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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호 못 썼으니 가져간 돈 돌려줘야”
“‘제주일보’ 제호 못 썼으니 가져간 돈 돌려줘야”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1.06.23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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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제주일보방송 김대형 회장 부당이득금 소송 일부 승소 판결
세무서·밀린 임금 정산 등 ‘옛 제주일보’ 직원들 총 6억여원 갚아야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수억원을 주고 산 이름(상표)을 쓰지 못하게 됐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산 사람은 '돈'을 나눠 가진 이들에게 돌려 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그 손을 들어줬다. <제주일보>라는 이름을 둘러싼 소송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23일 언론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제주지방법원 제2민사부(재판장 류호중)는 지난 10일 (주)제주일보방송 김대형 회장이 대한민국(제주세무서)과 A씨 등 총 28명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세무서와 A씨를 비롯한 28명은 6억5500여만원을 김대형 회장에게 지급해야 한다.

재판부는 피고 28명 개별적으로 작성된 배당금액을 이번 사건의 소장 부본 송달일자(2020년 2월)부터 선고가 이뤄진 6월 10일까지 연 5%의 이자를, 그 이후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이자를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때문에 실제 지급해야 할 금액은 더 늘어나게 된다.

김 회장은 2014년 12월 법원경매를 통해 9억원을 주고 <제주일보> <濟州日報> 등 제호를 매입, 이듬해 1월 19일 상표권이전등록까지 했지만 제호 사용의 독점적 지위를 상실하자 이 같은 소송을 제기했다. 김 회장이 제호를 구입하며 지급한 돈은 세금(국세)과 2015년 9월 최종 부도 처리된 (주)제주일보사(회장 김대성) 직원(옛 제주일보 직원)들의 밀린 임금(퇴직금) 등으로 지급됐다.

김 회장은 제호를 산 뒤 2015년 11월 <제주일보>를 발행했다. 당시 (주)제주일보(회장 오영수)가 발행하는 <제주일보>도 있어서 한 때 법인이 다른 두 곳의 신문사에서 '같은 이름'의 <제주일보>가 배달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사진 위가 (주)제주일보(대표 오영수)의 '제주일보', 아래가 (주)제주일보방송(대표 김대형)의 '뉴제주일보' ⓒ 미디어제주
사진 위가 (주)제주일보(대표 오영수)의 '제주일보', 아래가 (주)제주일보방송(대표 김대형)의 '뉴제주일보' ⓒ 미디어제주

이후 (주)제주일보가 <JJ제주일보> <제주新보> 등으로 제호를 변경했고 (주)제주일보방송이 <제주일보>라는 이름으로 신문을 발행했다. 그러나 특허심판원이 2016년 6월 16일 <제주일보> <濟州日報> 상표에 대한 등록무효심판청구를 받아들였고 같은 해 8월 20일 확정됐다. 제주지방법원도 2017년 1월 (주)제주일보방송이 (주)제주일보를 상대로 낸 상표사용금지 소송에서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2015년 9월 30일 부도 처리된 (주)제주일보사와 (주)제주일보방송 간 상표권 양도양수 계약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양도양수 계약이 무효이기 때문에 상표권(제호) 이전등록 역시 무효라는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상표권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고, 존재하지 않는 상표권을 매각목적물로 한 (법원의) 매각명령도 무효여서 피고들이 각자 배당받은 돈을 김 회장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김 회장이 피고들의 배당일 다음날(2015년 2월 28일)부터 법정이자의 지급을 요구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고 소장 부본 송달일자 기재일을 기준으로 했다.

이에 따라 제호 판매 대금으로 밀린 임금을 정산한 '옛 제주일보' 직원들은 다시 돈을 반납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27명이 내놔야 할 금액은 3억5000여만원에 이른다. 개인별로 적게는 300만원대에서 많게는 2000만원 이상이다.

한편 <제주일보>라는 제호는 지난해 7월 15일부터 (주)제주일보 측이 발행하는 신문에 사용되고 있다. 이전까지 <제주일보>를 사용해온 (주)제주일보방송은 현재 <뉴제주일보>라는 이름으로 신문을 발간하고 있다.

‘제주일보’라는 같은 제호로 2개의 신문에 동시에 발행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2015년 11월 9일 ‘제주일보’라는 같은 제호로 2개의 신문에 동시에 발행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사진 위가 (주)제주일보방송(대표 김대형)이 발행한 '제주일보'이고 아래가 (주)제주일보(대표 오영수)가 발행한 '제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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