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 "과밀학급 해소, 성과 대신 행복 추구해야"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 "과밀학급 해소, 성과 대신 행복 추구해야"
  • 김은애 기자
  • 승인 2020.07.01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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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문 제주도교육감 취임 2주년 기자회견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준비하며, 과밀학급 해소할 것
-평가 혁신 및 경쟁·성과 대신 협력·행복 추구해야
7월 1일 오전 10시 30분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열린 이석문 교육감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자리. 이 교육감이 발언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준비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며, 공교육에도 다방면의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7월 1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자리에서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앞서 "학급당 정원을 30명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찾고,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 기준, 제주도내 초등학교 학급 수는 1805개. 이중 학급당 학생수가 31명 이상인 학급은 94개로, 한라초와 아라초가 대표적인 과밀학급 학교에 속한다.

그리고 단순 통계만 본다면, 도내 초등학교 중 '과밀학급' 학교에 해당하는 학교는 2개교 뿐. 하지만 이는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서울의 사례와 비교해보자.

인구 수가 1000만명 가까이 되는 서울의 경우, 인구가 밀집된 지역인 만큼 초등학교당 학급 수도 많은 편이다. 그리고 서울에서 60학급을 초과하는 초등학교는 10개교다.

반면, 인구 수 80만 이하인 제주는 60학급 이상 되는 초등학교가 1개교(한라초 62학급), 50학급 이상인 초등학교는 2개교(아라초 59학급, 외도초 50학급)다.

즉, 서울과 비교한다면, 제주는 인구 수에 비해 학교당 학급 수가 많은 편이고, 제주시 시내 권에 위치한 특정 학교에 '학급 및 학생 수 과밀 현상'이 몰리고 있다.

이에 이 교육감은 ‘과밀학급 해소’ 문제가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근본적인 문제”라며, “학생 수가 30명 이상 되는 초등학교 및 중학교는 점차적으로 학생 수를 줄이는 대책을 마련할 것이고, 고등학교도 내년에는 방법을 찾아 진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코로나19의 종식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진정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대폭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러한 질의에 이 교육감은 이는 대한민국이 함께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할 문제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현재 약 25명에서 30명 사이의 학급당 학생 수를 20~25명 사이로 줄이려는 장기적 계획을 국가 단위에서 갖고 출발할 수 있겠느냐. 이는 재정문제, 저출산 문제와 맞물려 있기는 하지만, 지속적으로 전국 교육감협의회 등을 통해 교육부 중장기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다변화되는 미래 교육에 대한 이 교육감를 묻는 질의도 나왔다.

학교가 아니더라도, 인터넷이나 전문 서적을 통해 학생 스스로 원하는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시대에서. 대입을 목표로 하는 공교육 방식의 변화는 어쩌면 정해진 수순일 지 모른다.

야곱 헥터는 마을교육공동체가 미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한다.
2018 글로벌 인재포럼에서 하데즈 교육도시 야곱 헥트 대표가 강연 중인 모습.
야곱 헥트는 개인의 고유성을 인정하는 '마을교육공동체'가 미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한다.

이와 관련, 60여개 국가에 약 2000여개 대안학교를 설립하며, 이스라엘의 하데즈 교육도시를 만든 야곱 헥트(Yaacov Hecht) 대표는 “모두가 동일한 방식의 교육을 받는다면, 개인 고유의 장점을 발전시키기 어렵다”면서 “네트워크의 물결 시대에 사는 우리는 새로운 교육방식을 추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미디어제주> 2018.11.08 “국어 선생님은 수학을 모르는데, 우린 왜 모두 알아야 할까?”

이러한 관점에서 이 교육감은 “대한민국 교육 현실의 첫 번째 과제는 ‘평가의 혁신’”이라고 강조한다. 지금의 수능처럼, 정답을 맞추는 시험만으로는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정답이 없는, 스스로 정답을 만드는 교육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 이를 준비하기 위해 IB모형을 일단 받아들이자”고 생각했다며,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는 KB까지 가자는 것이 (대한민국 미래 교육이 지향해야 할) 큰 방향”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KB란, 기존 암기식 교육에서 탈피해 개인의 고유성을 인정해주는 새로운 교육과정을 의미한다.

또 이 교육감은 “코로나19 이후로 우리 사회가 진정한 21세기로 들어섰다고 본다”며 이에 따라 “가치, 철학 이런 것들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세기 동안 이뤄진 자본주의 경쟁 대신 협력을, 일의 효율(능률)만을 강조하는 대신 배려를, 성과 대신 행복을 추구하려는 가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이 교육감은 “이(러한 가치 변화)를 구체적으로 진행시키면서, 생태환경과 자연에 대한 공존, 4차산업과 관련된 IoT 체험까지 교육을 진행시켜나갈 것”을 약속했다.

한편, 이 교육감은 이날 회견 자리에서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문제에 대해 교육벨트를 지킬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제주도와 협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길이 1.5km, 폭 35m의 도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인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사업’은 그 예정지가 서귀포시의 교육벨트로 불리는 서귀포학생문화원, 서귀포도서관, 제주유아교육진흥원 앞을 지나기 때문에 학생 안전을 위협하는 사업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다음은 이석문 교육감 취임 2주년 기자회견문 전문)

<이석문 교육감 취임 2주년 기자회견문>

사랑하고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이석문 시즌 2’의 2주년을 함께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성취와 보람이 크지만, 책임감 또한 무겁게 다가옵니다.

더운 날씨 속에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계시는 의료 및 방역당국과 교직원, 학부모, 학생, 도민들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 노고와 헌신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제주교육은 삶의 희망과 위안이 되어야 합니다.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업에서부터 우리 아이가 존중받는다고 느낄 때, 교육은 희망과 위안으로 찾아올 것입니다.

