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유사강간 전 제주대 교수 측 ‘재판 공정성’ 문제 제기
제자 유사강간 전 제주대 교수 측 ‘재판 공정성’ 문제 제기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0.12.09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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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1심 재판 증거 아닌 추측으로 결론 내린 듯”
“성폭력 사건 진심어린 용서 있나…합의가 중요” 주장
광주고법 제주부 항소심 2차 공판서 “이상하다” 일침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교수 재직 시절 자신의 제자를 유사강간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전 제주대학교 교수의 변호인이 재판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가 오히려 1심 형량이 낮은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이번 사건에 어떻게 작용될지 주목된다.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재판장 왕정옥)는 9일 유사강간 등 혐의로 1심(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 재판장 장찬수)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받은 전 제주대 교수 J(61)씨에 대한 항소심 2차 공판을 속행했다.

J씨는 제주대 교수 시절인 지난해 10월 30일 제주시 소재 모 노래주점 (룸)안에서 학부생인 여 제자(24)의 신체를 만지고 유사강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되자 검찰과 J씨는 양형부당 등의 이유로 모두 항소했다. 1심 재판부는 J씨가 피해자와의 합의서를 제출했지만 '진정한 용서'를 알아보겠다며 피해자 신문을 했고, 피해자는 법정에서 '어쩔 수 없는 금전적인 합의'를 이야기하며 엄벌을 탄원한 바 있다.

27일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받은 박모(51)씨에 대한 항소심 두 번째 공판이 열린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 ©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는 지난해 10월 제주시 소내 노래주점에서 자신의 여 제자를 유사강간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받은 전 제주대 교수 J(61)씨에 대한 항소심 2차 공판을 9일 속행했다. 사진은 항소심 공판이 열린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 ©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이날 항소심 2차 공판에서 J씨의 변호인은 1심 재판부가 '진정한 용서' 여부를 묻기 위해 피해자를 법정에 출석시킨 것을 문제 삼았다. 이 과정에서 J씨의 사회적인 이력도 드러났다.

변호인은 피고인 신문을 통해 J씨가 제주도선거방송토론회 위원, 제주지방법원 조정위원,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 KBS 시청자 위원 등을 지낸 점을 거론한 뒤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이 큰 잘못을 저질러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피해자와 (추가) 합의도 어렵다"며 "1심 법정에서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했지만 (1심에서 제출된) 합의서에 '처벌 불원'이 명시된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1심에서는 진심어린 용서가 아니라고 했는데 성폭력 사건에서 진심어린 용서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합의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인간적인 용서를 합의금으로 받을 수 있을 지 의문이다. 피고인이 교수 직을 잃었고 제주도 떠나야 할 상황"이라며 선처를 구했다.

또 다른 변호인은 "1심 재판부가 (피고인이) 면담을 가장한 계획적인 범행으로 봤지만 (피고인은) 자신과 같은 처지의 학생을 위로하기 위해 만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1심 재판부가 증거가 아닌 추측으로 결론 내린 것 같다. 1심의 양형(2년 6개월)의 공정성에 의문이 든다"며 "피고인이 6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하고 있고 많은 반성을 하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가 집행유예로 선처를 바란다"고 부연했다.

재판부 “공소사실 비해 형량 가볍다는 생각도”

피고인 “사회적 물의 참회·죄송…선처 바란다”

항소심 재판부는 변호인들의 변론에 '일침'을 놨다. 재판부는 "변호인들이 1심 양형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인간적인 용서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이상하다"며 "금전적인 합의를 했다고 해서 집행유예가 당연한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1심 재판부도 (합의서 제출 등) 그런 부분을 충분히 고려해서 선처한 것 같다"며 "공소사실에 비해 (양형이) 가볍다고 생각될 정도"라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오는 23일 오전 이번 사건에 대한 선고를 예고했다.

한편 J씨는 최후 진술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J씨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참회하고 죄송한다"고 입을 열었다. J씨는 "아들이 내년 5월 결혼하는데 축하의 말도 전하지 못하고 있다"며 "도덕성이 강조되는 교수로서, 정말 이슬만 먹으면서 살려고 했는데 지금의 내 모습은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끝으로 "지금까지 손가락질 안 받으며 살려고 했는데 내 잘못에 의해 너무 죄송하다"며 "판사님들의 선처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1심 때와 같은 징역 6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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