 한 달 동안 제주도 같은 지방에서 생활해 볼 것을 추천한다. 이같은 점진적인 인구 이동이 지역 개발의 시금석이 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정 교수는 서울대 도시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도시공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서울시 마을공동체위원회 위원장, 가천대학교 도시계획학과 교수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 걷는 도시 서울 시민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유튜브 채널 ‘도시의 정석’을 운영하먼서 지역 발전의 중요성을 대중에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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