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형 정신분열 심신미약 감경 사유 해당 불구 범행 수법 잔혹해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지난해 제주시 월평동에서 이웃 남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이 여성은 항소심 선고 후 재판부를 향해 욕설을 날리기도 했다.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재판장 왕정옥)는 22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임모(50.여)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열고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다. 임씨는 지난해 12월 17일 제주시 월평동 소재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A(57)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임씨는 A씨와 이웃에 살며 오가는 관계로, 사건 직후 가족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 의해 당일 오후 늦게 버스에서 긴급체포됐다.
임씨는 1심에서 징역 20년이 선고되자 정당방위,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망상형 정신분열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는 것이다. 임씨는 1심 재판 과정에서도 재판부를 바라보며 "판사님 풀어주세요" "판사님 잘 생겼어요" "판사님 사랑해요" 등 횡설수설하기도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그러나 임씨의 원심(1심) 재판에서 심신미약으로 인한 감경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 잘못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형법 제10조(심신장애인) 2항이 심신미약에 의한 감경을 명시하고 있지만 임씨의 잔혹성이 매우 중하다는 것이다. 피해자는 얼굴과 목 등을 수 차례 찔린 상태로 발견됐다.
재판부는 이날 "인간의 생명을 빼앗은 범죄고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한데다 피고인이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심 재판 후 양형을 변경해야 할 특별한 사유가 나타나지 않은 점 등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할 때 원심의 판단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피고인의 항소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임씨는 자신의 항소가 기각되자 "판사님 죽이겠다" "동부경찰서 XXX" 등의 욕설을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