지난 2년 ‘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제주교육’을 충실히 실현해 왔습니다.

평가 혁신과 더불어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 지원 혁신과 리더십 혁신을 통해 도민들의 자부심을 높이는 많은 결실을 만들었습니다.

그 결실들은 학교와 지역을 균형있게 발전시키는 토대가 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제주교육은 대한민국 교육의 중심을 향한 담대한 여정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표선고등학교가 ‘한국어 IBDP 후보학교’를 넘어 ‘한국어 IBDP 인증학교’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평가 혁신의 물꼬가 읍면 지역에서부터 만들어져 점차 확산될 것입니다.

‘고교체제 개편’의 기반 위에서 읍면 지역을 비롯한 도내 고등학교의 좋은 진학 성과가 꽃피고 있습니다.

‘교육복지 특별도’ 완성에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무상교육과 친환경 무상급식, 무상교복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전국 처음으로 난치병을 겪는 학생들에게 치료비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만 7세 이상 초중고 학생 1인에게 30만원씩을 지원하는 ‘제주교육희망지원금’을 지급하였습니다.

4.3의 내면화와 전국화, 4.3평화인권교육에서 역사적인 결실을 이루었습니다.

제주교육청이 마련한 4.3 집필기준이 반영된 <2020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가 올해 발간되었습니다.

4.3이 올바르게 기술된 교과서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4.3을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의 사실”로 뿌리내려 나가겠습니다.

교육가족들의 혁신적인 노력과 지혜를 모아 ‘교육 중심 학교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구축하고 있습니다.

양 지원청에 ‘학교지원센터’를 운영하며, 학교업무를 이관하고 있고, 지방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행정 지원 혁신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코로나19가 모든 삶을 일시 정지시켰습니다.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내년 이후까지 지금과 같은 일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부터 안전과 건강을 지키는 것과 더불어 ‘포스트 코로나 제주교육’을 본격 준비하겠습니다.

첫째, 대면과 비대면 교육에서 나타나는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데 모든 힘을 집중하겠습니다.

교육 격차가 나타날 수 있는 분야들을 살피면서, 격차 해소를 위한 예산을 내년에 반영하겠습니다.

안전과 건강의 기반을 더욱 두텁게 하고 학습 복지를 확대하면서 가정과 공동체에 희망이 흐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자연과 놀이, 독서와 함께 성장하는 토대를 만들어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는 교육을 실현하겠습니다.

기후변화 등을 반영한 환경과 생태교육, 4차 산업 혁명 시대와 만나는 AI 등 정보 교육을 본격 시행해 나가겠습니다.

전국 최초로 ‘유치원 실외 놀이터 설비기준’을 개정하였습니다.

획일화되고 복제됐던 기존의 놀이터를 벗어나, 제주의 자연과 다양한 놀이 속에서 아이들이 함께 성장하는 놀이터를 만들겠습니다.

이러한 방향성을 담아 구 회천분교를 제주의 자연과 생태 체험 중심의 ‘유아체험교육원’으로 조성하겠습니다.

어릴 때부터 책과 친하게 지내는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어린이도서관’ 건립을 완료하여 독서가 삶의 중심이 되는 교육을 뿌리 내리겠습니다.

셋째, 과밀학급을 점차적으로 해소해 나가겠습니다.

과대 학교 모든 학생들의 등교 수업이 7월 6일부터 학교 자율에 따라 시행됩니다.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는 등교수업이 될 수 있도록 학교 현장을 충실히 지원하겠습니다.

과밀 학급의 학생 수를 점차적으로 줄이는 대책도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넷째, 코로나19로 누구보다 아이들이 힘듭니다.

아이들이 따뜻하게 존중받는 학교 현장을 실현하겠습니다.

표선고가 ‘한국어 IBDP 인증학교’로 지정되도록 지원을 집중하겠습니다.

‘한국어 IB’ 초‧중학교를 확대해 한 개의 질문에 백 개의 생각이 존중받는 교실을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마음이 아프고 위기에 놓인 아이들을 가까이에서 돌보고 치유하는 ‘정서 치유 공간’을 전국 최초로 제주의 학교에서 운영합니다.

‘정서 치유 공간’을 안착하고 확대하면서, 따뜻함이 충만한 학교 현장을 구현하겠습니다.

혐오와 차별이 아닌, 배려와 협력이 살아있는 인성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을 충실히 펼치겠습니다.

다섯째, 교사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교육 중심 학교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교장 공모제를 확대 운영하여 다양한 전통이 공존하고, 학교 자치가 살아있는 학교 현장을 실현하겠습니다.

악성 민원에서 교사들을 보호할 수 있는 지원 기반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필요하다면 학교 지원 센터를 확대하여 학교 업무를 더 많이 과감하게 이관하겠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교육’은 미래 교육의 핵심 방향이 될 것입니다.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는 건 온라인 기기가 아닌, 사람만이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교육을 떠올릴 때, ‘따뜻함’일 수 있도록 경쟁보다는 협력, 서열보다는 배려, 성적보다는 행복이 살아있는 학교 현장을 실현하겠습니다.

지난 2년, 제주교육에 많은 사랑과 성원을 보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코로나19로부터 아이들과 학교 현장을 지켜주고 계시는 의료 및 방역 당국과 교직원, 학부모, 학생, 도민들에게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코로나19는 여전히 국가 위기 심각 단계입니다.

나를 지키고, 가족을 지키고, 공동체를 지키는 힘은 자발적인 협력과 연대입니다.

자발적인 협력과 연대를 굳건히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반드시 평화로운 일상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7월 1일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 이 석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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