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8 14:32 (목)
[호소문] 마을은 누구의 것인가?
[호소문] 마을은 누구의 것인가?
  • 미디어제주
  • 승인 2020.07.13 11:22
  •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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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는 바쁘다. 개발로 바쁘다. 쉴 새 없이 사람이 들어오고, 쉴 새 없이 공사 차량이 오간다. 그걸 매일 봐야 하는 우도 주민은 아프다고 한다. 우도라는 땅도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우도 주민 이름으로 호소문이 들어왔다. 그 이야기를 <미디어제주> 지면에 담는다. 주민이 생각하는 개발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호소문이다. [편집자 주]

섬마을 우도에 개발로 인한 갈등이 끝이 없습니다. 이미 놀이동산이 되어버린 섬은 하루종일 삼륜 오토바이와 관광버스만이 해안가를 빙빙 돌고 있으며, 도항선 배가 끊기는 밤이 되면 적막강산이 되어 마치 죽음의 도시가 된 듯합니다. 이로 인해 마을 경제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으나, 누구 하나 깊게 들여다보지 않은 채, 마을 공동체는 붕괴되고, 섬의 미래 또한 방치되고 있습니다.

며칠 전, 한 마을에서 추진하고 있는 해중전망대 사업이 공유수면 허가를 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이로 인한 섬의 자연환경 변화에 대해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지금 이 시각에도, 지역 유지들은 케이블카, 모노레일, 풍력발전시설, 해저터널 등 마을의 풍경을 되돌릴 수 없는 지경으로 만들어 놓을 개발 사업 논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추진했던 짚라인 사업은 실패하여, 덩그러니 두 개의 쇳덩어리 철탑만 남겨져 있는 실정인데, 우도봉 아래 톨칸이 옆 대규모 리조트는 굉음을 울리며 공사가 시작되었고, 이 또한 해당 마을의 비호 아래 진행되고 있으니, 하나의 섬 우도에서 여기저기 일어나고 있는 이 개발의 난장을 어찌해야 할까요?

우도는 개발 당하는 땅이다. 우도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이 멀리 보인다. 미디어제주
우도는 개발 당하는 땅이다. 우도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이 멀리 보인다. ⓒ미디어제주

심각한 문제는 하나의 섬 우도가 4개 리 12개 동별로 개발 논의를 각각 진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의 섬 우도의 미래를 위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전체 공론화 과정 없이 몇몇 사람들의 주도하에 개별 이기주의가 발동하여 모두를 분열시키고 있습니다. 평화롭던 마을이 대체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불과 십여 년 전의 일입니다. 아름다운 자연의 섬 우도가 관광지로 알려지면서 관광객들이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마을의 몇몇 사람들이 큰 배를 만들어 도항선을 띄워 돈벌이에 나섭니다. 그러면서 항구가 있는 두 개의 마을에만 마을 발전 기금을 주게 됩니다. 언뜻 보아 지리적으로 타당해 보이는 이 조치가 연평리 한마음이었던 섬마을을 분열시키는 실마리가 되었습니다. 이후, 도항선에 주식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나, 두 항구 이외의 마을 사람들은 마을별 개발 사업을 부추기는 사업자들에 의해 휩쓸리게 된 것입니다.

돈벌이를 탓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업은 섬 전체의 미래에 해를 끼치지 않는지를 우선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미래의 후손에게 물려줄 자연에 죄를 짓는 일이거나, 공익에 반하는 잘못된 사업은 멈추어야 합니다.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고립되어 있던 섬마을이 농어업에서 관광으로 산업의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 기존 공동체의 가치와 주민들의 삶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순박한 주민들은 경험이 부족하여, 이를 노리는 자본가들의 선동에 취약한 점이 있음을 인식하고, 자본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본래의 순수성이 변질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오래된 공동체는 유지되어야 하고, 마을의 토대가 되는 자연환경은 지켜져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여 섬마을 공동의 미래를 위한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이를 주도할 마을의 어른은 어디에 계십니까? 청년들은 누구의 뒤를 따라야 합니까?

마을의 자연은 누구의 것입니까? 바닷속 불길이 치솟아 섬이 만들어진지 수십만년에 비해 겨우 이백여 년도 되지 않는 사람의 역사를 내세워 섬의 주인 행세를 할 수는 없습니다. 우도는 당신의 것도 나의 것도 아니며, 우리 모두의 것도 아닙니다. 우도는 자연 스스로의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섬마을 우도의 미래를 위해 호소합니다. 우도의 자연은 현세대와 미래의 후손들을 위한 소중한 자산입니다. 부디 이제부터라도 섬의 원형을 파괴하는 개발 논의를 중단하고, 자연을 지키는 일에 동참해 주십시오!

- 해중전망대 사업 추진을 중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 케이블카, 모노레일, 해저터널 등 우도 자연경관을 해칠 난개발 사업논의를 중단해 주시고, ‘우도면 종합발전계획’에서 제외해 주시기 바랍니다.

