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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 상생협력 협약, ‘250억원’ 명시하는 데만 급급”
“강정마을 상생협력 협약, ‘250억원’ 명시하는 데만 급급”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1.06.03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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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 ‘강정마을 상생협력 협약 체결 동의안’ 심사보류
“상생화합 선언해놓고 도의회에 동의안 제출, 순서가 맞는 거냐” 지적도
강정마을 갈등 치유 및 공동체 회복을 위한 상생협력 협약 체결 동의안이 3일 열린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 심사보류 결정이 내려졌다. 사진은 행정자치위 회의 전경.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강정마을 갈등 치유 및 공동체 회복을 위한 상생협력 협약 체결 동의안이 3일 열린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 심사보류 결정이 내려졌다. 사진은 행정자치위 회의 전경.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강정마을의 갈등을 치유하고 공동체 회복을 위한 상생협력 협약(안)이 해묵은 마을 공동체의 갈등을 해소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주도의회에서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이상봉)는 3일 제주도가 제출한 ‘강정마을 갈등 치유 및 공동체 회복을 위한 상생협력 협약 체결 동의안’을 심의, 이같은 지적을 쏟아낸 끝에 결국 심사보류 결정을 내렸다.

그나마 이경용 의원(국민의힘, 서귀포시 서홍‧대륜동)이 “가장 중요한 것은 공동체 회복을 위해 마을에서 주민들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해줘야 하는 게 맞다”면서 제주도가 마을회 요구를 수용해 마련한 협약(안)에 손을 들어줬지만, 다수 의원들은 갈등을 치유하고 마을 공동체를 회복하겠다면서 5년 동안 매해 50억원씩 250억원 지원이 명시된 협약 내용을 두고 “정작 ‘상생’을 위한 노력은 없고 ‘지역발전’ 내용만 담긴 것 아니냐”는 신랄한 질타가 이어졌다.

허법률 도 기획조정실장도 이 부분에 대한 의원들의 지적에 “협약안에 50억이 명시돼 있지만 주어와 서술어를 보면 ‘노력한다’는 문구가 있다”면서 “예산이라는 게 협약을 통해 정한다고 해서 확정되는 게 아니가 승인‧의결권은 도의회에 있다”고 자세를 낮췄다.

다만 허 실장은 “우려되는 부분은 50억이라는 금액을 확정적으로 명시하는 것이 맞는가 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지원금은 협약으로 정하는 것보다 정부의 지역발전계획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이 사항은 수차례 마을과 협의를 거쳐 완성된 것인 만큼 의회에서 의견을 주면 재협의를 통해 수정할 수 있도록 노력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강철남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연동을)은 지난달 31일 상생화합 선언식을 통해 협약 내용을 다 발표해놓고 뒤늦게 동의안을 제주도의회 제출한 이유를 추궁하고 나섰다.

이에 오성율 강정공동체사업추진단장은 “상생화합 선언식을 먼저 개최한 후에 MOU를 체결하기 위해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기금 심의에 관한 사항은 의회에 협조를 구했고, 아직 협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라는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강 의원은 “동의안에 대한 가부 결정이 안된 상태에서 선언식을 먼저 개최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순서가 거꾸로 됐다”고 꾸짖었다.

특히 그는 협약안 내용에 대해서도 “강정 주민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트라우마센터나 사면에 대한 얘기는 없고 돈 얘기만 하고 있다”면서 “마을에서 요구하는 돈 얘기, 일자리, 시설물만 만들어주면 공동체 회복이 되는 거냐”고 따져묻기도 했다.

오 단장은 이에 대해 “사법처리된 248명에 대한 명예 회복을 위해서는 앞으로도 정부에 적극 건의하는 등 계속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문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일도1‧이도1‧건입동)도 “협약서에 마을 발전을 위한 기금도 중요하지만, 사법처리된 주민들에 대한 사면 노력가 트라우마센터 관련 등에 대한 내용이 폭넓게 들어가야 한다”고 주문, 강 의원의 지적을 거들고 나섰다.

이에 오 단장이 “협약서 내용은 강정마을에서 건의한 내용”이라고 항변했지만, 문 의원은 “왜 자꾸 마을 얘기만 하는 거냐. 마을회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있지 않느냐”고 오 단장의 답변 태도를 나무랐다.

하지만 오 단장은 “이게 도와 마을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마을회 의견도 충분히 들어봐야 한다”면서 “마을회에 정확하게 의사를 묻어보고 답변을 드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상봉 위원장은 오 단장에게 “그동안 주민들과 다양한 소통을 하지 않은 거 같다”면서 “오랜 기간 동안 신체적, 심리적 고통 뿐만 아니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한 수면장애 불안, 악몽, 우울증, 대인기피 등 증상을 겪고 있는 분들의 상처를 보듬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경제 비용, 숙원사업이라는 부분에서는 접근하려고 하면 또 다른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더디 가더라도 상처를 받은 분들의 얘기를 다 존중해줄 수는 없겠지만, 마을에서도 적극 포용해 나가고 행정에서 보다 큰 틀에서 접근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결국 행자위는 이날 상정된 ‘강정마을 갈등 치유 및 공동체 회복을 위한 상생협력 협약 체결 동의안’에 대한 심사를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제주도가 해군기지반대주민회를 비롯한 주민들과 수년째 강정에 머물고 있는 평화활동가들을 배제한 채 마을회 의견만을 담은 협약(안)을 제출했다가 도의회에서 퇴짜를 맞은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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