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5:31 (금)
“재일조선인 작가 김시종 시인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다”
“재일조선인 작가 김시종 시인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0.04.21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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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종 시인 연구서 ‘김시종, 재일의 중력과 지평의 사상’ 출간
지난해 제주포럼에 참석, 기조발표를 하고 있는 김시종 시인의 모습. ⓒ 미디어제주
지난해 제주포럼에 참석, 기조발표를 하고 있는 김시종 시인의 모습.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 출신으로 일본어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온 김시종 시인의 문학을 집중 조명한 연구서가 발간됐다.

한국 문학을 전공한 연구자와 일본문학을 연구하는 연구자 등 8명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김시종, 재일의 중력과 지평의 사상’은 시인 김시종 선생의 문학이 한국과 일본 문단에 던진 쟁점을 정면에서 다루고 있다.

바로 재일 조선인 작가가 일본에서 일본에서 쓴 문학 작품을 한국문학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일본 문학으로 볼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이 연구서는 부산에서 출생한 김시종 선생이 유소년 시절과 청년기의 대부분을 제주도에서 보내다 4.3을 피해 일본으로 건너간 후 현재까지 일본 사회에서 ‘재일(在日)의 삶’을 통한 고민과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작업의 일환이다.

우선 이 책에서는 김시종의 문학이 한국문학인지, 일본문학인지 묻는 질문에 대한 고민이야말로 그의 문학이 근본적으로 묻고 있는 근대 국민국가의 문제와 제국과 시민 분단과 통합 문명과 야만 등을 깊고 넓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라며 그가 던진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바로 한국문학을 전공한 연구자들과 일본문학 연구자들이 함께 저자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에서부터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이유다.

고명철 교수는 8명의 공동저자를 대표해 쓴 머리말을 통해 “그동안 관성화된 개별 국민국가의 문학에 갇히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만큼 김시종의 문학은 특정 국민국가의 문학 시계(視界)로는 온전히 탐사할 수 없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여덟 명의 연구자들의 문제의식은 김시종의 문학에 대한 안내 역할 뿐만 아니라 김시종의 문학을 어떤 지평에서 보다 새롭게 심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늠자 역할도 맡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이같은 연구 작업이 김시종 문학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의 문학을 바탕으로 ‘재일 조선인 문학’에 대한 탐사를 두루 포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구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고 교수는 ‘재일조선인 김시종의 ‘장편시집 니이가타’의 문제의식’를 통해 재일조선인이 겪는 분단과 냉전의 정치사회적 상상력에 주목, “이들의 상상력이 국민주의와 국가주의에 기반을둔 억압적 차별에 따른 문제점을 새롭게 인식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그의 이같은 시적 상상력은 이 모둔 것들이 기반을 두고 있는 구미중심주의 ‘근대의 국민문학’을 넘어 새로운 세계문학의 도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며 호소미 가즈유키 교수(일본 오사카부립대 교수)가 ‘세계문학으로서의 김시종’에서 제시한 의견에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연구서에는 제주 출신 문학평론가 고명철 교수(광운대 국어국문학과)와 김동현 박사(제주대 국어국문학과 강사)를 비롯한 한국문학 전공자와 일본문학을 전공한 이한정 교수(상명대 글로벅지여학부 일본어권지역학 전공), 곽형덕 교수(명지대 일어일문과), 오세종 교수(류큐대학 인문사회학부 류큐아시아문화학과) 등 8명이 공동 저자로 참여하고 있다.

보고사,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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