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8 21:23 (목)
“세월호 참사 7년…생존자들의 고통 지금도 진행형”
“세월호 참사 7년…생존자들의 고통 지금도 진행형”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1.04.13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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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생존인 15명 국가 상대 배상소송
13일 법원 앞 회견서 ‘트라우마’ 토로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후 7년이 지났지만 생존자들은 여전한 고통을 호소하며 법적인 소송에 나섰다.

세월호 참사 당시 살아남은 제주 생존자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모임 등은 13일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제주 세월호 생존자 국가배상소송 제기'에 따른 기자회견을 열었다.

세월호 참사 제주 생존자는 24명이고 이번 국가배상소송에는 15명이 참여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생존자들은 지금도 끝나지 않은 트라우마를 토로했다.

13일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제주 세월호 생존자 국개배상소송 제기'에 따른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미디어제주
13일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제주 세월호 생존자 국개배상소송 제기'에 따른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미디어제주

생존자 윤길옥씨는 "트라우마로 인해 여전히 정신과 치료와 약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며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바라는데 아직도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천씨는 "캄캄하면 잠을 못 자 불을 켜야 한다. 그러다 보니 가정도 피해를 입었다. 지금은 혼자 여기저기서 전전하며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생존자들의 어려움이) 청와대까지 전달돼야 한다. 모든 게 규명되고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장은복씨는 "현실적으로 살아가면서 위태위태하다. (심리적으로라도) 치유가 됐으면 좋겠다"고 힘든 심정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마음으로 치유를 받고 평온한 삶을 살아나갔으면 좋겠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13일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제주 세월호 생존자 국개배상소송 제기'에 따른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미디어제주
13일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제주 세월호 생존자 국개배상소송 제기'에 따른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참사 당시 단원고 학생들을 끝까지 구하다 구조된 '세월호 의인' 김동수씨는 참석하지 못했고 아내 김형숙씨가 대신했다.

김씨는 "남편이 어제 정신과약 16일치(약 30~40알)를 한꺼번에 먹고 쓰러졌다"며 "남편은 죽기 위해 약을 먹은 게 아니라 살기 위해 약을 먹은 것"이라고 울먹였다. 김씨는 "남편이 눈을 뜨고는 16일을 맞이할 용기가 없다고 한다. 생존자들은 모두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며 "생존자들이 죄인이 됐다. 나는 남편이 편하게 16일을 맞이하길 바란다. 남편이 예전 김동수로 돌아온다면 (지금의) 소송도 다 필요가 없다. 그 때 그 사람이 돌아오지 못하기 때문에 여기에 선 것이다"고 했다.

이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금액은 1인당 2000만원, 총 3억원이다. 금액은 앞으로 더 늘거나 줄 수 있다.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원곡법률사무소 최정규 변호사는 "생존자마다 상황이 다르고 2015년 받은 배상금도 다르다"며 "소송 절차를 통해 재평가가 이뤄지면 금액이 재산출돼 청구 금액이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2015년 배상결정 시 피해자(생존자)들의 동의가 장애에 대한 불완전한 평가를 전제로 이뤄졌다"며 "이 같은 내용을 밝히기 위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세월호 참사는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항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면서 탑승객 476명 중 304명이 사망한 사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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