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정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에도 ‘반기’
원희룡, 정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에도 ‘반기’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1.03.1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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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산정 근거조차 불분명한 공시가격으로 증세 고집” 직격
“표준주택 공시가격 오류 투성이” 전국 지자체 합동조사 제안

제주연구원, 도내 439곳 표준주택 공시가격 검증 결과 47곳에서 오류 발견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원희룡 지사가 정부의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줄곧 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혀오긴 했지만, 이는 공시지가를 단계적으로 현실화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기조를 거스르는 것이어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원희룡 지사는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LH 사태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산정 근거조차 불분명한 공시가격으로 증세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그는 “오류 투성이 공시가격은 동결해야 마땅하다”며 전국 모든 지자체에 공시가격 검증센터를 설치해 공동주택 공시가격과 표준주택 공시가격을 전면 재조사할 것을 제안했다.

원 지사는 제주도가 지난해 5월 19일 감사원이 발표한 ‘부동산 가격공시 제도 운용 실태’ 감사 결과에 따라 도내 전체 4451개의 표준주택 중 토지‧주택간 역전 현상이 나타난 439개의 표준주택 공시가격을 검증한 결과를 들어 “지난 1월 25일 공시된 표준주택 공시가격은 오류투성이였다”며 “공동주택 공시가격이라고 해서 다를 리 없다”고 주장, 전국 지자체가 전면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도는 439곳의 표준주택 공시가격을 검증한 결과 47곳에서 오류가 발견됐다면서 “약 11%의 표준주택이 관련 법률과 정부 지침을 위배해 적격성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이같은 표준주택 공시가격 오류로 인해 공시가격이 왜곡된 개별 주택이 최소 1134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1134명의 납세자가 국토부와 한국부동산원의 과실로 인해 재산세를 부당하게 덜 냈거나 더 냈음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잘못된 공시가격 때문에 부당한 세금 부과는 물론 어르신들의 기초연금 탈락이나 취약계층의 생계급여 탈락, 중산층의 건강보험료 증가 등 모든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제주도가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 현장 조사 결과를 토대로 유형화한 도내 표준주택 선정 오류 사례.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제주도가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 현장 조사 결과를 토대로 유형화한 도내 표준주택 선정 오류 사례. /사진=제주특별자치도

구체적으로 제주도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공시가격검증센터가 제주연구원에 ‘표준주택 공시가격와 적정성 및 과세 형평성을 위한 연구’를 의뢰, 연구를 수행한 결과 우선 표준주택으로 선정해서는 안되는 폐가 및 공가(빈집)가 표준주택으로 선정돼 주변 개별주택의 공시가격을 왜곡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조사 결과 폐가 또는 공가가 표준주택으로 선정된 사례는 18곳으로, 이로 인해 353곳에 달하는 주변 개별주택의 공시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게 산정됐다는 것이다.

일반 주택을 리모델링해 카페, 사진관, 음식점, 민박점 등으로 활용되는 건물이 표준주택으로 선정된 사례도 9건이 확인됐다.

이 경우에는 주변 215곳의 개별주택 공시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산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상가와 숙박시설, 리모델링‧증축 주택이 표준주택으로 선정된 것은 2019년 뿐만이 아니라 2020년, 2021년에도 개별주택의 공시가격 비례 산정에 이용됐다”며 “이는 한국부동산원의 현장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부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건축물대장에 존재하지 않는 무허가 건물을 표준주택의 과세 대상 면적에 포함시키거나 포함시키지 않은 데 대해서는 “모든 과세가 공정하고 평등하게 이뤄져야 하는 ‘조세 평등주의’를 위배한 것”이라는 주장을, 표준주택의 면적 산정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4건의 사례에 대해서는 “면적 오류는 역전현상을 보인 439개 표준주택만 조사했음에도 다수 발견된 만큼 전체 4451개 표준주택으로 확대하면 더 많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이에 제주도는 “표준주택 선정 오류나 정확성이 결여된 면적 산정 문제로 많은 도민들이 피래흘 본 것으로 확인됐다”며 제주시와 서귀포시 읍면지역과 동지역을 선정해 주택 공시가격 전수조사에 착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잘못된 공시가격을 이용해 증세 기조를 지속하는 정부 정책에 제동을 걸기 위해 ‘공시가격 현실화 멈춤법’ 제정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원 지사는 이와 관련, “표준주택 공시가격 오류로 도민과 국민들의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중지하고 정부가 직접 나서서 제주도가 설치한 공시가격검증센터를 전국으로 확대, 부동산가격 공시 업무 실태를 전면 재조사해야 한다”며 정부에 이를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어 원 지사는 “잘못된 공시가격으로 인한 국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서울 서초구와 합동조사를 하기로 합의했다”며 보궐선거 후 전국적으로 합동조사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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