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8 19:15 (목)
탈세‧편법 증여, 직권남용에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탈세‧편법 증여, 직권남용에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0.06.29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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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엽 서귀포시장 예정자 인사청문회, 도덕성 검증 ‘집중포화’
김 예정자 “2년간 시장 급여액 전액 기부하겠다” 의지 표명
김태엽 서귀포시장 예정자가 29일 열린 서귀포시장 예정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이 계속되는 추궁에 고개를 숙인 채 눈을 감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태엽 서귀포시장 예정자가 29일 열린 서귀포시장 예정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이 계속되는 추궁에 고개를 숙인 채 눈을 감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도 서귀포시장 예정자로 내정된 김태엽 전 서귀포시 부시장이 탈세와 편법 증여, 직권남용 의혹까지 불거져 나왔다.

제주도의회 행정시장 예정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조훈배)는 29일 김태엽 서귀포시장 예정자를 상대로 이같은 각종 의혹을 제기하면서 고위 공직자로서의 자질 검증을 위해 집중적인 질문을 쏟아냈다.

가장 먼저 김 후보자 소유 노형동 소재 부지에 신축 건물을 지으면서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건축 비용을 낮게 신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오라동)은 “6억짜리 건축물을 짓는데 계약금이나 중도금, 하자 보수 등에 대한 계약서가 없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시공자가 예정자 명의로 돼있는데 직접 시공이 가능한 거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김 예정자는 “당시 기준으로는 건설사가 맡지 않아도 되는 기준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고, 이 의원은 곧바로 “6억원에 그 부지에 건축이 가능한지는 의문”이라며 “과세 표준액을 5억9500만원으로 신고했는데, 건축비를 낮게 산정해 세금이 낮게 책정된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김 예정자는 “당시 시가로는 주변 건물보다 건축 비용이 더 높았다”면서 오랜 기간이 지나 계약서 등이 남아있지 않은 것 같다는 취지로 답했다.

김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는 김 예정자와 아내 명의로 돼있는 부동산에 대해 농사도 짓지 않으면서 농지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특히 김 의원은 아내 명의 토지 도면을 보여주면서 “누가 봐도 주택용 토지로 기획부동산 업체가 불한 판매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방법으로 농지를 편법적으로 재테크에 활용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김 예정자는 이에 대해 “그건 팔아야 재테크가 되는 것이고, 공직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소일거리를 삼기 위해서 매입했다”는 답변을 내놨다.

강성의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화북동)은 서귀포시 부시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부지사 이상 고위 공직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서귀포시 2급 관사를 사용했다는 부분과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도 보험처리를 하지 않고 곧바로 4만2000원을 변상한 부분을 지적하고 나섰다.

특히 강 의원은 김 예정자가 비서실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친형이 제주에너지공사로 임용됐다가 중도 사퇴하고 아내의 승진, 아들이 취업한 점을 들어 “이렇게 우연이 겹친다면 뭐라고 설명해야 하느냐. 예정자는 ‘갑 중의 갑’ 수준의 능력자로 볼 수밖에 없다”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이에 김 예정자는 “형님 스스로 판단해서 공모에 응하고 그만 둔 것이고, 아내도 30년만에 연구관이 됐다. 오히려 제가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아내가 피해를 봤다”면서 “성적이 1등이었는데 시험을 볼 자격도 주지 않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정민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삼도1‧2동)은 “개인적으로 이번 인사청문회 자체를 보이콧하자고 얘기했다”면서 “음주운전 처벌 기준이 엄격해졌는데 벌금 800만원을 낸 분이 서귀포시장이 된다면 도내 공직자들은 무슨 생각이 들겠느냐. 고위 공직자가 그렇게 책임감이 따르는 자리”라고 추궁했다.

특히 정 의원은 김 후보자가 지난 2008년 경매를 통해 매입한 외도1동 소재 토지 중 일부가 2013년 2월 농어촌도로로 지정된 데 이어 그 해 12월 도시계획도로로 지정된 데 대해 “이 정도면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면서 “예정자는 노후대비용으로 경매를 통해 산 땅이 상가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금싸라기 땅이 될 거다. 일반인들은 이렇게 하면 누구나 사전에 무슨 정보를 들었는지 의심을 받는다”고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 예정자는 “땅 모양을 보면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이 아니다”라고 항변했지만 정 의원은 “제가 봐도 이런 땅을 왜 경매로 매입했는지 의문이다. 제가 왜 이런 것까지 질의해야 하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숱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김 예정자는 서귀포시장 예정자로서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2년은 제게 덤으로 주어진 공직생활이라고 여기고 월 급여액은 장애인들이나 어려운 이웃, 4.3의 전국화와 세계화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전액 기부할 생각”이라며 “저의 음주운전 사고가 언론에 비쳐지고 노출되면서 공직자들에게는 오히려 경각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그는 모두발언에서도 “저의 한 순간의 그릇된 판단과 행동으로 인해 서귀포시민들에게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겨드려 진심으로 사죄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그는 “큰 과오가 있는 저에게 인생의 마지막을 걸고 고향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며 “제가 저지른 잘못을 고향 발전을 위한 헌신과 봉사, 끊임없는 소통의 노력으로 씻어내겠다”는 다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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