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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의귀천 정비사업 ‘하천 파괴’ 우려…공사 중단해야”
“서귀포 의귀천 정비사업 ‘하천 파괴’ 우려…공사 중단해야”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1.05.10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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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환경운동연합 성명 통해 원형 보전 방법 모색 요구
“침수 피해 우려 주변 토지 매입 방식이 효율적” 주장도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환경운동연합이 현재 진행 중인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천 정비 사업의 중단을 촉구했다. 정비 공사 과정에서 상당한 훼손이 우려돼 '하천 파괴 방식'이 아닌 원형을 최대한 보전하는 방법 모색을 역설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10일 성명을 내고 "의귀천의 원형을 파괴하는 하천 정비 사업을 중단하고 홍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이번 기회에 제주 하천의 환경적 가치를 고려한 종합적인 보전 계획 수립을 요구했다.

의귀천 정비사업 구간 내 상록활엽수림 등. [제주환경운동연합]
의귀천 정비사업 구간 내 상록활엽수림 등. [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의귀천에 대해 남원읍 수망리에서 발원, 의귀리를 지나 태흥리에서 해안으로 흐르는 길이 12km의 하천이라고 설명했다. 하천 양안(하천 양쪽 변)으로 울창한 상록활엽수림과 기암괴석이 있고 하천 중간에 깊은 소(沼)가 있는데다 하구에는 희귀어류인 구굴무치와 검은구굴무치가 서식하는 곳이라고 부연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의귀천 하천정비 구간을 조사한 결과 제방을 쌓을 양안은 구실잣밤나무 등의 다양한 노거수가 분포하고 있고 하천 안은 곶자왈을 방불케 할 정도로 숲이 울창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귀포시 당국이 최대한 나무 훼손을 덜하게 한다고 하지만 공사 과정에서 양안의 상록활엽수림과 기암괴석은 훼손이 불가피하다"며 "실제 공사 현장에서 여러 나무와 바위가 훼손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의귀천 정비사업 공사 현장. [제주환경운동연합]
의귀천 정비사업 공사 현장. [제주환경운동연합]

또 "행정당국이 의귀천 정비 공사를 제방 높이가 낮고 하천 폭이 협소해 집중호우 시 월류에 따른 침수피해를 방지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 것은 홍수 피해의 원인을 너무 단순화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피력했다. 침수피해가 지표면에 대한 개발로 인해 불투수성 면적이 늘어나고 물길이 왜곡돼 모든 물길을 하천으로 돌리면서 예전보다 물이 많아져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만약 의귀천 침수피해가 계속된다면 하천 정비보다 침수되는 하천 주변의 토지를 매입하는 방식이 비용과 효율면에서 훨씬 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침수피해 원인을 정밀하게 분석해 하천을 파괴하는 형태가 아닌 원형을 최대한 보전하는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의귀천만 아니라 제주의 하천 정비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때"라며 "제주 하천의 환경적 가치를 살리는 방향으로 대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의귀천 지방하천 정비사업은 농지와 인(민)가를 홍수피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제방축제 및 교량을 가설, 재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것으로 2019년 5월 시행계획이 고시됐다. 오는 2023년 12월까지 4.9km 구간에 대한 하천정비와 교량 5개소 가설을 내용으로 한다.

의귀천 정비사업 구간도. 구간을 나눠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의귀천 정비사업 구간도. 구간을 나눠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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