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4:43 (금)
훗날 함께 자랑해요, "이 아름다운 숲, 내가 지킨 곶자왈"이라고
훗날 함께 자랑해요, "이 아름다운 숲, 내가 지킨 곶자왈"이라고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0.10.27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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곶자왈공유화재단, 곶자왈 공유화 운동 위한 릴레이 캠페인 개최
11월 2일 ~ 29일까지, 기금 신청하면 '명예의 전당' 영원히 등재
아름다운 제주 곶자왈의 모습. (사진=곶자왈 공유화 릴레이 캠페인 홈페이지)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 탈레스(Thales)가 한 말이다.

어쩌면 이 땅 제주에 어울리는 말이 아닐까 싶다. 제주 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현무암 깊은 곳, 지하수 덕분에 제주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하수가 만들어지는는 곳, 곶자왈이다. 

곶자왈은 숲을 뜻하는 제주 방언 '곶'과, 가시덤불을 뜻하는 '자왈'이 만나 형성된 단어다. 현무암류 암괴들 위에 형성된 숲을 의미한다.

우리는 제주의 숲이, 곶자왈이 훼손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제주의 난개발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거론된 지도 오래다. 코로나19로 인간의 자연 파괴가 어떻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지도 알고 있다.

그런데 왜, 아직도, 제주 곳곳에서는 대규모 도로공사가 진행되는 걸까. 건물을 세우려 나무를 베고, 숲을 깎는 자연 훼손 문제는 여전한 걸까. 

"후세들이 뭘 먹고 살 것이냐에 대한 생각이 없는 것이 문제죠. 곶자왈 훼손이 가속화되면 어떤 피해가 올 것인가에 대해선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생태 환경이 파괴되고, 제주의 경관이 무너집니다. 그러면 제주의 관광도 끝납니다. 그런데요,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지하수 문제입니다." /곶자왈공유화재단 김국주 이사장

곶자왈공유화재단은 제주의 사유지 곶자왈을 함께 매입해 '공동자산'으로 가꾸고, 보전하자는 취지에서 2007년 설립된 민간단체다. 제주 전체 곶자왈 면적 105.5㎢ 중 사유지는 대략 60%에 달하는데, 이들 중 10%인 200만평을 매입하겠다는 것이 재단의 목표다.

"곶자왈공유화기금을 통해 2007년부터 2020년 9월말 기준 누적 금액은 약 160억원인데요. 이 중 사유지 곶자왈을 매입한 금액은 약 100억9000만원입니다. 매입 금액 중에서도 100억원은 제주신화월드에서 기탁한 기금이고요. 현재까지는 약 26만평의 사유지 곶자왈 매입이 완료가 된 상황입니다." /김국주 이사장

김 이사장은 환경 파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주인의식 부재'라는 관점에서 살피고 있다. 단순히 '난개발' 문제로 접근하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그는 "아름다운 제주를 보전해야 한다는 주인의식이 부재한 탓에, 환경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다" 말한다. 이 땅 제주를 사랑하고, 지켜야 한다는 주인의식. 후세에게 '살기 좋은 제주'를 물려줄 거라는 의식이 아직 우리 사회에 온전히 자리잡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곶자왈은 보전가치가 높은, 동식물들의 터전일 뿐 아니라 도민의 생명수라고 할 수 있는 지하수를 함양하는 주인공입니다. 제주 공기를 청정하게 하는 제주 환경의 허파이기도 하고요. 따라서 아무리 사유지라 하더라도, 곶자왈 훼손이 무분별하게 이뤄져서는 안 됩니다." /김국주 이사장

내 땅이니, 내 맘대로 해도 된다는 생각. 내 땅에 도로가 생기고, 높은 건물이 세워지면 땅 값이 올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을 터. 

하지만 김 이사장은 '사유지'에 대한 사회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내 땅이니 내 맘대로'가 아니라, '후세에 물려줄 이 땅을 잠시 빌려 쓰고 있으니, 잘 가꾸고 지켜야 하는' 사유지의 개념이 자리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 변화는 소수 단체나 행정의 노력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 도민 개인의 인식 변화가 따라야 한다.

제주 땅의 근원, 지하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곶자왈공유화재단의 '2020, 삶이 아름다운 곶자왈 동반자 - Heritage Companion' 캠페인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그래서 곶자왈공유화재단이 새로운 캠페인을 시작한다. 이전보다 적극적인 모양의 움직임이다.

캠페인명은 '2020, 삶이 아름다운 곶자왈 동반자 - Heritage Companion'. 곶자왈공유화운동의 시민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릴레이 캠페인이다. 곶자왈 사유지 매입을 위한 모금에 참여하면, 곶자왈 공유화 운동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캠페인 참여는 11월 2일부터 29일까지, 개인이나 단체, 기업 누구나 할 수 있다. 월 1만원 이상, 혹은 일시불 10만원 이상 기금을 기탁하면 '곶자왈 유산 동반자'로 선정된다. 5인 이상 '곶자왈 유산 동반자'를 모집해 오면, '곶자왈 유산 매니저'라는 명예가 수여된다. 

주목할 점은 '곶자왈 유산 동반자'와 '유산 매니저' 모두 곶자왈공유화재단 건물에 위치한 '명예의 전당'에 영원히 이름을 남길 수 있다는 사실이다. 훗날 곶자왈공유화운동을 통해 지켜진 곶자왈 앞에서,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이 곶자왈을 지키는 데, 나도 일조했단다"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을 테다.

곶자왈공유화운동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캠페인 참여를 원한다면, 아래 방식을 통해 참여하면 된다.

캠페인 참여 방법

1. 온라인 신청: 릴레이캠페인 사이트(www.gotjawal-relay.net) > 곶자왈공유화기금 기탁 신청서 작성

2. 오프라인 신청: 곶자왈공유화기금 기탁신청서 작성 > 우편 또는 이메일 발송, 곶자왈공유화재단 사무국에 직접 제출도 가능

3. 전화 신청: 곶자왈공유화재단 사무국(064-783-6047)

한편, 이번 곶자왈공유화재단은 도민들의 캠페인 참여 독려를 위해 매주마다 참여 현황을 공개할 방침이다. 자세한 사항은 릴레이캠페인 웹사이트(www.gotjawal-relay.net)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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