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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6년차 초보농사꾼, 제주서 미래를 본다
귀농 6년차 초보농사꾼, 제주서 미래를 본다
  •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
  • 승인 2020.09.3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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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 공동 기획] 친환경 감귤 재배 농업인 이수영씨
"친환경 농업, 수확량 적어 어려움 … 지속가능 농법이라는 생각 변함없어"

제주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1차산업, 그중에서도 농업은 현재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점차 가속화되고 있는 기후변화와 생태계 훼손, 코로나19 창궐 등으로 인해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제주 농업 생태계에도 변화의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이 흐름에 주목을 받는 게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바라보는 친환경농업이다. 제주도인터넷신문기자협회(미디어제주·제이누리·제주의소리·제주투데이·헤드라인제주)와 (영)제주특별자치도친환경연합사업단은 농업과 친환경 먹거리의 현주소를 바라보고 이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공동 기획 보도에 나선다. <편집자주>

제주 입도 및 귀농 6년차인 이수영(42)씨.
제주 입도 및 귀농 6년차인 이수영(42)씨.

[제이누리 고원상 기자]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의 마을 안쪽, 골목을 따라 감귤밭이 이어졌다. 방풍림으로 심어진 삼나무는 밭과 밭의 경계를 따라 하늘 높이 뻗었고, 그 밑으로 노란 감귤이 가을 햇볕을 받아 익어가고 있다.

제주 입도 6년차의 이수영(42)씨의 손이 바삐 움직였다. 그가 일군 1만6500㎡의 감귤밭 입구에는 다른 밭과 다른 팻말이 하나 있다. ‘친환경 인증농지’라 쓰인 팻말이다.

감귤밭에서 만난 이씨의 피부는 농사꾼에 어울릴 법하게 건강한 빛깔로 익어있었다. 그는 표정에서도 활력이 묻어났다. 그는 “농업에 뛰어든지는 아직 6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어린시절부터 늘 뛰어들고 싶었고, 제주에 와서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대학생 때부터 늘 농사를 짓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대학 시절 구제금융(IMF) 사태를 경험했는데, 그때는 다들 힘들었지만 농업 쪽이 특히 힘들었다. 또 농업 쪽은 일을 한 만큼 대우를 받지 못하는 현실도 보였다. 그래서 나라도 농업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오랜 시간 준비하고 귀농을 하게됐다.”

경기도 부천에서 나고 자라 서울에서 어엿한 직장도 다니고 있던 이씨였다. 하지만 늘 마음은 농삿일에 쏠렸다. 착실히 준비도 했다. 36살이 되던 해 그는 제주로 향했고 밭을 빌렸다. 그리고 '친환경 농법' 간판을 내걸고 감귤 재배에 나섰다.

제주 입도 및 귀농 6년차인 이수영(42)씨가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에 있는 자신의 감귤밭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제주 입도 및 귀농 6년차인 이수영(42)씨가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상창리에 있는 자신의 감귤밭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친환경 농법에는 무농약 재배와 유기농 재배가 있다. 무농약 재배는 어느 정도 화학비료도 사용하지만 유기농 재배는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당연히 유기농 재배가 인증을 받기도 더 힘들다. 3년 동안 유기농 재배를 해왔다는 것을 증명해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이씨는 올해 감귤 유기농 재배 3년차다. 내년 유기농 재배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그가 친환경 농업을 고집하는 이유는 땅을 생각하는 마음에서다. 또 그것이 농민과 자연이 공존하는 방법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많이 사용하다보면 토지도 자연스럽게 산성화될 수 밖에 없다. 그럼 화학 비료를 더 많이 사용해야 하고 땅도 피폐해진다. 결국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서는 친환경농업이 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려움이 있다. “농약을 쓰지 않으면 아무래도 수확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소득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는데 저는 아직 초보다보니 더 힘든 부분이 있다. 아직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하지만 그의 표정엔 여전히 활기가 넘친다. 땅을 사랑하는 결기에 스스로의 일은 그저 자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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