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10:46 (금)
“제주도 코로나19 백신 자율접종 우선순위 결정 독단”
“제주도 코로나19 백신 자율접종 우선순위 결정 독단”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1.07.15 12: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 15일 ‘유흥주점 종사자’ 포함 질타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 자율접종 우선 순위에 유흥주점 종사자를 포함한데 대해 도의회가 강하게 질책했다. 자율접종 우선순위 결정을 주변 소통 없이 독단적으로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위원장 양영식)는 15일 제397회 임시회 1차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는 조례안 7건과 보고 2건 등 9건의 안건심사를 위해 열렸지만 최근 코로나19 지역 확산 심각성이 주로 거론됐다. 특히 이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오라동)과 홍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갑), 고은실 의원(정의당, 비례대표)의 경우 자율접종 우선 순위 결정 시 제주도정의 독단을 문제 삼았다.

이승아 “우선순위 선정 과정서 의견 물어본 적 있나”

제주도의회 이승아 의원. [제주도의회]
제주도의회 이승아 의원. [제주도의회]

이승아 의원은 유흥주점 종사자를 우선 접종 대상으로 선정한 것이 타당한지를 물었다. 어떤 기준으로 순위를 메겼는지, '관광지여서 유흥업소 종사자를 우선 순위로 했느냐'고 따졌다. 임태봉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이 "도민들에게 가장 전파력이 높거나 피해를 끼친 분야"라고 하자 "행정의 관점"이라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당연히 기재해야 할 안심코드 등을 기재하지 않아 확산된 문제가 있는 것을 우선 접종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원이나 교습소, 개인과외, 장애아 치료사 등 민원이 많은데 그런 부분에 대해 소통을 했느냐"며 "자율접종 우선순위 선정에 대해 어떤 의견이나 다른 도의원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느냐"고 질타했다. 또 "행정이 정해서 할 수 있지만 행정이 정답은 아니다"며 "단순히 수치만 가지고서는 도민이 공감하지 못한다. 너무 소통이 안되고 단절돼 있다. 왜 그렇게 문턱이 높으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명환 “주민 자발적인 방역 참여 요구할 수 있나”

제주도의회 홍명환 의원. [제주도의회]
제주도의회 홍명환 의원. [제주도의회]

홍명환 의원은 우선 "유흥주점에서 보름 만에 59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데 이 중 직원이 몇명이냐"고 질의했다. 임태봉 국장이 "확인해서 말씀 드리겠다"고 하자 "실태 파악도 안 됐는데 (우선순위 결정에 대해) 확신에 찬 말을 하느냐"고 혀를 찼다.

홍 의원은 "어떤 사람들은 고통 속에서 방역 지침을 준수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여유있게 유흥주점에 가서 술을 마셨다. 이걸 보호하는 게 맞느냐"고 따졌다. 이와 함께 "정서가 맞지 않다. 주민들이 자발적인 방역 참여를 요구할 수 있겠느냐"며 "도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더불어 "K-방역은 투명해야 한다. 주민들의 방역 협조를 이끌어야 하는데 너무 독단적인게 아니냐"며 "59명이 직원인지 손님이지 파악해야 한다. (집합금지로) 영업도 안하는데 예방 백신 접종을 우선 했어야 하느냐"고 꼬집었다.

고은실 “장애아들 위한 치료시설 우선접종 제외 문제”

제주도의회 고은실 의원. [제주도의회]
제주도의회 고은실 의원. [제주도의회]

고은실 의원은 장애아를 위한 치료시설들이 우선접종 대상에서 제외된데 대한 문제를 토로했다. 유흥업종 종사자에 대한 우선접종보다 장애아들을 상대하는 시설 종사자 등을 우선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 의원은 "장애아동들이 많이 가는 치료실, 이 치료실은 사회복지시설이 아니라 개인 사업장이긴 하지만 분명 취약대상 아이들이 가는 곳"이라며 "그런데 그러한 부분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뿐만 아니라 "(임 국장이) 단호하게 유흥업소 종사자들의 우선접종이 필요하다고 하듯이 취약계층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었을 텐데, 장애아동과 이들을 치료하는 선생님들을 위한 방역은 제외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장애아동들이 이용하는) 언어치료실, 심리치료실이 개인시설이지만 자율접종이라는 이름 하에서는 (우선접종) 대상에 넣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고려하지 않았다"며 "장애아동이나 심리치료 지원을 받는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이다. 빠진 부분을 챙겨달라"고 주문했다.

임태봉 “전파력 높고 밀집·밀접·밀폐 등 고려 판단”

임태봉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이 15일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에 출석,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임태봉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이 15일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에 출석,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임 국장은 이에 대해 "제주도는 집단별로 발생하는 분야별 우선순위를 받아서 (자율접종 우선순위를) 정했다"며 "받은 것들을 검토하고 방역당국 입장에서 도민에게 전파력이 높거나 피해를 끼친 분야, 그리고 밀집·밀접·밀폐가 우려되는 것을 고려해 판단했다"고 답했다. 유흥업소 종사자 직군이 도민에게 'n차' 감염될 가능성이 높은 직군이라는 설명도 했다.

'문턱이 높다'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문턱이 높은 게 아니다. 매일 새벽부터 저녁까지 방역 당국이 정말 정신없이 지내고 있다"며 "어떻게 소통하라는 것인지 짐작은 한다"고 대답했다. 장애아동 이용 시설 종사자가 제외된데 대해서는 "세밀하게 확인하지 못했다"며 "복지부를 통해 제도적으로 지원되는 곳은 다 (예방 백신을) 맞았다. 지원 근거를 살펴보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제주도는 최근 예방 백신 자율접종 우선순위에 유흥주점 종사자를 포함했고 이들에 대한 접종은 오는 26일과 내달 초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반발이 확산하며 제주도 인터넷 홈페이지 '제주자치도에 바란다'에는 유흥업소 종사자 우선순위 접종을 반대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15일 오전 제주특별자치도 인터넷 홈페이지 '제주자치도에 바란다' 갈무리.
15일 오전 제주특별자치도 인터넷 홈페이지 '제주자치도에 바란다' 갈무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