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학생 살인사건 쟁점은? "두 피고인, 공모 범행 여부"
제주 중학생 살인사건 쟁점은? "두 피고인, 공모 범행 여부"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1.10.27 1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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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살해 혐의 백광석·김시남 두 피고인
1,2차 이어 3차 공판에서도 엇갈린 진술
백광석 "공모 범행이다", 김시남 "아니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주에서 중학생 A(15)군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백광석, 김시남 두 피고인의 진술이 계속해 엇갈리고 있다. 3차 공판까지 진행된 상황이지만, 범행 공모 사실에 대한 피고인들의 진술이 다르게 나오고 있다.

10월 27일 오후 3시 제주지방법원에서 속행된 3차 공판에서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피해자가 살해당한 ‘그날의 진실’을 찾기 위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했다.

백광석, 김시남 두 피고인은 지난 7월 18일 오후 3시경 피해자의 자택 뒷물을 통해 침입, A군을 질식하게 해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두 피고인 모두 살인,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2개 혐의를 받는다.

피고인 진술 중 일치하는 사실에 따르면, 둘은 3년 전부터 알던 사이로, 김 씨가 운영하는 단란주점에 백 씨가 수시로 드나들며 친분 관계를 형성했다. 그 과정에서 백 씨는 김 씨에게 500만원을 빌려주는 등 경제적 도움을 주기도 했다.

다만, 피해자를 살해한 행위 주체에 대해선 두 피고인의 진술이 엇갈린다.

27일 검찰에 구속 송치되는 피의자 백광석 씨 모습.&nbsp;<br>백 씨는 제주에서 중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피의자 2명 중 주범으로 특정된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 26일 피의자 2명에 대한 신상공개를 결정했다.&nbsp;
27일 검찰에 구속 송치되는 피의자 백광석 씨 모습.
백 씨는 제주에서 중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피의자 김시남 씨와 함께 체포됐다. 

백 씨 주장에 따르면, 김씨와 자신은 서로 살해에 가담한 공범이다. 하지만 김 씨 주장에 따르면, A군의 목숨을 앗아가게 한 행동의 책임은 백씨에게 있다.

백 씨살해 혐의를 포함한 공소 사실 전체를 인정한다. 하지만 A군을 살해할 생각은 없었다고 주장한다.

서로가 '살해에 적극 가담한 주체가 아니'라며 상대방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그러면서 피고인 백 씨는 스스로의 진술을 번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백 씨는 체포 직후 경찰 및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일관되게 “단독범행”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1차 공판 이후부터는 “공범이 있다”면서, 김 씨를 지목한 것이다. 

백 씨는 왜 스스로의 진술을 번복한 걸까? 이 같은 재판부 질문에 백 씨는 “(처음에는) 김시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기 위해 그랬다(단독범행이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살해당한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진실을 말하기로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27일 검찰에 구속 송치 중인 피의자 김시남 씨 모습. 그는 제주 중학생 살인사건 피의자 2명 중 공범으로 특정되고 있다.
2021년 7월 27일 검찰에 구속 송치 중인 피의자 김시남 씨 모습. 그는 제주 중학생 살인사건 피의자 2명 중 공범으로 특정되고 있다.

반면 피고인 김 씨는 전혀 상반된 주장을 펼친다.

우선 백 씨와 김 씨 두 피고인이 A군의 자택에 함께 침입한 사실 자체는 김 씨도 인정한다.

다만, 김 씨는 살해 행위와 관련해 백 씨와 공모한 범행이 아니라며, 자신(김씨)은 A군을 포박하는 것을 돕거나 하는 등의 죄밖에 없다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다. 자신이 침대 위에서 A군을 위에서 누르는 등 행위를 하기는 했지만, 피해자의 사망 원인은 '백 씨가 허리띠로 A군의 목을 졸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날 김 씨는 자신이 ‘모르고’ 1분여 시간 동안 허리띠 일부분을 밟은 사실이 있을 뿐, 살해 행위에 가담한 것은 아니라고 진술했다.

특히 김 씨는 허리띠를 밟은 시간 동안, “경황이 없었고, (자신이 허리띠를) 밟고 있는 줄 정말 몰랐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김 씨 주장에 재판부는 의문을 제기한다.

재판부는 김 씨의 진술에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며, 몇 가지 사실을 꼬집었다.

이와 관련, 검찰 측은 김 씨가 A군을 살해한 직후인 오후 4시 21분경 은행에서 현금 529만원을 인출했고, 이어 57분경 자신의 가게에서 신용카드로 130여만원을 결제한 사실을 지목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현금 인출과 신용카드 결제 모두 김 씨의 것이 아닌, 백 씨 소유 카드에서 지출되었다는 사실에 있다.

이에 재판부는 김 씨의 위 행동이 “사건 당시 경황이 없었다”라고 증언한 사람의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검찰 측에 따르면, 김 씨는 A군을 살해하기 이틀 전인 7월 16일 오전 10시부터 11시 사이 피해자가 다니는 학교의 방학기간을 검색한 사실이 있다. 이어 타인의 현관문을 열 수 있는 ‘만능키’를 검색한 정황도 있다.

이 같은 재판부와 검찰 측 추궁이 이어졌지만, 김 씨는 이날 공판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살인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검찰 측 구형 등을 포함한 결심 공판은 오는 11월 18일 속행된다. 오후 2시 30분경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제주 10대 청소년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2명의 피의자 신상정보가 공개됐다.<br>(왼쪽부터)&nbsp;백광석, 만 48세 / 김시남 만 46세
제주지방경찰청은 제주에서 만 15세 중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2명의 신상정보를 7월 26일 공개했다.
(왼쪽부터) 피의자 백광석, 만 48세 / 김시남 만 46세

한편, 피고인 백 씨는 살인, 폭력 혐의 외에도 가정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특수재물손괴, 주거침입, 가스 방출, 항해, 절도 등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백 씨는 피해자 모친 B씨와 사실혼 관계였다가, 다툼으로 지난 5월경부터 별거한 것으로 알려진다. 경찰에 따르면, 사실상 사실혼이 종결된 상태임에도 백 씨는 B씨의 집에 수시로 들어가 '너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겠다' 등의 협박을 지속한 바 있다.

또 경찰 조사에 따르면, 사건(살인) 발생일(7/18) 이전, 7월 2일 백 씨는 A씨 자택 창문을 통해 안방으로 침입, A씨의 목을 조르고 구타하는 등 폭력을 가했고, 7월 3일에는 집의 LPG 가스통 1개 관을 절단해 가스를 방출시키는 등 행위도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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