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 지역 근해에 설치돼 등대 역할을 했던 ‘도대불’ 등이 제주특별자치도의 등록문화재로 등록이 예고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제주 등명대(燈明臺)와 ‘제주 관음사 후불도’, ‘제주 금붕사 오백나한도’ 등 3건의 제주근대문화유산을 제주특별자치도 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등록문화재 등록은 문화재청이 시·도 등록문화재 제도(2019.12.15. 시행)를 도입하면서 지난해 12월 31일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재 보호 조례’가 개정됨에 따라 근·현대 제주문화유산의 체계적인 보존·활용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제주 등명대(燈明臺)는 현대식 등대가 도입되기 전 제주도 근해에 축조된 옛 등대로, ‘도대불’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현재 제주도에만 남아있는 유산으로 희소성이 있는 데다, 제주 현무암을 응용해 각 지역마다 독특한 형태로 축조되는 등 근·현대 시기 어업 문화와 해양생활을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해양문화자원으로서 역사성과 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에 문화재 등록이 예고된 등명대는 원형성을 간직한 제주시 소재 4기(고산리, 김녕리, 북촌리, 우도 영일동)와 서귀포시 소재 2기(대포동, 보목동) 등 모두 6기다.
또 제주 관음사 후불도는 1940년 10월 17일 근현대 불교미술을 대표하는 화승(畵僧)인 금용 일섭(金蓉 日燮) 스님이 관음사 성내포교당에 봉안하기 위해 그린 불화다.
특히 화기(畵記)와 일섭 스님의 자필기록인 ‘연보(年譜)’에는 해당 불화를 그리기 위해 제주에 입도한 시기와 함께 참여한 화승, 작업내용 등이 기록돼 있고, 해당 불화의 초본이 현재 김제 부용사에 남아있는 등 작품성을 갖춘 근대기 불화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있다.
제주 금붕사 오백나한도는 화기(畵記)가 기록되지 않아 정확한 제작연대 및 제작자 등은 알 수 없지만, 20세기 전반 근대기의 특징적인 제작기법과 화풍을 지닌 불화다.
국내 현존하는 불화 가운데 한 폭의 화면에 오백나한을 그린 희귀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근대불교회화사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로 평가됐다.
이번에 문화재 등록이 예고된 3건은 30일 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이해관계자와 각계의 의견을 수렴, 도 문화재위원회 심의 등을 통해 등록문화재 등록 여부를 최종 확정하게 된다.
김대근 세계유산본부장은 “등록문화재는 지정문화재와 달리 주변 지역에 대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등록문화재 제도 홍보를 통한 도민 인식 개선에 노력하는 한편, 숨은 제주 근대문화유산들을 적극 발굴해 제주도 등록문화재 등록을 확대하고 가치를 재조명하는 데 힘써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