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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위 행위자 명퇴수당 수천만원·임원 핸드폰 할부금까지 챙겨
비위 행위자 명퇴수당 수천만원·임원 핸드폰 할부금까지 챙겨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0.12.10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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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감사위 2020년 제주도개발공사 종합감사 결과
자격 없는 기관 49억 수의계약·출장여비 식비 중복도
기관경고 등 30건 행정 조치·19명 신분조치 등 요구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 지하수를 판 수익으로 개발사업 등을 하는 제주특별자치도 산하 공기업 제주도개발공사의 비위가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감사위원회는 2020년도 제주도개발공사(이하 공사) 종합감사 결과 보고서를 10일 내놨다. 이번 감사는 2018년 8월 1일 이후 추진한 업무 전반에 대해 이뤄졌다. 경영상태 분석을 통한 기관 운영 건전성, 목적에 맞는 개발사업 및 공익사업 추진 적정성, 인사 및 조직과 예산·회계·계약 등의 투명성 확보 등에 중점을 뒀다.

이에 따르면 공금횡령 등이 의심되는 비위 행위자에 대해 특별감사나 감사위에 조사 청구를 검토하지 않고 비위 행위자가 면직 의사를 밝혀 명예퇴직 신청서를 제출하자 사실관계 확인 없이 종결 처리했다. 명예퇴직 결격 사유 여부를 임의 판단하며 명예퇴직수당으로 7928만여원 쥐어 준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위는 이에 대해 제주도지사에게 공사에 대한 기관경고를, 공사 사장에게는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를 요구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감사위원회. ⓒ 미디어제주
제주특별자치도감사위원회.

예산·회계 및 계약에 있어서도 문제가 나타났다. 지하수에 관한 조사업무 추진 시 지하수영향기관으로 등록한 자를 대상으로 경쟁입찰을 통해 계약 상대자를 선정해야 함에도 시추조사와 관측정 설치 사업 등 2건에서 49억8600만원 상당을 특정기관과 수의계약한 것으로 지적됐다. 해당 특정기관은 당시 법령상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니었다. 선정에 있어서 객관성과 투명성이 훼손됐고 다른 지하수영향조사기관은 경쟁입찰에 참여할 기회를 잃은 셈이다.

2018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는 본부장 이상 임·직원이 개인 휴대전화 단말기할부금까지 챙겼다. 개인명의의 휴대전화 사용료 등을 공공운영비로 지급하면서 업무에 사용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업무와 무관한 단말기할부금 부가서비스이용료까지 사용료에 포함시켜 지급했다. 이 기간 임·직원 18명이 챙긴 통신요금을 뺀 단말기할부금 및 부가서비스이용료는 671만여원이다.

임직원이 도내·외 출장 시 현지에서 업체 관계자 등 회의 참석자들와 회의비 예산으로 식사한 경우 사후 정산에서 출장여비 중 해당 식비를 빼고 지급해야 하지만 이를 제외하지 않은 채 전액 지급하기도 했다. 2018년 8월 1일부터 올해 7월 말까지 식비 중복지급 사례는 880건에 이르고 식비를 중복으로 받은 출장자 수는 234명으로 집계됐다.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도 있다. 공사는 2016년 9월 지정 금융기관 선정 경쟁입찰 공고 시 제안서 평가 항목에 임직원 혜택 제공을 위한 대출과 예금 우대금리 항목을 명시했다. 입찰 참여 금융기관이 장학금 지원과 할인 등의 제안을 하자 이를 수용해 제안서를 평가한 뒤 지정 금융기관으로 선정된 은행으로부터 각종 혜택을 받았다. 2017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임직원 자녀 장학금으로 1500만원을 받았다. 감사위는 또 “정확한 수를 알 수 없는 직원들이 협약이 정한 각종 금리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 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앞서 지난 8월 25일 지방자치단체 등 1540개 공공기관에 ‘공직자 등에 대한 할인 및 장학금 혜택 제공 관련 실태점검과 대책’을 통보하면서 직무와 관련 있는 공직자 등에게 할인 및 장학금 혜택 제공 시 청탁금지법상 금품 등 제공·수수에 해당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전경.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전경.

이와 함께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주시 지역 내 6개 지구에 소규모 행복주택 건설을 추진하면서 A동 사업의 경우 총 사업비가 200억원 이상(216억여원)이어서 타당성 검토 대상인데 타당성 검토를 이행하지 않았다. 도지사 보고와 도의회 의결을 거치지도 않았고 제주도로부터 공공주택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뒤 이사회 의결을 받아 도지사에게 보고한 후 추진해야 하지만 이사회 의결을 받지 않았다. 이 사업은 타당성 재검토와 도지사 보고 및 도의회 의결 등 절차 이행 방안 강구가 요구됐다.

제주삼다수 옥외광고물을 부착하고 도내·외에 돌아다니는 삼다수 운송 차량 중 상당수가 불법인 것으로 이번 감사에서 지적됐다. 옥외광고물을 부착한 도내 운송차량 41대 중 33대와 도외 운송차량 28대 등 61대가 옥외광고물 허가를 받지 않아 불법 광고물을 그대로 부착 운행한 것이다.

산업안전보건 및 안전관리에서도 문제가 속출했다. 지난해 안전협회에 위험성 평가를 의뢰하면서 유해 및 위험요인이 있는 생산라인에 설치된 압력용기 2기 등 총 8종의 기계·기구, 설비를 누락한 채 평가하도록 했다. 평가 결과 허용 불가능 위험 판정을 받은 135건 중 33건은 감소대책에 따른 시설개선 등의 조치를 일부만 하거나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뒀다. 11건의 산업재해 발생에 대해 수시 위험성 평가도 하지 않았다.

이 외에도 태풍 피해 긴급 복구 공사를 시행하면서 철거면적 등의 과다 산정으로 221만 여원이 과다 지급됐다. 통합 건설사업관리용역을 시행하면서도 공사 착공 42일이 지나서야 용역에 착수했고 책임건설사업기술자는 고급기술인을 배치해야하지만 특급건설인을 배치해 2638만여원 상당의 예산을 더 쓴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위는 이번 감사 결과를 토대로 기관경고, 시정, 주의 등 30건의 행정 조치와 19명에 대한 신분 조치, 893만여원의 회수 조치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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