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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영 감독 '사라진 시간'…대중은 외면, 평단은 환호
정진영 감독 '사라진 시간'…대중은 외면, 평단은 환호
  • 미디어제주
  • 승인 2020.09.1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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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호평 세례를 받고 있는 영화 '사라진 시간'[사진=영화 '사라진 시간' 포스터]
해외서 호평 세례를 받고 있는 영화 '사라진 시간'[사진=영화 '사라진 시간' 포스터]

배우 정진영의 감독 데뷔작 '사라진 시간'이 해외서 호평을 얻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국제영화제·판타지아영화제 등 해외 영화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평단의 극찬을 받고 있다.

영화 '사라진 시간'은 의문의 화재사건을 수사하던 형사 '형구'(조진웅 분)가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왕의 남자' '7번방의 선물' '국제시장' '택시운전사'까지 4편의 천만영화부터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풀잎들' 등 다양성영화, 연극 등 전방위적 활약을 펼쳐온 베테랑 배우 정진영이 영화감독에 도전해 화제를 모았다.

고교 시절부터 영화감독을 꿈꿨던 정진영은 고민과 갈등 끝에 4년 전부터 영화 '사라진 시간'을 준비했다고. 직접 시나리오를 집필하고 제작사를 차리는 등 열정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6월 국내 개봉 당시에는 관객들에게 "난해하다"는 평을 받았다. 스릴러의 외피를 하고 있으나 그 안에 다양한 장르를 결합하고 스토리와 전개도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 관객들을 혼란하게 만들었던 것. 총 누적관객수 18만명으로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국내외 평단에서는 극찬 세례를 받았다.

"기존의 어법이나 규칙을 모두 깨고 하고 싶은 대로 하자", "자유롭게 낯선 이야기를 시작해보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연출에 임했다는 정진영 감독의 뜻대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건, 전개 방식 등으로 자유로운 작품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적 문법을 뒤집고 철학적 질문을 건네는 작품의 진지한 태도에도 호평이 따랐다.

2020년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 독립영화제 프로그래머인 알바로 아로바는 "'사라진시간'은 놀라운 작품이다. 데뷔작에서 이미 세련된 스타일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정진영 감독은 영화 속 모든 장면을 침착하고 헌신적으로 연출할 뿐만 아니라 품위와 상상력을 뿜어낸다"고 평했다.

영화제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팔로마 데마는 "이 영화의 톤 변형은 플롯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다. 영화 속 주인공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매우 놀랍고 우아하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제24회 판타지아영화제서는 2관왕에 올랐다. 정진영은 신인감독 특별언급상을, 주연 배우 조진웅은 영화제 대표 섹션인 슈발 느와르에서 남우주연 특별언급상의 영예를 안았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판타지아영화제는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장르 영화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20일부터 2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개최됐다.

영화제 측은 정진영 감독에 대해 "신인감독상 부문이지만 베테랑 감독의 작품처럼 잘 숙성된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고 놀라운 구성과 심플한 설정 속 유머에 현혹됐다"고 평했다.

또 조진웅에 대해서는 "정교하게 가슴을 파고드는 연기와 끔찍한 부조리와 번뇌를 겪은 '형구'에게 보내는 조진웅 배우의 헌사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 부에노스아이레스국제독립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 이어 판타지아영화제서도 수상한 정진영 감독의 '사라진 시간'은 지난 6월 극장 상영했다. 현재는 IPTV 및 디지털 VOD 서비스로 만날 수 있다.

 

아주경제 최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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