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5:54 (금)
“55년 동안 달라진 조건·상황 무시하고 도로 사업 강행 이유 뭔가”
“55년 동안 달라진 조건·상황 무시하고 도로 사업 강행 이유 뭔가”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0.07.07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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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건설 반대 주민들 7일 계획 취소 촉구
“예비타당성 비용 대비 편익도 0.65 불과 경제성도 낮은 사업”
“동홍천 상류 6차선 도로 내면 정방폭포 아예 말라버릴 우려도”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특별자치도의 서귀포시 우회도로공사 추진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편법적 행정 행위를 통한 강행을 주장하며 사업 취소를 촉구했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시민들'은 7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건설 계획 전면 취소를 촉구했다. 이들은 우선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가 1965년 결정된 계획임을 지적하며 "55년이 흐르는 동안 도시 조건과 상황이 달라졌는데 이를 무시하고 이제와 공사를 강행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시민들' 관계자 등이 7일 오전 제주특별자치도 청사 정문 앞에서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 취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시민들' 관계자 등이 7일 오전 제주특별자치도 청사 정문 앞에서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 취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또 전체 4.2km의 사업 구간을 3개 구간으로 쪼갠데 대해서는 행정의 기만행위라고 힐난했다. 구간을 2km 미만으로 만들어 평가 항목이 23개인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대신해 13개 평가 항목에 불과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로 처리하려 한다는 것이다.

사업 타당성도 문제 삼았다. 이들은 회견에서 "2011년에서 2020년까지 제2차 제주도 도로정비기본계획에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의 예비타당성의 비용 대비 편익이 0.65"라며 "경제성이 낮은 사업을 굳이 추진하려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이어 "(해당 지역) 교통량과 도로 이용률이 2017년을 정점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굳이 1237억원의 혈세를 들여 사업을 밀어붙이는 이유가 뭐냐"고도 했다.

게다가 "제주도가 주민 숙원사업이라고 주장하지만 1237억원이나 들이는 6차선 직선도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며 "제주도정이 대변하려는 주민이 인근 토지소유자나 개발 호재를 누리려는 부동산 업자냐"고 비판했다. 특히 "도로 예정지에 서귀서초등학교, 서귀북초등학교, 서귀중앙초등학교, 동홍초등학교, 서귀포여자중학교, 서귀포중앙여자중학교, 서귀포고등학교 등이 있고 주변 학생문화원과 외국문화학습관, 서귀포도서관, 유아교육진흥원 등의 연간 이용자가 27만명에 이르는 등 교육문화 벨트에 광대한 6차전 도로를 놓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힐난했다.

제주도가 6월 5일 밝힌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개설사업 실시계획 중 사업구간 자료.&nbsp;<br>분홍색으로 표시된 1.5km 구간이 이번에 시행될 도로공사 구간이다.<br>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개설사업 실시계획 중 사업구간. 분홍색으로 표시된 1.5km 구간이 이번에 시행될 도로공사 구간이다.

이와 함께 도로 건설 예정구간을 지나는 서홍천과 동홍천을 거론하며 "두 하천이 각각 천지연폭포와 정방폭포에 이르는데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한다면 도로 건설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정방폭포로 흐르는 동홍천 상류에 6차선 도로를 낸다면 수계 환경이 위협받으며 하천 수량에 영향을 줘 정방폭포가 아예 말라버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이에 따라 "출퇴근 시간 잠깐 정체된다고 계속 도로를 늘리겠다는 것은 후진적 개발 정책"이라며 "더 많은 차량을 불러들여 소음과 미세먼지, 교통사고를 늘릴 뿐인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건설 계획은 전면 취소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차라리 6차선 도로를 만들지 말고 이미 사들인 땅을 녹지공원으로 만들라"고 요구했다.

현재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 구간 중 서귀포학생문화원 바로 앞을 지나, 소나무숲을 베어야 하는 구간.
현재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 구간 중 서귀포학생문화원 바로 앞을 지나, 소나무숲을 베어야 하는 구간.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녹지공원화를 바라는 시민들'에는 ▲한살림서귀포마을모임 ▲녹색당서귀포지역모임 ▲비자림로를지키기위해뭐라도하려는시민모임 ▲전교조제주지부 ▲서귀포시민연대 ▲정의당서귀포위원회 ▲서귀포의미래를생각하는시민모임 ▲진보당서귀포시위원회 ▲서귀포여성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은 토평동에서 호근동까지 4.2km 구간을 폭 35m의 왕복 6차로를 만드는 것이다. 제주도는 지난 6월 5일 해당 사업에 대한 실시계획을 고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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