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 “흉기 빼앗기자 다른 흉기 찾아” 살인미수 고의 인정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자신이 일하는 어선의 선장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베트남 선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는 24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베트남인 L(35)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L씨는 지난 7월 23일 오후 제주시 애월읍 애월항에 정박 중인 목포선적 안강망어선 K호(72t)에서 선장(54·목포)을 흉기로 살해하려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L씨는 갑판에서 선원들과 고기상자를 정리하던 중 선장이 작업을 나무라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L씨는 재판에서 '행위'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살해할 마음이 없었고 중간에 스스로 멈춰 고의가 없었음을 주장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당시 흉기로 피해자(선장)를 찌른 뒤 다른 사람에게 흉기를 빼앗기자 주변에 다른 흉기를 찾으려 해 고의성이 인정됐다.
재판부는 “범행이 미수에 그쳤지만 피고인이 흉기를 다른 사람에게 빼앗긴 뒤에도 다음 범행을 위해 주변에 다른 흉기를 찾기도 했다”며 “그럼에도 살인의 고의가 없다거나 범행을 도중에 스스로 멈췄다고 주장해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우리나라에서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현재 베트남에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다”며 “피해자의 상해 정도와 범행 동기 및 범행 후 정황, 나이, 성행 등 제반 조건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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