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8 17:21 (목)
"내가 걸어온 길 이야기로, 너만의 나침반을 찾길 바라"
"내가 걸어온 길 이야기로, 너만의 나침반을 찾길 바라"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0.08.07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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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에게서 듣는 직업 이야기, '2020 오현고 별의별 만남'
졸업생 27인이 후배에게 전하는 분야별·직업별 생생 경험담
윤영길 한국체육대학교 사회체육학과 교수의 강연 장면.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교사, 기획자, 경영인, 공무원, 경찰, 수의사… 각자 마음 속 꿈을 펼치기 위해 학생들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좋을까.

질문에 답을 구하는 학생들을 위해 특별한 행사가 마련됐다. 오현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2020 별의별 만남’ 행사다.

8월 7일 오현고에서 열린 ‘2020 별의별 만남’ 행사는 ‘별도봉 기슭에서의 특별한 만남’을 뜻한다. 오현고의 위치가 별도봉과 가깝다는 이유로 지어진 이름이다.

‘2020 별의별 만남’ 행사는 스포츠, 방송, 광고기획, 교육, 예술, 건축 등 각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전문가 27인이 오현고를 방문해 강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JDC 꿈꾸는 학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학생들에게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목할 점은 초청된 27인의 강연자 모두가 오현고 출신이라는 사실. 후배들은 자신의 꿈과 관련이 있거나, 관심이 있는 주제의 강연을 선택해 수강할 수 있다. 강연자로 나선 27인의 선배들은 삶을 통해 터득한 전문 지식과 지혜를 후배들과 나눈다.

"스포츠를 전공한다는 것은, 단순히 농구나 축구와 같은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분야와 스포츠를 연결해 볼 수 있어야 하죠."

후배들 앞에 선 윤영길 한국체육대학교 사회체육학과 교수가 말했다. 그가 맡은 강연의 주제는 “세상을 만드는 스포츠, 스포츠가 만드는 세상’.

윤영길 한국체육대학교 사회체육학과 교수. (오현고 36회 졸업생)

윤영길 교수는 운동선수 외에도 세상엔 스포츠와 관련된 직업이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국가대표 운동선수들의 멘탈코치로 활약한 이력이 있는데, 학생들에겐 다소 생소한 ‘멘탈코치’의 역할과 중요성을 경험에 빗대어 설명해 이해를 도왔다.

“평양에 원정 경기를 갈 때, 고민이 있었습니다. 김일성 경기장에서 들릴 엄청난 북한 측 응원 소리를 (우리 선수들이)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그래서 굉장히 좋은 스피커를 우리 선수들 운동장에 준비했어요. 연습하는 내내 북한 응원가를 크게 틀었죠. 선수들이 경기장 소음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준비한 건데요. 멘탈코치는 이처럼 (선수들을) 심리적으로 지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선수들의 멘탈(마음, 정신)을 관리해온 ‘멘탈코치’답게, 그는 학생들의 인생에 도움이 될 조언을 하나 전했다.

“무언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생각이 많아질 때. 머릿속이 복잡할 때. 두 가지 기준을 두고 판단을 내려보세요. 첫째, 이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 생각인가. 둘째,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사안인가.”

그는 나에게 도움이 되는 생각이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사안이라면 고민하고 답을 찾아도 좋다고 말한다. 반대로, 당장 해결해야 할 일에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이거나,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사안이라면 고민을 접는 것이 ‘멘탈 관리’에 유리할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의 생각이 긍정접근인지, 부정회피인지 생각해보라”며 “긍정접근”의 방식으로 현상을 대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 축구선수가 북한과의 경기를 앞두고, ‘북한을 이기지 못하면 축구 인생이 끝난다’라며, 불안해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조언했습니다. ‘북한을 이기면 새로운 축구 인생이 시작될 것이다’라고. 이처럼 사고를 바꾸라고. 이것이 바로 ‘긍정접근’의 사고방식이죠.”

끝으로 그는 후배들을 향해 늘 ‘긍정접근’의 사고방식으로, 불안한 마음을 이겨내는 강한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강주섭 한양대 의과대학 교수. (오현고 28회 졸업생)

한양대 의과대학 강주섭 교수의 강연도 있었다.

그는 의사이자, 연구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전문위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위위원회 전문위원, 한국의료분재조정중재원 자문위원 등 다양한 기관에서 지식을 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유명세답게, 강연장은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온 후배들로 가득 차 있었다.

특히 그는 이번 강연에서 약리학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을 알기 쉽게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연인 만큼 담배와 음주 등의 위험성을 상세히 전하기도 했다.

“여기 흡연하는 친구들 있나요? 손 한번 들어볼까요,”

그가 돌발질문을 했다.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다.

“흡연이 인체에 미치는 나쁜 영향은 정상 폐와 흡연자의 폐를 보면 알 수 있죠. 사진을 보실까요.”

그는 흡연자의 폐, 알코올 중독자의 간, 코카인 중독으로 사망한 사람의 뇌, 스테로이드 영향으로 문제가 생긴 혈관 등의 사진을 공개했다. 어쩌면 '끔찍하다'라고 말할 법한 사진들이다.

그런데도 그가 사진들을 들고 온 까닭. 후배들이 약물 오용과 남용의 위험성을 깨닫고, 성인이 되어서도 지금과 같은 건강을 지키길 바라기 때문이다.

한편, 그의 강연이 끝나갈 무렵, 조용히 손을 들고 질문하는 한 학생이 있었다. 의사, 혹은 의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추천해줄 만한 서적이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이라는 서적을 추천하고 싶네요. 제가 한양대 의과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양강좌에서 다루고 있는 서적이기도 한데요. 포스트코로나시대, AI, 빅데이터 등 첨단 디지털 시대에 사는 우리가 어떤 자세로 향후 진로 탐색을 해야 하는지. 통찰력 있게 쓴 책입니다.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오현고의 각 교실에서 3~4교시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된 ‘2020 별의별 만남’. 전문가 선배로부터 들은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가 이들의 꿈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선배들은 이날의 강연을 통해 후배들이 행복한 진로를 선택하고,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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