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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연안 갯녹음 ‘심각’ 조간대 해조류 군집 ‘멸종’ 단계
제주 연안 갯녹음 ‘심각’ 조간대 해조류 군집 ‘멸종’ 단계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1.11.04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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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 도내 200곳 조사 결과 갯녹음 198곳서 확인
조간대 해조류 발견 18곳…서귀포시 권역 사계리 유일
“원인 정밀조사·육상부 오염물질 배출시설 관리 강화를”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 연안의 갯녹음 현상이 '심각'하고 썰물 시 물이 빠져 드러나는 조간대의 경우 해조류 군집이 멸종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갯녹음은 얕은 바닷가(연안)의 해조류 잎부분이 죽거나 유실되는 현상을 말하며 암반을 뒤덮어 분홍색이나 흰색으로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녹색연합은 4일 배포한 자료를 통해 제주 연안 조간대 200곳을 조사한 결과 갯녹음이 '심각' 단계라고 밝혔다. 200곳 중 198곳에서 갯녹음이 확인됐다. 2곳은 모래 해변이다.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해안. [녹색연합]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해안. [녹색연합]

녹색연합에 따르면 갯녹음이 조간대 암반지대로 확산한 것은 심각 및 말기 징후다. 갯녹음 현상은 수심 5m 이내에서 미역과 모자반 등 해조류가 사라지고 5~10m 이하의 감태, 다시마 등 대형 갈조류가, 마지막엔 조간대의 톳 등이 사라지는 순서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연합은 수중조사에서 확인했던 수심 5m 이내의 서귀포항 동방파제 지역은 이미 극심한 갯녹음 현상으로 아무것도 살지 않는 죽음의 바다로 변해 있었다고 밝혔다. 서귀포 외돌개 수심 15m 지점에서도 감태 등 대형 갈조류는 거의 사라져 갯녹음 현상이 깊게 확산되고 있었고, 대정면 광어양식장 배출수 인근에서 촬영한 수중 영상에서도 갯녹음이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제주시 용두암 해안. [녹색연합]
제주시 용두암 해안. [녹색연합]

제주 조간대 해조류 군집의 경우 멸종 단계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해조류가 발견된 지점은 전체 조사지점 200곳 중 30곳이다. 97개 해안마을 중 18곳에 불과했고 서귀포시 권역은 안덕면 사계리가 유일하게 조간대 해조류가 발견됐다.

녹색연합은 서귀포시 권역의 경우 사계리를 제외한 나머지 조간대 해조류가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제주시 권역의 조간대 해조류 발견지역도 갯녹음 심각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제주도 전역의 조간대 해조류 군집은 심각 단계를 넘어 멸종 단계로 가는 중이라고 피력했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해안. [녹색연합]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해안. [녹색연합]

녹색연합은 전국적으로 갯녹음이 현재 실태조사 중심에 머물고 발생 원인 규명을 위한 구체적인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주는 주요 원인으로 기후변화에 의한 수온 상승과 환경오염이 복합적 요인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아직 추정과 현상 확인에 머무른다고 꼬집었다.

녹색연합은 이에 따라 위기 상황의 제주 해양생태계를 지키고 경관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비상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갯녹음 발생 원인에 대한 정밀조사와 육상부 오염물질 배출시설 및 산업에 대한 관리강화, 대규모 개발 사업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제주 갯녹음 확산 방지를 위한 민관합동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더불어 해양수산부, 문화재청, 환경부 등 중앙 행정부처는 제주도의 갯녹음 확산 방지, 해양생태계 보호를 위한 지원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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