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21:53 (금)
'경력 같은 신입' 원하는 기업들... 청년에게 필요한 건 "실패할 기회"
'경력 같은 신입' 원하는 기업들... 청년에게 필요한 건 "실패할 기회"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0.11.12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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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할 기회, 더 큰 내일을 만든다①] 들어가며
지금,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실패할 기회'를 주는 사회적 차원의 지원이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취업난이다. 매해 나오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며 더 심화하고 있다. 신규 인재 채용에 소극적인 기업이 많아서다.

이는 청년에게도 통용된다. 통계로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발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0년 6월까지 조사 중, 가장 최근(2020년6월)의 청년 실업자(만 15~29세) 수가 가장 많다. 실업률도 최근이 가장 높다. 2014년 37만8000명, 9%의 청년실업률이 2020년 6월에는 45만1000명, 10.7%로 증가한 모양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2020년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 중 일부 발췌.

또 통계청의 2020년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19년 10월과 2020년 10월 각각 조사 결과, 1년 사이 20~50대 고용률이 하락했음을 알 수 있다. 2020년 10월 기준, 고용률이 전년동월대비 상승한 연령대는 60대 이상뿐이다.

특히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25만명이 감소, 고용률은 2.0%p 하락했다.

취업난은 매해 거론되는 사회적 이슈이면서도, 도무지 해결 방안을 찾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이처럼 분명 과거보다 더 심각해졌고, 당장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 ‘취업난’의 현실.

취업난의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물론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경력자 같은 신입’을 뽑는 채용 문화가 아닐까.

‘경력자 같은 신입’. 사실 말이 안 된다. ‘경력자’와 ‘신입’은 양립할 수 없는 단어다.

그런데도 많은 수의 기업이 ‘경력자 같은 신입’을 원한다. 곧장 실무에 투입할 인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높은 연봉의 경력자를 채용하기는 힘든 현실이라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젊고, 일 잘하는 신입을 채용하려 한다.

문제는 여기서 나온다. 신입사원이 한 사람의 역할을 하려면 적응 기간이 필요한데, 회사는 이를 기다려줄 여력이 안 되기 때문이다.

'경력자 같은 신입'을 원하는 채용 시장에서, 경력이 없는 청년 인재들은 경쟁력을 잃게 된다.

일반적으로 신입사원의 회사 적응 기간은 1년으로 통용된다. 6개월은 업무 적응 기간, 나머지는 업무 숙달과 본격적인 교육 기간이다.

자본이 탄탄한 대기업, 혹은 인재 양성이 가능한 회사라면 정말 ‘신입’을 채용해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알다시피, 강자보다는 약자가 많은 것이 현실이며,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신입사원을 꿈꾸는 청년과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괴리가 생긴다. “모두가 경력을 뽑으려 하는데, 신입인 나는 어디 가서 경력을 쌓나요?”라는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경력자 같은 신입’을 원하는 채용 시장의 현실. 이 이야기를 장황하게 늘어놓은 까닭이 있다. 높은 청년 실업률을 단지 ‘대기업만’, ‘편한 자리만’ 선호하는 청년의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각 기업은 자신들이 원하는 인재상을 채용할 권리를 가진다. 누가 나서서 ‘경력 같은 신입’을 선호하지 말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결국 가혹하지만, 취업이 급한 청년들에게 당장 필요한 건 ‘경력자 같은 신입’이 될 수 있도록 돕는 형태의 지원이다. 실패해도 괜찮으니, 네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도전해보라는 사회적 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 취업 시장 구조 자체를 바꾸기란 불가능에 가까우니 말이다.

즉, '실패할 기회'를 통해 더 큰 내일을 설계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도움을 줘야 하겠다.

다음 기사에서는 이를 위해 탄생한 제주더큰내일센터의 취업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실패할 기회'를 받아, 미래를 그리는 중인 청년들의 사례를 탐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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