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여론조사 앞두고 ‘관권 홍보’ 나선 제주도정
제2공항 여론조사 앞두고 ‘관권 홍보’ 나선 제주도정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0.11.26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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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도민회의 논평 “원희룡 지사, 부당한 관권 홍보 중단하라”
도 관계자 “반대측은 전단지 나눠주고 현수막도 걸지 않느냐” 볼멘소리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도가 제주 제2공항에 대한 도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여론조사를 앞두고 성산 제2공항 여론 홍보전에 나서 ‘관권 홍보’라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는 26일 관련 논평을 내고 원희룡 지사를 직접 겨냥해 부당한 관권 홍보를 중단하고 도민 의견수렴 여론조사를 객관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에서 실시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도가 직접 ‘제주 제2공항 이렇게 추진됩니다’라는 소책자를 제작해 도 전역에 걸쳐 무작위로 배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제주도가 제2공항에 대한 도민 의견수렴 여론조사를 앞두고 직접 제작해 배포중인 제2공항 관련 홍보 소책자 표지.
제주도가 제2공항에 대한 도민 의견수렴 여론조사를 앞두고 직접 제작해 배포중인 제2공항 관련 홍보 소책자 표지.

50페이지로 구성된 이 소책자에 대해 비상도민회의는 “현 제주공항 확충은 불가능하며, 성산 제2공항이 최적지라는 국토교통부의 거짓과 왜곡된 주장을 그대로 싣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비상도민회의는 제주도를 겨냥해 “도의회와 함께 제2공항 갈등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도민 의견수렴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했으면 중립적 입장에서 절차를 주관해야 한다”면서 “여론조사를 통해 민의를 수렴해야 할 지방자치단체가 국토부의 주장을 여과 없이 도민에게 전달하는 국토부 산하기관 같은 행태를 버젓이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비상도민회의는 “도민과 지방자치의 이름으로 원희룡 지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원 지사를 직접 겨냥해 “원 지사는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을 말할 자격도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비상도민회의는 “지사 개인의 독단으로 정치적 중립의 의무가 있는 공무원들과 세금을 동원해 관권 여론 개입도 서슴지 않는 원 지사의 반칙과 꼼수에 도민들은 분노하고 있다”면서 “그러면서 감히 대권을 말할 수 있는지 경악스러울 따름”이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이에 비상도민회의는 “도민들의 민의도 공정하게 수렴하지 못하는 정치인이 어찌 국민의 민의를 대변할 수 있단 말이냐”며 “원 지사와 제주도정은 지금 즉시 관권 여론전 홍보를 중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여론조사 협의 과정에 대해서도 비상도민회의는 “여론조사 문항은 당연히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방안’을 묻는 대안 질의 방식이어야 한다”면서 “따라서 도민들에게 의견을 묻는 문항은 당연히 ‘현 제주공항 확충이냐 성산 제2공항 건설이냐’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산읍 전체 가중치를 줘야 한다는 제주도의 입장에 대해서도 “가당치 않은 일”이라며 일축했다.

성산 제2공항이 건설된다면 도민 사회 전체에 오랜 기간 동안 중대한 영향을 미칠 시설이기 때문에 도민 전체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당연한 상식이라는 얘기다.

이상헌 도 공항확충지원단장이 전날 브리핑에서 ‘정부 입장’이라면서 ‘현 공항을 대안으로 도민 의견이 모아지더라도 의미없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비상도민회의는 “제주도민을 위해 일해야 할 도청 소속 공무원이 국토부 대변인처럼 행세하며 제주도의회와 함께 준비하고 있는 도민 의견수렴 과정을 폄하하고 부정한 것”이라며 “이상헌 단장은 지방자치단체 제주도 공무원인가, 아니면 국토부 소속 공무원인가”라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특히 비상도민회의는 문재인 대통령도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문제는 도민의 뜻에 따르겠다고 약속했고 국토부 장관도 정부‧여당과 함께 당정 협의를 통해 제주도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절차에 의해 도민 의견을 수렴해 제출할 경우 이를 정책 결정에 충실히 반영, 존중한다고 밝혔던 점을 들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도민 의견수렴은 이러한 과정에서 탄생된 소중한 결과물이며, 제주도는 이를 온전히 진행하고 마무리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도 소속 공무원이 국토부 소속 공무원인 듯 대통령과 장관, 정부‧여당의 합의를 부정하는 발언으로 대놓고 망발을 한 것으로, 공무원의 품위를 지키지 못한 징계감에 해당하는 매우 비상식적인 행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도 공항확충지원단의 다른 한 간부 공무원은 언론과 전화 통화에서 해당 소책자에 대해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건 아니고 행정 내부적으로 공직자들이 알아둬야 할 사항이라서 나눠주고 있다”면서 “코로나 때문에 주민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고 답변했다.

특히 이 간부 공무원은 버스 광고에 대해서도 질문하자 “반대대책위는 도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전단지도 나눠주고 현수막도 걸고 있지 않지 않느냐”며 “버스 광고도 내용을 보면 자극적인 내용을 억제하고 기본적인 팩트에 따라 알고 있어야 할 정도만 홍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도 관계자의 이같은 답변은 도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여론조사를 공정하게 객관적으로 진행해야 할 제주도가 스스로 그 책임을 방기한 채 직접 여론전에 뛰어든 것임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어서 도민사회 비판을 자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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