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음악이 '어쩌다' 당신에게 닿을 수 있다면"
"우리의 음악이 '어쩌다' 당신에게 닿을 수 있다면"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0.07.06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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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알고 싶다] <1> 어쩌다 밴드- 김경수

코로나19로 문화예술인들의 예술 활동이 크게 제약 받는 상황을 바라보며, <미디어제주>는 고민을 했습니다.

“침체된 제주의 문화예술시장 상황에, 언론이 도움될 방법은 없을까?”

그래서 준비한 기획입니다.

'당신이 알고 싶다'. 제주에서 활동 중인 예술인, 혹은 제주 출신이거나 제주와 인연이 있는 예술인을 소개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누구보다 묵묵히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이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하려 합니다.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며, 대한민국이 문화 강국으로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를 바랐던 김구 선생님의 바람처럼. 

제주가 ‘세계평화의 섬’으로 향하는 과정에, ‘문화예술’이 함께하기를 바라봅니다. 이를 위한 긴 여정에, <미디어제주>가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편집자주]

어쩌다 음악과 사랑에 빠진 사람들, 어쩌다밴드를 결성하다

어쩌다밴드에서 노래하는 김경수 씨. 그는 작사, 작곡, 프로듀싱도 도맡아 하고 있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고 싶어요. 음악을 하고 싶기 때문에, 일도 하는 거예요.”

어쩌다밴드의 김경수 씨가 말한다.

어쩌다밴드에서 노래와 프로듀싱을 하는 김경수 씨. 그는 포크레인 중장비를 싣고 다니는 트레일러 운전 일을 한다.

“아버지가 하시는 일을 물려받아 6년 정도 트레일러 일을 하고 있어요. 그러고 보니 어쩌다밴드를 결정한 것도 그때 즈음인 것 같네요.”

경수 씨는 2014년경, 어쩌다밴드를 결정했다. 밴드를 결성한 이유는 그 이름처럼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단다.

“원래 20대 때 헤비메탈 음악을 했거든요. 그때 만난 선후배 친구들이 나이를 먹고, 각자 삶을 살아가는 어른이 된 거죠. 그러다 동네 순대국밥집에서 만나 국밥을 먹다가 얘기가 나왔어요. ‘우리 음악 한번 해볼까?’ 하고요.”

어쩌다 들른 동네 국밥집에서, 어쩌다 나온 이야기. “우리 음악 한 번 해볼까?”.

마침 자리에 있던 4명은 대학 시절 기타, 베이스, 드럼, 보컬을 각자 맡았던 경험이 있었다. 그렇게 어쩌다밴드는 국밥집에서 ‘어쩌다’ 탄생했고, 현재는 일부 멤버 교체가 이뤄져 5인조 밴드로 활동 중이다.

"처음 결성했던 친구들 중에는 베이스와 저만 남았어요. 나머지 친구들은 다른 멤버로 교체가 된 상황이에요. 보컬은 제가 맡고요. 베이스에 이희정, 기타에 강태형과 한정용, 드럼에 정승환. 이렇게 5명이 지금의 '어쩌다밴드'를 꾸려가고 있습니다."

 

 

조금 느려도 괜찮아, 더 좋은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하고 싶었어요. 어릴 적부터 꿈이었거든요. 스튜디오에서 음악 만들고, 작사와 작곡을 하는 거 말이에요.”

누구나 마음 한구석에 어릴 적부터 품어온 소망 하나쯤 있을 테다. 그에게는 그것이 ‘음악’이었고, 그는 곧장 스튜디오를 구해 장비를 모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모여 연습을 했어요. 이 정도 연습하면 1년에 3~4번가량 공연할 수 있어요. 그런데 좀 지나고 보니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고, 더 완벽하게 녹음하고 싶어서. 지금은 일 마치고, 시간 나는 대로 스튜디오를 찾아요.”

어쩌다밴드의 스튜디오 연습실 내부. 스피커, 앰프, 악기 등은 모두 하나 하나 소중히 모은 장비들이다.

생업과 음악 일을 병행하며, 두 가지 모두 완벽할 순 없다.

그래서 그는 남들보다 조금 느리더라도, 더 많은 시간을 음악에 할애하려 노력한다. 수백 번의 ‘퇴고’가 좋은 글을 만드는 것처럼. 수십, 수백 번의 녹음을 통해 더 좋은 음악을 만들고자 한다.

“한 곡을 녹음하는 데 거의 50시간이 걸려요. 한 사람당 10여시간을 소요하거든요. 그래도 우리는 스튜디오를 직접 운영하니까, 빠른 편이에요. 공간이 없는 뮤지션의 경우, 시간이나 비용 측면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결과물에 만족하지 못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현실과 타협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마음에 들 때까지’ 연습하고, 녹음한다는 어쩌다밴드.

특히 경수 씨는 노래할 때, 곡마다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몰두한단다.

그가 작사·작곡한 곡인 ‘고백’을 노래할 때. 그는 ‘이제 막 첫사랑을 시작한 청춘’의 마음을 상상한다.

헤어진 연인을 그리는 곡 ‘흘러다니네’를 노래할 땐, 화자의 아픈 상황 속으로 들어가 노래한다.

연극배우가 무대에 오르기 전, 자신의 캐릭터에 몰입하는 것과 같은 작업을 그도 하고 있었다.

‘진정성’을 노래하는 그가, 음악을 하며 느꼈던 어려움은 없을까?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어요. 다만, 열심히 음악 활동을 하는 친구들이 좀더 주목받을 수 있도록 홍보가 가능한 채널이 있었으면 해요. 뮤지션들도 개인 SNS 등을 통해 자신의 음악을 홍보하고 있기는 하지만. 한계가 있거든요. 드러나지 않지만 제주 곳곳에서 묵묵히 자신만의 작업을 하는 분들이 분명 있기 때문에. 이런 분들이 좀 더 주목받고, 대중들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행정이 적극적으로 나서준다면 좋겠어요.”

어쩌다밴드는 곧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 현재 녹음 작업에 한창인데, 그 어느 때보다 음악의 '질'에 신경을 쓰고 있다니.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스튜디오에서 작업 중인 김경수 씨. 사실은 인터뷰 사진을 위해 연출한 '컨셉 사진'이다.

끝으로 그에게 물었다.

“많은 명곡이 있음에도, 우리가 ‘어쩌다밴드’의 음악을 들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동네 형의 열정을 보여주고 싶어요. 저는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삼춘이자, 동네 흔히 볼 수 있는 형 같은 사람인데. 정말 노래할 때만큼은 온 에너지를 쏟아 열정을 다해 부르거든요. 그 열정을 당신도 함께 느낄 수 있다면 좋겠어요.”

 

*어쩌다밴드의 음악을 듣고 싶다면, 스트리밍 사이트 혹은 유튜브 검색을 통해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미디어제주>를 통해 스스로를 소개하고 싶은 예술인 분들은 이메일(jejugroove@gmail.com)로 간단한 소개와 연락처를 남겨주시면 연락드리겠습니다. (장르 제한 없음, 예술 관련 종사자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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