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1심 무죄’ 중국인 “피해 여성 거짓말에 10개월 갇혀”
성폭행 ‘1심 무죄’ 중국인 “피해 여성 거짓말에 10개월 갇혀”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0.10.28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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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법 제주부 28일 특수강간 등 혐의 40대 결심공판
검찰 징역 7년 구형 “피해자 진술 일관 무고 이유 없어”
변호인 “‘피해자 진술’ 증거 동의 사법공조 때문 불가피”
피고인 “돈을 위해 그런 것…헤어지자고 하니 신고” 주장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검찰이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1심 재판에서 무죄를 받은 중국인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무죄선고에도 불구하고 검찰 항소로 제주서 사실상 구금 생활 중인 해당 피고인은 "피해 여성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재판장 왕정옥)는 28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특수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중국인 바모(42)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바씨는 지난해 12월 24일 저녁 서귀포시 소재 모 주택에서 중국인 여성 A(44)씨를 흉기로 위협, 강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음날인 25일 저녁에도 같은 주거지에서 전날 행위로 겁을 먹은 A씨를 강간한 혐의도 있다.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광주고등법원 제주부. ⓒ 미디어제주

바씨는 지난 7월 2일 1심(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에서 특수강간 및 강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고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만 유죄가 인정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당시 바씨가 강간 등의 혐의를 부인하고 검찰이 증거로 제시한 피해자 고소장과 검찰에서의 진술조서를 동의하지 않아 피해자의 법정진술(증인신문)이 필요한데 첫 재판이 열리기 전인 3월 7일 중국으로 귀국해 유죄로 인정할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바씨는 검찰 항소로 출국정지돼 제주출입국·외국인청 보호실에서 사실상 구금 생활을 하고 있다.

바씨는 1심과 달리 항소심에서 피해자 진술에 대한 증거 채택에 동의했다. 바씨가 수사기관에서의 피해자 진술을 증거로 동의하면서 검토됐던 중국과의 사법공조요청은 이뤄지지 않게 됐다.

검찰은 이날 바씨에게 1심때와 같은 징역 7년을 구형하며 "진행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본질적으로 누구의 진술이 맞는지 (항소심) 재판부가 신빙을 따져 달라"고 이야기 했다. 이어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다"며 "피해자 몸에서 폭행 흔적이 확인됐고 피고인이 사용한 흉기도 확보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무고했다고 주장하는 데 무고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바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체류기한을 넘긴 불법체류 신분이고 죄목이 특수강간이라 도주 우려가 있다고 구속됐는데 1심서 절차적 문제로 무죄를 받았다"며 "하지만 (검찰이 항소하며) 출국이 정지됐고 (사실상) 구금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고 피력했다. 또 "(피해자 진술 증거 동의를 하지 않으면 중국와의) 사법공조 절차를 기다려야해 불가피하게 증거로 동의한 것"이라며 "실체적 진실을 밝혀달라"고 설명했다. 특히 피해자와 남자친구와의 SNS 대화 내용, 피해자와 피고인의 관계 등을 거론하며 "피해자가 사실을 왜곡한 진술이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바씨는 최후 진술에서 "피해자가 처음부터 거짓말을 했다. 강간당했다고 하면서 (나에게) 여보라고 했겠느냐"며 "다 돈을 위해서 그런 것이다. 그 여자의 실체를 알고 헤어지자고 하자 그 이후 경찰에 신고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1심 재판 동안인 6개월 내내 갇혔다가 무죄가 나왔는데 다시 출국 정지를 당하고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갇혔다. 지금 검사 때문에 폐인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도 했다. 바씨는 "2심 재판부는 공정하다고 믿는다. 정확한 판단을 내려주길 바란다"며 "계속 이렇게 된다면 부모님과 저는 죽게 된다. 수입은 나 하나 뿐인데 10개월 동안 중국에 돈을 보내지 못했다. 부디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다음달 11일 오전 10시 바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속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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