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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문섬 일대 바닷속에서 해송 집단폐사 확인
서귀포시 문섬 일대 바닷속에서 해송 집단폐사 확인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0.05.28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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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대성 생물 지표종 담홍말미잘 때문에 영양부족으로 인한 폐사 진행
녹색연합 “문화재청 등 ‘보호종‧보호구역’ 지정만 해놓고 관리에 손놔”
담홍말미잘에 의한 해송의 집단 폐사 모습. /사진=녹색연합
담홍말미잘에 의한 해송의 집단 폐사 모습. /사진=녹색연합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천연기념물 해송 서식지인 서귀포시 문섬 일대 바닷속에서 해송의 집단폐사가 확인됐다.

녹색연합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4월과 5월 서귀포 문섬 일대 바닷속에서 법정 보호종인 ‘해송’과 ‘긴가지해송’ 집단 폐사가 확인됐다”면서 직접 촬영한 수중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난대성 생물 지표종인 담홍말미잘이 해송에 기생하면서 해송이 집단 폐사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해송의 뿌리와 줄기, 가지에 부착된 담홍말미잘이 서식 영역을 확장하면서 제대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한 해송이 앙상하게 말라 죽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폐사된 해송이 곳곳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녹색연합은 “해송류의 가지에 무리지어 사는 담홍말미잘의 존재는 이미 10년 전부터 학계에서 확인하고 있었지만 이번 경우처럼 해송 서식지가 전체적으로 훼손되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담홍말미잘에 의한 해송 폐사는 범섬과 송악산 형제섬 일대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해송 집단 폐사가 확인된 문섬 일대는 그 자체로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철저한 관리가 요청되는 지역이다.

법정보호종인 해송을 불법 채취한 흔적으로 추정되는 모습. 해송 줄기가 절단돼 있다. /사진=녹색연합
법정보호종인 해송을 불법 채취한 흔적으로 추정되는 모습. 해송 줄기가 절단돼 있다. /사진=녹색연합

문화재청은 제주 남부해역의 서귀포 일대와 송악산 일대를 천연기념물 제442호 ‘제주연안연산호군락’으로 지정했고, 문섬과 범섬은 그 자체로 천연기념물 제421호로 지정돼 있다.

이에 대해 녹색연합은 “문화재청, 환경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 행정기관은 보호종과 보호구역 지정 후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면서 해송에 대한 구체적인 연차별 모니터링 자료도 없고 해송의 집단 폐사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이어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생태게, 특히 법정 보호종으로 지정된 산호충류의 변화상을 추적해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 제주 바다 산호충류의 현장 모니터링과 연구‧조사, 교육‧홍보 등을 총괄할 ‘산호보호센터’ 설립을 제안했다.

한편 ‘바다의 소나무’라 불리는 해송은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해양수산부 지정 해양보호생물, ‘멸종위기종의 국가간 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에서 멸종위기 Ⅱ급으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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