- 마을의 바탕인 자연환경을 중심으로 하는 섬마을의 미래에 대한 토의를 시작하고, 모두 함께 이 논의에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0년 7월 우도 주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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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하다 2020-07-15 18:03:53
우도사람님..제가 예민한게 군게 아닙니다..전 밑에 글쓰신분 이야기 한겁니다. 나쁜방법이라는거에 화가
난겁니다. 국민청원이라는 말 역시 밑에 계신분이 하신말에 대해 쓴겁니다. 그런데 저한테 그거에 댓글에
지적을 하는건 용감하지 않다는식에 말씀으로 절 먼저 지적한신거에요..누가 내 부모욕 하는데 기분 좋은 사람 어디있습니까..그걸 잘했다,잘못했다고 말씀하신 우도사람님이 더 예민하게 생각한겁니다.
전 예민하게 군게 아니고, 화를 낸겁니다..지금까지 지키지도 못했으면서, 이제라도 지켜볼려는거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이런식에 지금까지 해 온것을 들먹이며, 이야기하는건 아니라고 봅니다.그냥 깔거만 까라는거죠.

우도 사람 2020-07-15 15:35:30
우도주민 대부분이 도항선에 투자를 했습니다.저희 부모님 역시...부모님을 나쁘다고 말 하지 않았습니다. 그분들 고생해서 투자하신만큼 배당을 받으시는거니 법에 어긋나지 않습니다. 국민청원 넣는다는 말 하지 않았습니다.예민하게 받아들이시는듯...
이러다 우도주민들끼리 싸움이 날것 같으니 우리끼리 싸우지 맙시다. 선한 우도주민들에게 다가오는 외부투자자들이 우도주민을 이용하는건 아닌지...사실 도항선의 특정 동네 위로금으로 부터 어느동네건 돈만 주면 사업을 허락하다보니 그사람들이 우릴 이용하는건 아닌지...걱정이 될 뿐입니다. 제글에 오해하신듯 한데 맘 푸십시요 우린 우도사람 입니다.

용감하다 2020-07-15 13:52:15
우도사람님도 역시 대화하실 준비가 안됀 분 입니다.이런식으로 대화를 이끌겟다...
그럼 대화가 되나요? 말은 그렇듯하게 쓰신거 같지만, 우도사람님 역시 한쪽에 치우쳐서 대변하는거로만 비쳐져요,,,제 부모님을 욕하는데 가만히 있을 자식 있습니까? 제 부모님이 뭘 그리 나쁜방식으로 돈 벌었나요.
솔직히, 그분들 때문에 지금에 우도가 있는겁니다. 까실려면 한쪽만 까세요.괜히 우리 부모님들 까지 마시고..
무슨말만 하면 이상하게 반응들 하시네. 이 기사 공유하러 왓다가, 도항선 까는 이야기 나와서 이야기 한겁니다.
이거 공유를 도항선 대표분들한테 한번 해볼가요? 어떻게 나오는지? 제가 여기 달린 댓글 중에 제일 맘에드는 댓글이 하나 있네요..다른건 몰라도 척척척 이 병은 사라져야하는 병입니다..

용감하다 2020-07-15 13:37:06
우도사람님..제가 원주민을 욕 했습니까? 밑에 계신분이 나쁜방식으로 돈 벌엇다고 해서 이야기 한건데..
그 나쁜방법으로 돈 벌었다는거에 대해 이야기..그럼 우도 부모세대들이 나쁜방식으로 돈벌었다는 거 가지고 이야기 한걸 이상하게 받아드리시네요. 내가 어느쪽에 편 들었나요? 제 부모님도 도항선에 투자 하셨는데..그게 뭐가 나쁜 방식인가요? 어찌보면 밑에 글 쓰신분이 그런쪽으로 이야기 한거지..제 부모님이 투자해서 돈 버셨는데, 그걸 나쁜방식이라 말하면 제 부모님도 그 중 한명이란 얘기자나요..그거에 대해 말하는데..우도사람님은 말하는 모습이 한쪽만 생각하는 발언입니다. 국민청원 넣으신다는데..그럼 전 제 부모님 욕했으니 명예 훼손으로 걸어야겟네요...괜히 고상한 척 하지 마세요.

우도사람 2020-07-15 12:51:31
용감하다님 우도에서 태어나야만 우도 주민인가요? 우도에 주소지를 두면 모두 우도주민입니다. 우도의원주민들을 욕하지 마십시요 다른 사람의 댓글을 지적 하는건 용감하다고 생각되지 않는군요 저는 우도 토박입니다. 어느쪽 의견이 맞다 아니다 단정짓지 말고 대화의 자리를 만들어 갔음 합니다. 여기서 태어나고 자라고는 중요하지 않으며 지금 함께 살고 있다는것이 중요하다란것 우린 똑같은 우도주민이며 찬성의견도 반대의견도 낼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