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5:54 (금)
제주 지역 주취폭력 여전 재범률 90% 달해
제주 지역 주취폭력 여전 재범률 90% 달해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1.04.27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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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경찰서 작년 입건 피의자 1만597명 중 19% ‘주취상태’
강력사건 36%·폭행 31% ‘술 마시고’…반복·연쇄적 발생
“검거만으론 근절 한계 치료·재활 등 유관기관 협력 필요”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벌이는 ‘주취 범죄’가 줄지 않고 있다. 전체 범죄 사건 중 주취 상태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다, 주취 범죄는 범행이 연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강력한 대응과 계도 등이 요구되고 있다.

27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제주시 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범죄로 입건된 피의자 수는 1만597명으로 전년 1만96명에 비해 4.96%(501명) 늘었다. 이 중 주취상태 비율은 19%(2015명)로 지난해 20%(2020명)와 비슷한 수치를 나타냈다.

제주동부경찰서. ⓒ 미디어제주
제주동부경찰서. ⓒ 미디어제주

특히 지난해 발생한 중요 범죄사건 중 1/3 가량이 술에 취한 상태에서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강력사건(살인, 강간, 방화, 강도 등)으로 입건된 151명 피의자 중 술에 취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사례는 전체의 36%인 54명으로 집계됐다. 폭행의 경우도 피의자 2302명 중 31%인 725명이 주취 상태였다.

또 술로 인한 범죄는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주취폭력 사범의 경우 재범률이 89.9%에 이르고 있다.

실제 지난달 말 상습 업무방해 등으로 붙잡힌 50대 남성 A씨의 경우 공무집행방해 등 전과 28범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현재 업무방해 3건과 경범죄처벌법 위반(관공서 주취소란) 등으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상태다. 같은 달 생활폭력사범(업무방해 등)으로 검거된 50대 남성 B씨도 전과 24범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지난해 11월 제주시 소재 식당 2곳에 술에 취한 채 들어가 손님들에게 시비를 걸며 업무를 방해하고 지난달에도 식당에서 이유 없이 행패를 부리다 붙잡혔다.

오충익 제주동부경찰서장이 27일 관내 주취폭력 현황과 대책 등에 대한 기자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오충익 제주동부경찰서장이 27일 관내 주취폭력 현황과 대책 등에 대한 기자 브리핑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경찰은 이에 따라 주취폭력 발생 우려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흉기를 사용하거나 인명 사고 등 중대한 피해 발생 시 다른 경찰관서 등과 연계, 입체적인 조사를 벌이며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피의자의 전과 여부 등을 확인해 상습성과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 지역 주민을 상대로 여죄를 수사하는 등 종합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 오충익 서장은 이와 관련 “술을 마시고 돈이 없으면 주인과 시비와 주변 폭행, 그리고 출동한 경찰관에 대한 공무집행방해까지 이어지는 등 주취폭력의 범죄는 연쇄적으로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검거만으론 주취폭력 근절에 한계가 있다”며 “자치단체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엄정한 대응만 아니라 치료 및 재활까지 재범을 줄이기 위한 연계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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